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펌] 7대 한국병

작성자
Lv.19 R군
작성
03.07.20 02:10
조회
472

유럽 경제의 기관차였던 독일은 최근 세계 경제의 짐이 됐다. 실업자는 450만명으로

실업률이 11%선을 넘어섰다. 경제학 교과서에 '라인강의 기적'은 이제 '독일병'이란

말로 바뀌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주식회사 '한국호'는 선진국 문턱에

막혀 옴짝달싹 못하는 신세다. 1만달러의 덫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런가하면

집단 이기주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중재자 역할인 정부는 도무지 힘을 못

쓰고 있다. 취업이 안돼도 3D업종엔 결코 안가는 게 요즘 세태다. 시중에 떠도는 돈

이 넘쳐나도 산업현장은 제쳐둔 채 부동산에 돈이 몰리는 돈 쏠림 현상은 이제 만성이

돼버렸다. 한마디로 더 늦기 전에 '병'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 이른바 '한국병'을 치

료하는 '백신 주사'는 무엇일까. 전문가 7인이 뽑은 한국병 7가지를 꼽았다.

1. '목숨건 부동산 집착' 병

많은 한국 사람들은 여전히 부동산 불패신화를 믿는다. 실제로 아직까지 이 신화는

한번도 깨진 적이 없다. 부자는 곧 부동산 부자인 셈이다. 경기도 화성에 사는 정모

씨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단 하나 부동산이다. 돈이 생기면 땅을 한평이라도 더 산다.

그는 "유동성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지라도 배신하지 않는 것은 땅뿐" 이라고 얘기

한다. 이처럼 한국인의 부동산에 대한 집착은 거의 병적이다. 부동(浮動)자금으로

통하는 단기자금 380조원도 부동산 주변만을 맴돌고 있다. 부동산 투자가 가장 돈을

벌어다 줄 확률이 높았다는 점은 전문가들이 대체로 인정한다. 그러나 부작용이 우려

된다. 부동산에만 돈이 몰리면 다른 경제영역 으로 돈이 돌지 않은 '돈맥경화'가 생긴

다. 정용우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농경지 중심 문화가 강해 땅에 대한 애

착이 남다르다"고 얘기한다. 최근 들어 부동산에 집착하는 병세가 더 깊어졌다.

"현재 한국인의 부동산 투자비율은 60∼70%에 이릅니다. 한국에서의 부동산 불패(不敗)

신화 때문입니다. 미국 등 선진국은 20% 정도인 점을 감안한다면 너무 높은 수치지요."

다른 산업체는 돈 가뭄에 시달린다.

"부동산 투자가 수익이 높을지는 모르지만 제조업 등으로 목돈이 움직이지 않죠. 실제

로 중소 기업체 사장도 공장보다는 임대로 돈을 벌어야겠다고 얘기하는 판이니까요."

한국산업단지공단 조사에 따르면 2000년 4089개였던 임차공장이 올 3월까지 5902개로

2년만에 1813개가 늘었다.

2. '아니면 말고'병

정치판이든 연예판이든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가 난무한다. 비단 요즘에 생겨난 특별

한 현상은 아니지만 여전히 맹위를 떨친다. 지난 3월초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일명 H양 비디오. 주인공(?)으로 지목된 H씨(27)는 눈물을 흘리며 스포츠지 G사와

S사를 '명예훼손죄' 각각 3억원씩 6억원짜리 손배소를 서울지법에 냈다. 눈물의 기자

회견 후 동정론이 우세해지자 특종을 올렸다는 언론이 오히려 코너에 몰렸다.

'아니면 말고'식 보도에 대한 지탄인 셈. 최근 H씨는 최근 손배소를 취하하며 사건은

미완으로 끝난채 슬며시 종료됐다.

'아니면 말고'병의 원조는 정치권이다. 지난 6월 12일 한나라당은 '중대 발표'를

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를 검토하겠다는 폭탄 뉴스.  방일 중인 노 대

통령의 "공산당 활동이 허용될 때 완전한 민주주의가 될 수 있다"는 발언을 '국기

문란 행위' 로 지목한 것.  그러나 5일 뒤인 17일 없던 일로 돼버렸다. 대신 '대통령

국기 문란 대책위원회' 설치로 흐지부지됐다.

경제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IMF(국제통화기금)위기 후 기업이나 정부나 저마다 기업

매각을 외쳤다. 그러나 시간만 끌다 제값 못 받는 것은 물론 아예 매각이 무산되는

사태도 다반사였다. 대우차 매각이나 하이닉스 처리가 대표적이다. 강호상 서강대 교

수는 "합리적 판단이 아닌 감정적 판단이 원인" 이라며 "아니면 말고식 처방은 무책임

의 극치" 라고 한국병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3. '세금 다 내면 바보'병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세금을 물리지 마시오. 저 나무 뒤에 숨은 안 보이는 사람에게

나 돈을 내라 하시오."  미국 세법 제정에 기여한 조세전문가 고(故) 러셀 롱 상원의

원은 "모든 백성이 즐겁게 세금을 내게 할 방법은 없느냐" 는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

다. 세금을 싫어하는 건 인간 본성이다. 재벌 아니라 평범한 서민도 같은 심정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세금기피현상은 유독 심하다. 절세를 넘어 탈세의 경계를 넘나들 정

도다. 서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세금통지서가 발부되면 비교적 수긍하는 편이라고 한다.

반면 한국인은 세금부과에 억울한 심정을 갖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서울 서초동에 사는

이모씨(58) 그도 세금은 '헛돈 날리는 것' 이라 생각한다.  곧 결혼할 자녀에게 집을

양도할 계획인 이씨는 "탈세라도 해서 세금을 줄이고 싶은 심정" 이라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현진권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 박사)은 "개개인이 가진 문제라기보

다는 제도적인 병폐라고 봐야 한다" 고 꼬집었다. 핵심은 형평성이다. 그는 "한국인

에게는 누구는 조금 내는데 나는 이렇게나 많이 내야 하느냐 는 식의 불만이 널리

퍼졌다" 고 지적한다.  특히 '유리지갑' 직장인이 자영업자에 갖는 반감이 상당하다는

주장이다. "세금을 극도로 기피하는 사회현상을 없애려면 부가가치세 개선, 간이 과세

제도 철폐 등 더욱 합리적인 제도개혁이 나와야 한다" 고 목소리 높인다. 세무조사도

원칙에 충실해야한다. 현 연구위원은 "이른바 총풍이나 세풍 등에 서 보듯 정치적으로

세무조사가 이뤄진다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고 강조했다 . 그는 현금사용을 줄이기

위해 직불카드를 활성화시키는 방안도 제안했다.

4. '질서 지키는 사람만 손해'병

전 금융감독위원장 L씨는 존속이 불투명하던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에게서 4차례에

걸쳐 48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지난 6월 구속됐다. '경제 경찰'이란 별칭으로

유명한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L씨도 예외는 아니다. L씨는 SK그룹에 압력을 행사,

자신이 다니던 사찰에 10억원을 기부토록 했다. 윗물이 이렇다보니 아랫물이 맑기 바

라는 것도 무리다. 기업, 은행들이 구조조정 명목 하에 희망퇴직을 실시, 1∼2년치

연봉을 그 자리에서 주는 일도 더이상 화제가 아니다. 이들이 믿는 구석은 정부의 공

적자금 등 자금지원책. 개인도 마찬가지다. 실제 카드값 연체율이 두자리 수로 늘어

났지만 신용불량자들은 날로 늘고 있다. 현재 300만명을 훨씬 웃돈다.  이들에게

'신용 사면' 을 해주기도 했지만 카드값은 나중에 내면 깎인다 는 인식도 팽배한 상

태다. 여기에 노조는 일단 '파업부터 하고보자' 식으로 나오고 있다. 나성린 한양대

교수는 "이른바 영국병이라는 노조병이 한국에도 상륙했다" 면서 "도덕적 해이는 이제

'증세' 를 넘어 '병' 으로 발전했다" 고 질책했다.

5. '목소리 크면 이긴다'병

요즘 정부과천청사 앞 운동장에는 확성기 소리와 구호로 시끄럽다. 걸핏하면 이곳에

몰려와 이곳이 정부청사인지 집회장소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다. 과천 경찰서에 따르면

올 들어 6월 말까지 총 54건 집회가 이곳에서 열렸다. 사나흘에 한번꼴로 시위 아이

템이 바뀐 셈이다. 인근 고등학교에선 '시위 자제' 를 부탁하는 팻말까지 등장했다.  

전주성 이화여대 교수는 "신뢰상실이 가장 큰 한국병" 이라고 말한다. 그가 밝힌 신뢰

상실의 가장 큰 이유는 주장만 내놓고 행동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의 공약은 공약

(空約)에 그친다. 정부 정책도 말발이 먹히지 않는다. 최근 스크린쿼터 논쟁이나 담뱃

값 인상 논란만 봐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기업인들도 마찬가지다. '구조조정을 하겠

다'  '올해엔 꼭 흑자를 낸다' 는 기업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이가 없다.  최근 노

사관계에서도 불신병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노사정 3자간에 도무지 신뢰는 더이상

없다. 그렇다보니 일단 '목소리 큰 쪽' 이 이기게 마련이다.  합리와 이성보다는 힘을

앞세워 내 몫을 찾으려는 사회 분위기도 분명한 한국병이라는 얘기다.

6. '굶어 죽어도 3D는 싫어' 병

청년들이 취직이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노동시장으로 들어가보면 기이한 현상

이 벌어진다. 대기업 취업은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다. 최근 한 구청 아르바이트

자리조차 1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3D업종(공식적으로는 기피업종)은 인력난에

허덕인다.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다. 서울 D대를 졸업한 김모씨(25)도 입사시험에서 수

십차례나 고배를 마셨다. 그래도 "제조업 현장으로는 가지 않겠다" 고 잘라 말한다.

"아무리 취업이 안된다지만 대학까지 나왔는데 어떻게... 이런 얘기는 뭐하지만 3D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맡겨야죠."  대졸자는 대부분 김모씨와 같은 생각이다. 놀면 놀

았지 3D업종으로는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전병유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 박사)은 "고학력 인력은 좋은 일자리를 구하

지 못해도 중소제조업체 생산직 일자리로는 가려 하지 않는다" 며  앞으로 노동력 수급

불일치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3D업종 기피라는 한국병을 해결할 방법은

중소기업 자체로 교육시스템을 갖추는 것.  전 연구위원은 "개별 중소기업이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정부에서 훈련원을 만들 필요가 있다" 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 공기업, 금융업 등 일자리 만큼이나 중소기업에도 전망이 좋은 일자리가

많다" 며 "대기업과 경쟁이 가능한 혁신 전문중소기업을 육성시키고 이를 사회적으로

알려야 한다" 고 덧붙 였다.

7. '눈가리고 아웅 땜질'병

분양권 전매가 극성을 부리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설교통부 홈페이지엔 '분양권 전매

를 금지하라' 는 민원이 잇따랐다. 단타매매가 시장을 흐린다는 지적이다. 투기세력이

어디에 많고 어떻게 한다는 방법까지 제보가 잇따랐다. 그러나 건교부가 칼을 뺀 시점

은 1년이 다 된 지난 5월에서다. 결국 큰손은 다 빠져나간 뒤 내린 '뒷북 대응'이었다

는 지적이 많다. 그런가하면 땜질 처방도 수준급이다. 지난 5월엔 굵직한 경제대책만

3∼4개가 잇달아 쏟아져나왔다.  5.13 금리인하대책, 5.23 부동산가격 안정대책, 5.30

서민생활안정대책...  그러나 임시 땜질식 처방 조치로는 효과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곽상경 고려대 교수는 "효율성은 무시한채 그때그때 임시방 편적 대책이

많다" 면서 "발빠른 대응과 중장기적 대책을 보는 안목이 절실하다" 고 강조했다.

<박인상 / 명순영 기자>


Comment ' 1

  • 작성자
    魔皇四神舞
    작성일
    03.07.20 12:21
    No. 1

    모두 다 옳은 애깁니다.
    정말 완벽하게 우리나라의 문제를 꼬집었군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0532 혹시 내여친이 이럴수도... 쩝.--; +30 하얀나무 03.07.21 678
10531 이우형님의 강호기행록...왜 이작품을 여태껏 몰랐을까? +7 Lv.99 곽일산 03.07.21 434
10530 군림천하 11권 8월초에 출간 된답니다. +8 Lv.99 곽일산 03.07.21 549
10529 쩜전에 틴구랑 싸웠습니다..ㅠㅠ +12 Lv.1 술퍼교교주 03.07.21 404
10528 사오정 보다 더한 방맹구 이등병..ㅡㅡ;; +8 Lv.1 술퍼교교주 03.07.21 648
10527 30대 이상 모임은 없나요? +7 Lv.1 이선철 03.07.21 422
10526 [색캉일기 3] 바캉스는 염장과 함께 +16 Lv.1 神색황魔 03.07.21 436
10525 야..이거 흥이 막 나네요..^_^ +3 Lv.1 신독 03.07.21 561
10524 어릴때 이거 안본 사람없을걸요~ +10 Lv.15 千金笑묵혼 03.07.21 654
10523 고무림에서 읽을소설이없다? +5 Lv.56 치우천왕 03.07.21 623
10522 무서워서,,,, +3 Lv.84 무섭지광 03.07.21 578
10521 이거 보면 죽입니다...^^ +15 독고룡 03.07.21 688
10520 용비님 문자 메세지 굿이에요// +6 Lv.56 치우천왕 03.07.21 586
10519 술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 중독으로....... +8 Lv.84 무섭지광 03.07.21 542
10518 SF 산타크로스 ^^ +3 zerone 03.07.21 627
10517 이~ 밤의~ 끝을~잡~고~ +4 Lv.1 등로 03.07.21 522
10516 무시무시한 자유연재란 hit -_-; +6 류민 03.07.21 783
10515 귀여니 양의 사진. +9 Personacon 검우(劒友) 03.07.21 843
10514 원더풀 데이즈 보신분 +6 Lv.1 라면이시러 03.07.21 619
10513 바보 +1 Lv.91 정덕화 03.07.21 537
10512 군림천하를 읽고 다짐하다.. +5 Lv.45 스칼렛2024 03.07.21 682
10511 저희도... +7 사군악 03.07.21 326
10510 자앗!!! 피피피피필독! 집탐이 시작됩니다!! +11 Personacon 검우(劒友) 03.07.21 456
10509 [펌]'검은 양복들' 서울 시가전…대학로 일대 매트릭스 놀이 +12 Lv.1 神색황魔 03.07.20 641
10508 장장 107여일의 신념 무너지다. +6 Lv.1 행운 03.07.20 464
10507 금강님은 봐주십시오.(공적질 아닙니다.) +19 ▦둔저 03.07.20 942
10506 [펌]진정한 벩 +7 류민 03.07.20 520
10505 나는 무얼 하고 있는가? +8 가영이 03.07.20 471
10504 후기지수 스타 최강전 끝났습니다. +7 Lv.18 검마 03.07.20 391
10503 3일 정도 못 들어왔습니다. +5 유천 03.07.20 437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