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이 댓글을 읽고 가장 먼저 대추토마토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솔직히 다른 곳은 몰라도 최소한 문피아 내에선 나는 책을 좋아한다, 내지는 글을 많이 읽어서, 라는 식의 권위는 들고오지 않으시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입니다.
수많은 영상 매체가 범람하는 이 시대에, 문피아를 찾아서 글을 읽을 정도면, 문학 내지는 글/책에 대한 접근도가 사회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사람일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지요. 제가 아는 분들만 해도 모 교수님, 모 전 은행장님 등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분들이 아니라 조금 나이가 어린 학생들이라고 해도, 최소한 동년배들보다는 충분히 책을 많이 읽은 친구들이 찾는 곳이 이곳 문피아입니다.
두번째로는, 제 글에도 논해져 있지만, 지금까지 역사 이래로 고전이라고 살아남은 책들의 태반은 당대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위한 장르 소설적인 글들이었다는 겁니다. 순수 문학계에 대해서 제가 비평할 때 가장 많이 끌고 오는 부분 중 하나인데, 대중의 흥미에서 벗어난 글은 이미 그 자체로 죽은 글입니다. 대중의 흥미를 끌기 위해 열심히 노력함 +@로 접근 방법과 형식, 내지는 내적인 고찰인 것이지, 접근 방법, 형식 그리고 내적인 고찰 위에 대중의 흥미와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에. 책을 좋아하는것이 권위가 되는것인가요?
제 문피아의 시작은 단지 이 판타지도 좋아져서일 뿐이라, 그런생각이 들지가 않거든요.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오는곳이라는 생각도 그다지 들지 않아요. 그저 판타지에 관심이 있으면 오게 되지 않나요? 인터파크북스에서도 링크가 나오는데 말예요..
흥미를 끌기위한 판타지가 고전이라 한들, 글에는 양식이라는게 있잖아요.
그 최조한의 기본이 없는것이 안타까운것인데, 그것도 잘못일까요? 대중적 흥미도 좋지만, 그 이상을 봐야 문학이라 말할 수 있다고 말하고있는건데, 아닌가요.
주제도, 의식도, 문법도, 심지어 문자도 다 틀려도 흥미만 끌면 된다는 말로밖에 보이지가 않아서요. 그게 아니라면 그런말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보거든요. 정말 많은사람이 그와같은 논조로 토론했고, 딱히 가슴을 치는 반론이 없어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네요.
지금 흥미'만' 있으니 문학이 아니고, 그래서 좀 더 많은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데 계속해서 시장이, 독자가, 안해도되니까 등의 이유만 나오니 답답해요.
더 좋은글을 읽고싶은것은 단순한 욕구가 아닐까요?
왜 장르만 유독 인스턴트여야만 할까요. 전 그래서 동의하지 못하겠어요.
책을 좋아하는 것이 권위가 되냐는 질문에 먼저 답해드리죠.
하지만 접근방법과 그 내용등이 문학이라고 하기에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네요.
전 책을 너무나도 좋아하기 때문에요.
라고 말하신다면, 대추토마토님은 현재 연재하고 있는 수많은 작가들을 단지 대추토마토님이 책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부족한 싸구려 취급을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이만큼 뭐뭐뭐에 대해서 잘 알기 때문에, 내 비평 내지는 주장이 맞다! 고 주장할 때, 내가 뭐뭐뭐에 대해서 잘 안다는 사실을 주장하는 것이 바로 권위입니다. 대추토마토님이 첫 부분에 난 글을 좋아하기 때문에를 근거로 든 것도 같은 방식의 주장이지요.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그냥 통째로 제 글을 오독 내지는 왜곡하신 것이라 딱히 뭐라고 더 답해드릴 수가 없군요. 제가 주장한 바는 대중의 관심과 흥미가 문학의 "기초"라는 것입니다. 대체 어디에 "그 외의 것은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나요? 오히려 "대중의 흥미를 끌기 위해 열심히 노력함 +@로 접근 방법과 형식, 내지는 내적인 고찰인 것이지" 이라고 더해져야 할 것이라고 썼습니다.
거기다가 본문의 주장은 마지막의 질문과 동의 못함에 대해 이미 답을 하고 있습니다만.. "사회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 사회가 여유와 인문학을 다시 논할 수준이 된다면 지금의 인스턴트 수준이라는 질적하락은 다시 회복될 것이다"라고 마지막에 다시한번 정리도 해드렸습니다.
그리고 그저 판타지에 관심이 있으면? 그 그저 판타지에 관심있는 사람 자체가 드문 것이 오늘날 한국입니다. 지하철만 가봐도 쉽게 알 수 있어요. 책과 스마트 폰으로 텍스트를 읽는 사람의 비율과 영상과 게임을 즐기는 사람의 비율을 한번 따져보세요. 이미 그 그저 판타지에 관심있는 자체가 텍스트에 대해서 접근성과 관심이 충분히 높은 축에 속합니다.
또 글에는 양식이라는게 있잖아요. 라고 하는데 사실대로 말하면 딱히 양식이란게 없기도 합니다. 정철의 청산별곡의 양식이 맞는겁니까, 아니면 이상의 오감도의 양식이 맞는겁니까, 아니면 귀여니의 그놈은 멋있었다의 양식이 맞는겁니까, 아니면 셰익스피어의 원본 양식이 맞는 겁니까, 아니면 셰익스피어의 번역본의 양식이 맞는겁니까, 아니면 최근 나온 셰익스피어의 완역본의 양식이 맞는겁니까? 이도 저도 아니면 이문열 삼국지의 양식이 맞는 겁니까?
계속 술하고 있지만, 요는 대중에게 받아들여지느냐 마느냐 입니다. 양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권위자에 의해서 받아들여지느냐 마느냐가 결정되지만, 결국은 양식까지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대중에게 받아들여져야지 인정이 되는 것입니다.
+ 끝으로 그 흥미만 찾는다는 작가들도 최소한 독자들의 오탈자 신고등을 받으면 성실히 고치는 노력정도는 하는 사람이 충분히 많이 보입니다만.. 제가 본 작가들만 그런 것입니까?
끝으로
지금 흥미'만' 있으니 문학이 아니고, 그래서 좀 더 많은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데 계속해서 시장이, 독자가, 안해도되니까 등의 이유만 나오니 답답해요.
에 대해서 답해드리겠습니다.
정말 간단한 이유입니다. 작가도 사람이거든요. 작가도 맛있는거 먹을 줄 알고, 겨울에 보일러, 여름에 에어컨 틀 줄 알고, 작가도 이쁜여자(멋진 남자)랑 연애할 줄 알고, 작가도 애 낳아서 내 분신을 키우고 싶거든요. 작가도 다른 모든 직종처럼 좀더 쉽게 돈벌 수 있다면 쉬운 길을 택할 줄 압니다. 작가도 로또 당첨되고 싶어요. 근데 왜 다른 모든 직종은 조금 더 쉽게 일하고, 조금더 이윤을 추구하는데 침묵하면서 작가에게만 조금 더 쉽게, 조금 더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손가락질 하시나요?
베토벤은 위대하고, (객관적으로 볼 때) 불행한 음악가였지만, 모든 음악가가 베토벤은 아닙니다. 심지어 베토벤을 키워낸 아버지는 돈벌이와 명성을 위해서 베토벤에게 음악교육을 시켰습니다.
한 인간이 악하지 않은 방법으로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재능을 사용하는 것을 손가락질하면 안될 뿐더러, 한 개인이 아닌 다수가 일탈적으로 재능을 사용하고 있다면 이는 사회문제이지, 재능의 소유자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문제가 아닙니다.
장문의 댓글이 날아갔다고 댓글을 안달겠다는 대추토마토님의 마지막 댓글이 바로
"남을 손가락질하는 손의 나를 가르키는 네손가락"임을 인지는 하고 계시는지 궁금하군요.
자신은 잠깐 생각하여 쓴 삼천자의 글이 날아갔다는 이유로 울적하고, 댓글을 달지 않겠다고 선언하시면서, 왜 작가들에게는 그렇게 날카로운 비판의 칼을 휘두르십니까? 그 비판의 칼을 대추토마토님께 똑같이 휘두른다면, 겨우 삼천자, 시간으론 한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글, 생계와 무관한 글을을 한번 지워졌다는 이유로 다시 쓰기 싫고, 성실한 태도로 답변을 하지 않겠다고 주장하신 것입니다. 오탈자? 이전의 댓글에 보였지만 딱히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오탈자 교정조차 의미를 두지 않으신 대추토마토님은 대체 얼마나 질이 낮으신 겁니까?
이렇게 대추토마토님의 비판의 칼을 돌려드리면 속이 시원하십니까? 내로남불은 인간의 당연한 속성이라고 하지만, 조금은 자신의 비판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지 정도는 생각해주시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뭐랄까... 저도 요즘 글들과 댓글들을 보면 글도 문제지만 이렇게 변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더 안타깝습니다. 정말 지금은 대작 하나보다 길게 늘어지는 인스턴트가 더 좋은 작품이 된 시대니까요. 시대상은 정말 절절히 드러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안타깝고요.
사실 1세대 작품이라고 하는 것들도 연재로 시작한 글인데 지금과는 상황이 달랐으니... 그냥 시스템 상 예전 같은 글을 보기 힘들어져서 아쉽네요.
사람들이 다들 시간에 쫓기니 뭔가 생각해야하고, 의미 있고, 그런 글들이 오히려 사장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현실이 더 안타까워요.
일단 문피아만 해도 많은 "수준 미만"의 작품이 있다고 합니다만.. 독자제현의 현명한 선택과 작가 본인의 무능력에 의해서 자연적으로 퇴출되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보이지 않는 손과 넓어진 시장의 긍정적인 효과이지요. 반대로 그러한 시장의 흐름에 맞는 글만이 살아남고 있는 것이 시장의 실패이고요. 솔직히 최근 베스트 찍는 작품들은 위의 독자제현께서 주장하시는 기본은 된 작품들이 대다수입니다.
두번째로 선택권이 작가에게 있다는데, 이는 자본주의 시장을 무시하시는 발언 혹은 독자제현의 게으름을 보여주는 말씀이라고 사료됩니다. 사실상 무한의 자유와 선택권을 논하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선택권은 언제나 소비자에게 있습니다. 단지 많은 소비자가 실제 시장에서 그 무한한 자유와 정보를 이용하지 않기에 블럭별로 사실상의 독과점 (한국에서 H차라던가, K차라던가) 상태가 종종발생할 뿐입니다. 독자제현의 결제는 물이요 비료이고, 작가와 작품은 그 물과 비료를 필요로하는 나무입니다. 독자제현이 결제하는 모습과 취향에 따라 작품과 트렌드, 그리고 살아남는 작가가 결정됩니다. 긴 호흡의 글이 좋으시다면 그런 글을 찾아서 응원해주시고 결제해주시고, 후원해주시면 됩니다. 꼭 그 글이 문피아에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지경을 넓혀서 더 넓은 문학의 세계를 탐험하시고 보물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요즘 영업한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자신이 좋아하는 제품에 대해서 스스로 홍보를 하시는 것도 정말 마음에 드시는 작품을 키우는 좋은 방법입니다.
끝으로 드릴 말씀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 해도(본 뜻과 멀어진 용례이긴하지만), 시장 자체가 넓어지지 않으면 양화가 생길 가능성 자체가 사라지게 됩니다. 비료와 물로 가꾼 밭에 잡초가 자라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단지 잡초가 자라났다고 해서 밭 자체를 포기하면, 작물을 얻을 수 없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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