"장희빈" 만큼이나 사연 많았던 "장희빈"
[일간스포츠 이은정 기자] 이렇게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드라마가 있을까. 지난 해 11월 첫 방송한 KBS 2TV 특별기획드라마 장희빈 (연출 이영국)이 23일 100회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장희빈 은 방송 초반부터 캐스팅과 선정성 논란, 작가 교체, 외주제작사와 KBS 제작진 간의 갈등 등 몇 번의 위기를 넘겨야 했다.
와중에 시청률이 한때 한 자릿수까지 곤두박질쳤지만 중반 이후 20%대로 안정권에 접어들더니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미를 장식하게 됐다.
이 드라마의 제작과정은 장희빈의 삶 못지않게 극적이었다.
▲캐스팅 번복과 미스 캐스팅 논란
장희빈 은 지난 해 방송을 코앞에 두고도 주인공 장희빈 역을 결정짓지 못해 진통을 겪었다. 수많은 톱스타가 거론되는 가운데 외주제작사인 이스타즈는 촬영 전까지 캐스팅을 책임지고 마무리짓겠다 했고, 결국 장희빈의 옷을 입은 사람은 김혜수였다. 김혜수는 "평생 장희빈 연기를 꿈꿔 왔다"며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방송 초반부터 예전의 장희빈들과 비교 대상이 됐다. "너무 현대적인 이미지다" " 처음부터 너무 표독스럽다" 등 새로운 장희빈을 보여주기 위한 김혜수의 노력은 "미스 캐스팅"이라는 비난 속에 가려졌다. 하지만 김혜수는 꿋꿋했다. 신분 상승을 향한 장희빈의 욕망이 커질수록 김혜수의 연기력도 배로 빛을 발했다.
▲선정성 논란과 작가교체
장희빈 은 방송 초반 선정성 논란에도 휩싸였다. 이전 제작됐던 장희빈 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사실을 고증하기 위해 숙종을 유혹하려는 장희빈의 방중술과 혼욕신을 등장시켰다. 또 올 2월엔 여성 사극 작가 1호로 기대를 모았던 김선영 작가가 집필 포기를 선언했다. 건강악화가 이유였다. 하지만 그간의 선정성 논란을 감내하며 홀로 집필하기란 김 작가에게 엄청난 과부하였고, 그는 줄곧 스트레스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긴급히 강태완 작가가 투입됐다.
작가 교체 후 긴장감이 떨어졌던 극 전개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서서히 상승 곡선을 타는 움직임도 일었다.
▲나락에 떨어진 시청률 극복
장희빈 은 첫 방송 시청률 20%대로 무난한 출발을 했지만 난항을 겪으며 한때 6%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 다시 20%대 중반으로 시청률이 급반등했다. 이는 몇 가지 요인이 조화를 이룬 결과.
박예진 송일국 등 젊은 피를 수혈했고, 인현왕후의 기구한 인생과 장희빈의 극악함이 부각되는 등 긴장감 있는 빠른 전개가 시청자들을 빨아들였다. 또 이스타즈의 제작비 지원도 큰 역할을 했다. 이스타즈 측은 "당초 예상 제작비보다 10억원 이상을 더 투입했다. 지난 9월까지 총 제작비 91억 원 중 연기자 출연료가 57억원에 달했고, 섬세한 영상을 위해 의상 제작비 및 보조출연자와 스턴트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렇듯 숱한 화제를 뿌리며 막을 내리는 장희빈 이 거둔 또 하나의 수확이라면 한류 열풍에 동참했다는 것. 대만 케이블 TV에서 방영돼 큰 인기를 끌면서 대만 기자단이 취재차 대거 내한하는 등 우리의 사극을 해외에 널리 알리는 데도 톡톡히 한 몫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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