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정상인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물론, 내 꿈은 SM계의 여왕으로 군림하는 것이고,
미소년에 지나친 집착을 보이기도 하나…….
그래도 난 지구인이라고 믿고 있었다-ㅁ-;;
그런데 그런 내가 처음으로 코피를 쏟았다.
나는 가끔 보는 동인친구들의 '미소년 보면 코피 콸콸'이라는
말을 듣고서도, "아, 그래?" 할 뿐이었다.
정확히 말해, 시각으로 아무리 잘난 미소년을 본다 해도
그것이 말단신경으로 전해져 온 몸이 짜릿한다거나 코피가 흐른다는 따위의
일은, 그저 과장된 문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보았다.
블루블랙으로 깔끔하게 염색되고, 코팅되어 차르르 날리는 머리카락.
부드럽게 뻗은 콧날과,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생긋 웃는 그 과감함.
까무잡잡한 피부에, 탱글탱글한 복숭아 같은 상큼한 뺨.
상큼강공기질 35.6801%, 앙탈꽃수 기질 6.328%, 여리여리꽃수 기질…(쿠당탕-)
그런 잡수치를 떠올리자마자, 나의 뭔가 입술에서 찝찌름한 것이 느껴졌다.
그 미소년은 당황한 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손아귀에 진득하게 묻어나는 붉은 물질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까지 코피 흘린 적 한 번도 없었다.
거기,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인물, 진정 나의 어퍼킷을 받아보고 싶은 것인가?
밤새서 공부해도, 아무리 퍽퍽 쑤셔도(-,.-;;) 피 한 방울 안 나오던 내 코다.
그런데, 마치 폭포 쏟아지듯 주루루룩 쏟아지는 것이 아닌가-ㅁ-
그것이 인연(?)이 되어 그놈과 사귀게(?)되었고.
처음으로, 그와 말을 했다.
"괜찮으세요?"
…망할, 제기랄, 씨부랄, 이런 신발!
그 미소년은,
…나와 같은 부류(즉 동인-,.-;;)의 여.자.였다.
(자칭 SM계의 여왕)요희 포권.
ps. 지금 그 친구는 강원도 어디에선가 소 치는 목동으로 살고 있다고 전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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