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면을 쓰고 있습니다.
황금으로 된 가면에 비취 장식이 달려있지요.
그런데, 너무 오랜 시간동안 가면을 벗지 않았나 봅니다. 더운 날씨에도 가면을 벗지 않고 황금과 비취를 뽐내느라 그 안의 얼굴이 썩어버리고야 말았습니다.
악취가 나는군요. 그래도 아직은 향수를 써서 버틸만 합니다.
그러나 향수도 오래 지속되진 못하리란걸 압니다.
향수의 효과가 떨어질 즈음엔 또다른 무언가를 생각해 가면을 유지하겠지요.
오늘도 기도합니다. 이 가면만은 영원하기를. 그 속의 내 얼굴이 썩어가는 것과는 상관없이. 힘들고 비참하고 서럽지만, 그래도 아직은 가면을 쓰는게 행복합니다.
오늘도 힘겹게 가면을 쓰고 살아갑니다.
행복합니다. 하지만... 곧 슬퍼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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