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여기다 올려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문피아 첫글입니다[...] 가입한지는 한참됐는데, 인제사 글을 쓰는 이상한 녀석입니다.
현재 뉴웨이브. 즉 라이트노벨에 대해서 문피아의 공지에서는 제대로된 정의를 내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지 리플을 보면 '이게 뭔 말이냐'라는 리플이 상당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고, 제대로 된 답글은 원래 없는 건지 제가 못 찾은 건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못찾아서 여기다 이렇게 씁니다. 여기서 써도..되는..거겠죠?
문피아의 공지대로, 라이트노벨은 딱히 정의를 내리기가 힘든 장르입니다.
'가벼운 소설? 뭐 문고판으로 나오니까 가볍기야 하겠지. 그런데 그건 책을 그렇게 생산하니까 그런거 아냐?' 이런 식의 의문도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라노베도 문학장르란걸 감안하면 책이 기존 책보다 작은 사이즈로 나온다고 다른 장르 취급해버리는 건 아닐 테지요.
그렇다면 내용이 가벼운가? 뭐 나름대로 가벼울 수도 있긴 한데 일본 라노베의 영원한 명작 '트리니티 블러드'를 보면 별로 그런 거 같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삽화 들어갔다고 라노베인거 같지도 않습니다. 대체 라노베란게 뭘까요. 즉 이 글은 라노베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 뭔지를 같이 살펴보고 정의 내리기가 힘든 이 라노베가 대체 뭐하는 녀석인지를 흝어보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엔 일본에서 번역되서 들어온 엄청난 수의 라노베들이 있습니다. 저도 상당수 가지고 있습니다만, 요즘엔 돈이 궁해서 못사고 있습니다. ...이건 둘째 치고, 일본에서 들여온 라노베는 얼핏 보면 기존 소설과 다른 점을 못찾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다른게 뭘까요? 우리는 라노베를 들여다보면서 한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1권 내에서 끝나는 에피소드'입니다. 이것은 라노베 최대의 특징입니다. 소설 '트리니티 블러드'에서, 작가 요시다 스나오 선생님은 한 에피소드를 두 권에 걸쳐서 했는데, 그때의 작가 후기에는 '무려 2권으로 나뉘었네요.'였습니다. 길면 2권, 짧으면 1권입니다. 우리는 라노베를 피면 프롤로그, 본편, 에필로그로 나뉘어져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즈미야 하루히같은 경우에는 단편시리즈를 워낙 좋아하니 단편시리즈를 빼고, 1권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나, 4권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 등을 비교하자면 1권도 프롤로그,본편,에필로그가 있고. 4권도 프롤로그, 본편, 에필로그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소설 '작안의 샤나'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권도 프롤로그,본편,에필로그. 2권도 프롤로그,본편,에필로그. 3권도 프롤로그,본편,에필로그. 이게 라노베의 특징입니다. 한 권내에서 '기승전결'이 다 나옵니다. 현재 시중에 나오는 무협 및 판타지 소설을 보면 극적인 순간에 다음 권으로 넘어가거나, 위기 상황이거나, 그냥 분량상[...]다음 권으로 넘어가는 것이 많은데, 라노베는 어떻게든 한 권내에서 에피소드가 끝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노베는 분명히 한 권에서 에피소드가 끝나지만, 그것이 전체 스토리의 완결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라노베중에는 1권에 분명히 에피소드가 끝나지만, 큰 틀에서는 아직 현재진행형이거나, 또는 모든 비밀을 알려면 다음 권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가령 '스즈미야 하루히'에서도 하루히의 세계 재창조[...]를 쿈이 막아내면서 한 권이 끝나지만, 그것이 하루히의 능력의 비원이나, 나가토, 코이즈미, 아사히나 미쿠루 등의 모든 비밀이 풀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쿈 자신에 대한 것조차도 말이죠.
다른 예로 트리니티 블러드를 들자면, 주인공 아벨은 나쁜놈[...]을 물리치고 그 지역에 평화를 가져다 주면서 책이 끝나게 되지만, 그것이 아벨에 대한 비밀이나, 크레스니크의 기원, 과거의 일들에 대한 모든 것이 나오지 않았으며, 단순히 비밀이 풀어지지 않은 것뿐만이 아니라 흑막이라고 할 수 있는 카인은 아직도 살아있습니다.
작안의샤나에서도 책은 끝나서 뭐 잠시간 평화가 찾아왔다[...]식으로 마무리를 하지만, 그것이 사카이 유지의 비밀을 모두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그런건 다음권을 봐야죠.
라노베의 에필로그는 다양한 방식으로 끝나게 됩니다. 만약 하나의 큰 적을 두고 있다면 '잠시 싸움은 끝났다'라거나, 보통 나오는 고차원적의 히로인[...]일 경우 '너 곁에서 지켜봐야겠어!'라거나, 눈에 보이는 적을 처리했다면 '마을은 평화를 찾았다'라거나, 싸움이 아니라 스즈미야 하루히처럼 뭔가 비일상적인 일을 처리한 거라면 '이제 문제는 해결됐다'라거나, '이걸로 됐다.'하거나, 모험을 떠나는 경우 '새로운 모험을 향해 출발~'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있습니다. 어쨌거나 중요한건 에피소드를 끝내는 겁니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하여 한번 네이버 웹툰에 연재되는 '노블레스'를 라노베로 쓴다고 가정해봅시다. 굳이 그걸 선택한 이유는 일단 제가 좋아해서이고[...] 또 현재 연재분이 라노베로 쓴다면 아주 그 구조에 충실하게 쓸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자 그럼 한번 노블레스로 라노베를 써봅시다. 프롤로그는 당연히 주인공 라이의 부활장면입니다. 그 후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제이크를 죽인 후 본편을 끝내면 됩니다. 그 후 92화의 내용으로 에필로그를 써내려가면 됩니다. 이렇게되면 하나의 에피소드가 끝나면서, 비밀은 다 밝혀지지도 않아 차후 나올 스토리의 흥미성은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걸 한권으로 끝내면 됩니다. 물론 이건 예시일 뿐입니다[...]
그 밖에는 '설명'보다는 '대화'라는 게 있긴 합니다만, 솔직히 이건 딱히 라노베의 특징이 아니라 작가마다의 선택사항...이라고 하고 싶군요. 어쨌든 이것도 라노베를 말할때 들어가는 사항이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별로 동의되지 않으니 패스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쨌거나 제일 중요한건 한 권에 에피소드를 끝내는 겁니다. 길어봐야 두 권. 한 권에 '프롤로그, 본편, 에필로그'가 있어야 하고, '기승전결'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비록 글은 이렇게 썼지만,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선 라노베를 열심히 읽어보는 게 정답입니다.
추천 소설로는 일본 라노베의 영원한 명작 '트리니티 블러드'가 있습니다. 비록 작가분인 요시나 스나오 님께서 하늘나라로 가시어 미완으로 끝나게 되었지만... 위에서 설명드린 모든 내용, '한 권에 한 에피소드', '그걸 모두 포괄하는 큰 스토리'가 다 담겨있습니다. 게다가 무려 재미도 만빵 -_-b.
추가로 사족을 달자면, 배경은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대세인 현대판타지로 해도 되고, 쌈박질을 해도 되고, 각종 비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식으로 가도 되며, 판타지를 해도 좋고, SF를 해도 좋습니다. 무협은 아직 정식 출판된 건 못봤... 뭐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혹여나 라노베에 도전하시는 분들은, 부족하오나 이 글에 적혀있는 '한 권 끝내기'를 잘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읽기도 힘드실 텐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플은 슬프고, 태클은 환영입니다[...]
Commen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