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처음 본 건 투유 광고다. 장국영이 누군지 몰랐지만 그의 노래인 천사지애와 함께 화면에
나타난 그는 어린 마음에도 멋져 보였다. 한참 사람들이 장국영 장국영 했지만 그때는 별 관심
도 없었다.
그러다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도 한참 지난 후, 영웅본색을 봤다. 실상 끌린 상대는 장국영이라는
배우보다 그가 연기한 극중 인물이었지만, 묘하게 장국영이라는 인물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거기엔 유치할 대로 유치함에도 영웅본색을 대변하기에 부족함 없던 그의 노래도 한몫을 더했다.
이후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고구마 줄기마냥 그의 영화들을 접했다.
야반가성. 장국영은 페르소나를 가지고 연기하는 능력있는 인물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그의
연기를 통해 그가 연기하는 전형적 인물은 생동감을 얻고 설득력을 얻는다. 가녀린 얼굴과 목소
리의 장국영이 아니었다면 야반가성에 매력을 느끼긴 힘들었을 거다.
아비정전. 이 사람이기에 보는이들에게 전할 수 있는 느낌이 있다. 깨질 듯한 남자의 느낌을
전하는 데 장국영만큼 효과적인 사람이 있을까 싶었다.
천녀유혼. 장국영이 연기하는 인물은 거기서 거기다. 하지만 그렇기에 장국영을 보면 아 하며
볼 수 있다. 장국영 역시 나름대로의 능력 있는 연기자다. 그가 관객에게 보이는 설득력에는
그의 주제가들도 한몫하지 않는가 싶다.
백발마녀전. 뭔 말을 하랴, 장국영인데.
동성서취. 장국영 웃기다. 장국영이 망가지니 웃기다.
대삼원. 결혼신부를 홀리는 신부. 선하고 순진한 카톨릭 신부가 장국영의 연기로 빛을 얻는다.
종횡사해. 자연스러움. 그냥 그 자체인 느낌.
패왕별희. 솔직히 이 정도면, 맨날 하는 인물이라고 해도 달인을 넘어서 일가를 이루었다 해야 한다.
금지옥엽. 원영의도 맨날 하는 역 전문이란 느낌이지만, 그냥 이 둘이 알콩거리니 그걸로 좋은걸.
금옥만당. 이거는 장국영이 웃겨서 웃겼다기 보다도, 장국영의 자연스러움과 상황전개의 만남이
너무 좋았다고 해야 할까. 장국영 원영의라는 배우의 만남은 전형적인 캐릭터물이지만, 난 상당
히 전형성을 좋아하는 편이라.
오늘의 일을 묻지 말아요 알려고도 하지 마세요
인생의 참뜻은 아무도 몰라 기쁨도 슬픔도 죽음도
내 인생을 묻지 말아요 돌아올수없는 강물 이에요
사랑도 미움도 묻지말아요 후회도 미련도 지나간 추억
한마음으로 미래를 향해 행복의 나래를 펼쳐요
슬픔을 묻지 마세요 모든것 잡을수 없어 연기처럼 아무도 몰라요
오늘의 일을 묻지 말아요 알려고도 하지마세요
인생의 참뜻은 아무도몰라 기쁨도 슬픔도 죽음도 몰라
- 영웅본색2. 장국영의 죽음 때 나오던 노래.
혹시나 하는 심정이 있다. 그냥 보내기에는 장국영 덕에 얻은 기쁨이 너무 많다.
내일 이시간 즈음에는, 만우절 덕에 쇼했네 하고 웃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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