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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 정민상
작성
03.06.12 20:11
조회
484

[화제] 온라인게임 고수, 흑산도 할머니..."라그하임 즐기고 손녀 재롱도 보고"

"온라인게임이 더 신나. 매일 사위도 보고 가끔은 손녀 재롱도 볼 수 있어"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강순복 할머니(63). 할머니는 온라인게임 '라그하임'을 하다가 멀리 떨어진 가족들을 만나는 재미를 솔솔 느끼면서 이 게임에 푸욱 빠져 지낸다.

할머니가 저녁 때쯤 온라인 게임에 접속하면 인천에 사는 사위가 '어머니, 어디 계세요'라고 귓속말로 할머니를 찾는다고 한다.

인천에서 흑산도까지 찻길,뱃길로 6시간 걸린다. 방학 때가 아니면 좀처럼 사위 얼굴을 보기 힘들기에 더욱 반갑다고. 물론 사이버 공간이지만.

할머니는 "사위의 안부를 매일 들을 수 있어 좋다"면서 말을 꺼냈다. 게다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것 같은 손녀 지수가 사이버 공간에서 재롱을 부리는게 여간 귀엽지 않다면서 가족자랑에 바쁘다.

여섯살인 지수는 아빠가 컴퓨터를 켜두고 자리를 비워둔 틈을 타서 게임을 몰래 즐기다가 가끔씩은 캐릭터를 물에 빠뜨려 할머니에게 들키기도 한다.

"물에 빠지면 지수가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라고 말을 적어놓은다니깐. 이제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6살짜리 애가 자판을 보고 이런 글을 친다니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

할머니 집안 식구는 모두 '라그하임'을 즐겨 한다. 할머니와 두 아들, 그리고 딸 내외다. 캐릭터명도 '천국의 여신', '족발전사', '흑산군사', '아빠사랑', '지수천사' 등이다.

60살이 넘은 할머니가 어떻게 온라인게임을 즐기게 됐을까. 할머니는 "두 아들 녀석이 게임에 빠져 있어 그걸 말리다가 결국에는 게임그림이 너무나도 신기해 게임을 배우게 됐다"고 웃으면서 말한다.

할머니의 캐릭터 이름은 '족발전사'. 레벨은 254. 이 정도면 고수다. 온라인게임에 빠진 아들들을 말리다가 오히려 할머니가 그 자리를 꿰찼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 꼴.

결국 집에서 PC를 빼앗긴 두 아들은 근처에 있는 PC방에서 여전히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있다.

"눈이 침침해 자판이 잘 보이질 않아서 처음엔 고생이 많았어. 요즈음에는 물론 게임이나 문자대화 같은 것도 잘 하지. 온라인게임하다가 컴퓨터도 배웠다니깐."

할머니의 게임몰입은 젊은 사람 못지 않다. 캐릭터의 경험치 올리는 속도도 매우 빠르다. 할머니는 불과 석달만에 캐릭터 경험치를 180에서 240까지 올렸다고 한다.

이 정도면 석달간 매일 3시간씩 꾸준히 게임을 즐겨야 가능하다는 게 라그하임을 제공하는 나코인터랙티브의 설명이다.

할머니는 심지어 오전 10시에 게임을 시작해서 다음날 새벽 3시에 게임을 그만둘 정도로 게임의 매력에 흠뻑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할머니의 온라인게임 자랑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게임을 해봐. 스트레스가 확 풀려. 물론 손하고 머리를 바삐 움직여야 되니깐 치매도 안 걸리지. 딱히 여가를 즐길만한 게 없는 이 곳에서 온라인게임이 얼마나 재밌는지 몰라."

비가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궂은 날씨에는 인터넷 접속이 수시로 끊기면서 게임을 매번 다시 접속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불만도 털어놨다. 그래도 할머니는 게임을 그만두지 못할 정도로 빠져 있다.

할머니의 아이디인 '족발전사'는 이름부터 벌써 예사롭지 않다. 아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던 친구가 건네준 아이디라고 말했다. 그 친구는 목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이름이 '족발전사'다.

노래방을 운영하면서 온라인 게임을 하다보면 피곤할 것이라는 우려에 할머니는 고개부터 내저으면서 오히려 힘이 솟는다며 그런 걱정을 하지 말라고 말한다.

최근 들어 할머니를 알아보는 이들도 많다. 할머니는 아들 친구들이 찾아와 '안녕하세요. 건강하세요' 등 말을 건네면서 안부를 챙기고 게임을 같이 하던 40대 게이머들이 '누나'라고 부르기도 한다며 웃는다.

할머니는 게임내 모임인 길드에 대한 애정도 크다. 얼마전 포항에서 열린 정기모임에 참석하려 했지만 바람이 거세 파도가 높은 바람에 섬에서 나가지 못해 참석하지 못했다고 아쉬워 한다.

할머니는 "이번 주말에 길드 멤버들이 흑산도를 찾다오기로 했는데 이렇게 먼거리를 몇 명이나 오겠어"라고 말을 꺼냈지만 내심 많은 사람이 흑산도를 방문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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