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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1 흙과불
작성
17.06.29 05:02
조회
147

소각.(燒却)

도심전체에 내리는 붉은비는 도심전체를 뒤 덮었고 도시의 광경은 흡사 불지옥과 같은 모습이었다.

살아있는 생명체는 물론 쏟아지는 붉은비는 땅위의 모든 것을 잡아먹듯 녹여 없애고 있었다.

도심지 최 상부 상공.

스텔스 모드의 비행선 안에서 팔짱을 낀 채 놈들의 대장이 용암의 바다를 구경하고 있다.

대장의 모습은 난쟁이들과는 달랐다.

탄탄한 몸매에 6피트를 조금 넘는 신장. 붉은 피부에 또렷하고 날카로운 눈. 오른쪽 뺨에는 입가에서 귀까지 베인 듯 보이는 상처.

바닥에 드리워진 거대한 꼬리까지 지금까지의 놈들과는 달리 범접할 수 없는 무게와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그리고 그의 뒤에 서있는 4명, 4명의 뒤에 있는 수백의 전투병들.

다른 생김새 다른 체형. 한 가지 비슷한 점은 모두들 신체가 우람하고 거대 했으며 인간의 생김새를 닮았다는 것. 대장과 4명을 제외하고 다들 검정색 원피스 형 슈트를 착용하고 있다.

난쟁이들처럼 덩치가 크지도 않고 괴기스러운 소리를 내며 몸을 흔들거리지도 않으며 명령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정예병으로 보인다.

한참을 불지옥을 관망하던 대장은 무심한 듯 표정 없이 입을 연다.

 

[~타는군.]

 

대장이 입을 열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4명중 1명이 다가와 보고를 한다.

뚱뚱하고 우람한 체격. 7피트정도의 신장. 구릿빛 피부와 민머리. 솟아오른 붉은 눈썹과

가슴까지 내려오는 붉은 수염. 풍기는 분위기가 코맨더의 측근이며 한 부대를 총괄하는 대장 격으로 보인다.

 

[코맨더. 생존자 반응이 제로입니다. 놈들의 화력이 통하는 모양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측 피해 상황은?]

 

[방금 의 공격으로 200여 마리의 노예들이 죽었습니다. 노예들을 더 풀어 상황을 더 지켜보시겠습니까.]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대답을 않더니 팔짱을 풀고는 부하들을 바라보며 입을 연다.

 

[아니다. 베리아스. 사냥개는 그만 푼다. 이정도면 혼돈과 내 아이들에게도 소식이 갔을 텐데 아무런 응답이 없는 게 이상하군... 고작 이정도의 놈들에게 혼돈이 당했을 리는 없고... 내가 직접 움직일 테니 너희는 이곳을 수비하며 혼돈을 기다려라.]

 

코맨더의 대답을 들은 베리아스는 당황하며 다시 묻는다.

 

[코맨더. 퀸의 명령 수행이 먼저입니다. 사탄이라는 곳의 수장을 먼저 제거하셔야 합니다.]

 

베리아스의 대답을 들은 코맨더는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반박한다. 베리아스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살기가 실려 있다.

 

[걱정마라 베리아스. 내 뺨에 새겨진.... 퀸의 은혜를 잊지 않았다. 퀸의 명령부터 수행하지. 사냥개 10마리를 붙여라. 하찮은 유전자를 가진 놈들 때문에 내손에 피를 묻히기는 싫으니까... ]

 

말을 마친 코맨더는 그대로 자리를 벗어나 비행선의 중앙을 향해 걷는다.

 

-처척!

 

그가 움직이자 정렬해 있던 전투병들이 절도 있는 동작으로 좌우로 붙어 길을 연다.

중앙에 도착한 그가 뒤로돌아 베리아스를 바라본다.

코맨더와 눈이 마주치자 베리아스가 명령한다.

 

[고도를 낮추고 게이트를 열어라. 코맨더에게 노예 10을 따르게 하라.]

 

-지이잉--

 

[다녀오지.]

 

바닥이 원형의 모양으로 오픈되고 코맨더는 거침없이 지상을 향해 뛰어 내린다.

그 뒤로 10마리의 난쟁이들이 따라 내린다.

불길이 채 꺼지지 않은 도시. 뜨거운 열기가 사방에서 올라 왔으나 그는 개의치 않고

도심지에 내려 눈을 감고 긴 호흡을 한다.

 

[스읍~... 이곳의 공기는 제법 탁하군...중력은 훨씬 가볍고....이러니 사냥개 따위에게 전멸을 당하는 것도 이해가 가는군. 어디한번...]

 

-쿠지직-피융!

 

온몸으로 지구의 환경을 느끼는 듯 눈을 감고 중얼거리던 그는 땅을 밟고 뛰어오른다.

그의 발이 디딘 자리는 땅이 갈라져 움푹 파였고 공기를 찢는 소리를 내며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그의 모습이 마치 미사일 같았다.

 

[크르륵...?]

 

그의 뒷모습을 입을 벌리고 보는 난쟁이들. 엄청난 점프력에 어이가 없다는 듯 한 표정 이다.

 

cut.

 

폭격이 이뤄진 현장에서 약6km 정도 떨어진 H포인트.

수송선들은 철수를 하고 기갑부대는 다음명령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

탱크 안에 있던 사병 한명이 레이더를 확인하며 폭격이 이뤄진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브로큰애로우 작전을 써 전우를 잃은 군인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진 상태.

백린탄을 쏟아부어 인간은 필시 살아남을 수 없으니 생존반응이 생기면 놈들로 간주해 무차별 폭격을 가할 생각이었다.

 

------

 

[...?생존자 반응이 있습니다. 아니..갑자기 생겼습니다!]

 

레이더에 나타난 11개의 점을 확인한 사병이 자신의 캡틴에게 보고를 한다.

 

[...?이것들이 정말 아직도 안 죽었단 말이야? 갑자기 생긴 건 또 뭔데!! 현장에 드론 보내!]

 

놀란 캡틴이 레이더를 확인한다.

11개의 점 중에서 1개의 점이 순식간에 이동한다. 점이 움직이는 방향이 H포인트.

잠시 멈추었다 또 한 번 움직이자 어느새 근처에 도달한다.

 

[...? 저 점은 뭔데 저렇게 순식간에....젠장!! 이쪽으로 온다!! 모두 전투준비!!!]

 

1개의 점이 2번의 점프만으로 2KM전방까지 도착.

그리고 또 한 번의 점프.

 

- 콰직! 피융!

 

저 멀리서 다가오는 붉은 형체.

 

[...!!! 캡틴!! 뭔가가 옵니다!]

 

전방을 살피던 군인들의 얼굴이 사색이 되어간다.

 

-꽈광!!!

 

하늘에서 떨어지는 붉은 형체는 그대로 선두에 있는 탱크위로 낙하해 두발로 찍어 누른다.

탱크는 종잇장처럼 구겨져 V자 모양으로 변해버렸다.

 

[[[-!!]]]

 

낙하의 충격파로 탱크 주위에서 경계를 서던 군인들의 몸뚱이가 잠시 공중에 뜨더니 바닥에 고꾸라진다.

기갑부대가 포탄을 장전하기도 전에 도착한 코맨더.

지면으로 내려와 탱크들을 바라본다.

진정한 공포. 엄청난 위압감.

눈앞에 나타난 코맨더를 본 모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온몸을 덜덜 떨고 있다.

마치 전지전능한 신 앞에서 심판을 기다리는 것처럼.

전의를 상실한 걸 알아챈 코맨더는 싱겁다는 듯 비웃으며 입을 연다.

 

[너희들의 대장 놈이 어디엔가 숨어서 지금 나를 보고 있겠지? 너희들이 죽던 말건 난 관심 없다. 혼돈을 찾고 있다. 그리고 사탄코퍼레이션. 이 두 가지만 알려주면 너희를 그냥 두겠다. 내가 직접 왔다는 건 너희한테도 행운이야. 내 볼일만 해결되면 이 별엔 흥미가 없으니까.]

 

모두들 경직됐다. 분명히 지구인과 같은 언어를 쓰고 있는 붉은 피부의 남자.

혼돈이 누구 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지구인 이라면 사탄코퍼레이션에 대해 모르는 이가 없었다.

도대체 왜 저 외계인들이 지구까지 와서 인간사냥을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사탄그룹이 연관돼 있는 게 분명했다. 그러나 아무도 그에게 말조차 걸 수도 없었다.

그의 앞에 서서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기 때문.

아무런 반응 없이 그저 숨만 쉬며 겁먹은 인간들을 보자 답답한 그가 다시 입을 열며 움직인다.

 

[...그래. 너희들에겐 내가 무서울 테지. 너희들 몸을 만지기는 싫었는데 어쩔 수 없군.]

 

-저벅저벅

 

경계를 서던 군인 한명에게 다가간다. 군인은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얕은 신음을 낼뿐 꼼짝을 못한다.

 

[......]

 

-푸슉

 

[!]

 

코맨더의 꼬리 끝이 군인의 머리를 뚫어버린다.

 

[으어....!!]

 

[...도망쳐!!!]

그 광경을 본 군인들이 굳었던 몸이 풀린 것처럼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도망간다.

탱크 내에 있던 군인들도 뛰쳐나와 무작정 달린다.

팔짱을 낀 채 지그시 눈을 감고 꼬리를 통해 정보를 얻는 코맨더의 모습.

나머지 군인들이 사방으로 도망을 갔지만 별로 개의치 않는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잡을 수 있을 테니.

[....혼돈은...모르고... 사탄그룹...패트릭..대저택..]

 

-털썩

 

원하는 정보를 얻은 코맨더는 머리에 박힌 꼬리를 뽑아 꼬리 끝에 묻은 피와 뇌의 조각들을 쓰러진 군인의 몸에 닦고 있다.

 

[...정보는 이정도 인가. 일단 패트릭이란 놈부터 찾아야겠군. 베리아스. 지금 내가 보내는 이미지를 검색해라 그리고 놈의 대저택 이라는 곳을 찾아. 퀸의 명령을 수행할 테니.]

 

코맨더는 우주선에서 대기하는 베리아스에게 텔레파시를 보내 자신이 알아낸 정보를 전했다.

잠시 후.

 

[코맨더. 패트릭의 정보는 퀸께서는 미리알고 계셨습니다. 시간이 조금 흘렀지만 제가 받은 정보와 일치 하는군요. 저희가 직접 나서겠습니다. 코맨더께서는...]

 

[내가 움직인다고 했다.]

 

어쩐지 다른 꿍꿍이가 있을 것을 의심하는 베리아스가 직접 나서겠다고 했으나 패트릭을 통해 혼돈을 찾을 생각인 코맨더는 베리아스의 말을 끊는다.

 

[...따르겠습니다. 즉시 놈의 위치를 보내겠습니다.]

 

가만히 서서 눈을 감고 있는 코맨더.

잠시 후.

패트릭의 위치를 받았는지 허공을 잠시 응시한다.

 

[...남서쪽이라...그다지 멀지는 않군. 좋아!]

 

-콰직!- 피융!!

 

모든 상황이 정리되어 군인도 코맨더도 없는 상황.

 

-[[[헥헥...크륵..헥헥... 킁킁.]]]

 

늦게 도착한 난쟁이들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코를 벌름 거린다.

 

[킁킁...캬아!! 캬캬캭]

 

잠깐 킁킁 대더니 도망간 군인들을 찾았는지 괴성을 지르며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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