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을 기다리면서 강호 정담의 지난 글을 읽기 시작했다.
피씨방에서 다섯 시간째.
아직도 회의 중인 녀석을 기다리면서 한참을 읽어내려갔다.
해보라는 테스트는 다 해보고.
동영상도 다 보고.
그러다 보니 네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녀석은 한 시간 전에 메신저로 회의가 끝났다며 곧 나오겠다고 메세지를 보내곤 오프라인이 됐다.
아까부터 민망한 소릴 내던 뱃속에선 이제 포기한 듯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고,
간만에 녀석을 만난다는 생각에 새로 감은 머리카락과 은은한 향수가 뿌려진 코트 자락은 담배 냄새에 쩔어버렸다.
배가 너무 고파서 어지럽고 아무 생각도 안난다.
생각해보니 하루종일 오렌지 쥬스 두잔 마신게 다다.
퇴근 하자 마자 만나서 영화보기로 했는데.
예매해 뒀던 애꿋은 영화표 두장만 지갑 속에서 방실거린다. -_-;;
피씨방에서 다섯 시간 째 녀석은 이제 전화도 받지 않는다.
못한다 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피씨방에서 다섯시간 삼십분째 강호정담을.. 째려보다가..
그냥.. 글을 남겨본다.
p+
녀석을 보면 첫마디.. 뭐라고 꺼내야 할까..? 글쎄.. 뭐라고하지? 으음.. 조금 화가 나기도 하지만.. 짜증도 나고... 괜히 미워질라 그러고...
그래도.. 에잇.. 모르겠다..그냥 보고 싶었다고 가슴에 얼굴 묻고 부비부비 해야지... 뭐..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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