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티콘.
신세대의 인터넷 채팅상에서 유행되어 이젠 문학에 까지 그 영향력을 행사하는 새로운 형태의 그림 혹은 글이다.
(뭐라 단정짓기 힘들다. 적는건 자음모음 혹은 특별기호인데도 사용의도는 그림의 용도이다.)
과연 문학에 있어 이모티콘의 사용을 새로운 형태의 시도라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아야 할까 아니면 고유의 한글을 해치는 엽기적 행태로 보아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본인은 후자에 그 뜻을 두고 싶다.
이모티콘을 구사하는 이들은 말한다.
"독자들에게 좀 더 쉽게 작품을 이해시킬 수 있고 등장인물의 심리나 대화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구사한다"라고..
그러나 이것은 이모티콘을 구사하는 이의 단순한 "변명"이라고 꾸짖고 싶다.
이모티콘을 이용한 방법은 본인이 중2, 그러니까 4년여전부터 생각해봤던 일이다.
중2. 본인이 한창 무협소설을 구상하고 습작을 써본 시기이기도 한데 당시 이모티콘을 써봤다가 하나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소설은 스토리로 이어가며 문체로 다듬어진다'라는 것이다.
즉 다시 이해가 쉽도록 풀이하자면 내용에 대한 이해는 작가가 작품을 확실히 잘 썼다고 독자가 작품을 처음부터 제대로 읽었다면 굳이 이모티콘을 쓰지 않더라도 알아서 자연스레 이해한다는 것이며
등장인물의 심리나 대화 역시 작가가 유려한 문체로 이해를 시키려 노력해야하는 것이지 이모티콘에 의존하여 풀어나가면 결국 작가 자신의 능력을 쇠퇴시키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본인이 무협작가지망생임으로 무협에 관계된 예를 들겠다.)
[천풍유협(天風流俠) 유하(流河)는 눈앞에 펼쳐진 자신의 부친의 죽음에 눈물을 흘렸다]
[천풍유협(天風流俠) 유하(流河)는 자신의 아내에게 신검(神劍)을 받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이 두 예문은 분명 상황이 매우 상반된 예문들로 이 문장들을 현재 인터넷소설화 시켜보면 이렇다.
[천풍유협 유하는 눈아페 펼쳐진 아빠의 죽음으로 가슴이 아팟다ㅠㅠ]
[천풍유협 유하는 아내에게 신검을 받고 감동해 눈물을 흘려따ㅠㅠ]
맞춤법,문체등은 신경쓰지 않고 이모티콘만 보더라도 이모티콘은 ㅠㅠ으로 똑같지만 쓰이는 상황을 비교해봤을 땐 서로의 의미는 천지차이다.
과연 두번째 예문을 보고 첫번째 예문을 봤을 때 읽는 독자는 큰 슬픔을 느낄 수 있을까?
더구나 저 두 예문이 책 몇장 차이를 두지않고 나왔다면?
과연 독자가 얼마만큼의 느낌을 받을 수 있을지 정말 의문이다.
물론 예가 너무 극단적인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경우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아니 소설을 쓰다보면 반드시 이런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한 인간이 중2 즉 15세에 느꼈었던 이런 사실을 현재엔 많은 이들이 모르고 있다.
혹여 이 글을 읽는 이중에 인터넷 소설을 쓰는 자칭 작가가 있다면 자신의 소설에 이모티콘이 쓰여져 있는지, 쓰여져 있다면 과연 이 이모티콘이 정말 자신의 소설을 업그레이드 시켜 줄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따져보기 바란다.
이모티콘에 의존해 작품의 이해도를 높이는 작가는 결코 성장 할 수 없다.
작가는 노력해야 한다. 자신의 작품을 위해서 두꺼운 역사책을 뒤적이기도 하고 또 적성에 안 맞더라도 어려운 철학책,심리학책을 뒤적여 볼 줄도 알 때, 그리고 그런 현실을 스스로 돌이켜 보았을 때 어느 덧 인정받는 실력파 작가로써 현실에 서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작품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작가는 작가라 부를 가치도 없다.
자신의 작품을 쉽게 쓰려한다면 그는 이미 작가가 아닌 글쟁이로 퇴화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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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저사랑▩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8-0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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