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홍보

문피아에서 연재중인 작품을 홍보할 수 있습니다.
홍보규정은 반드시 준수해주세요.



작성자
Lv.60 나정치
작성
24.04.20 07:52
조회
37
https://blog.munpia.com/debs01/novel/406579

[박정희 대통령 각하께서 유곱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대통령 각하께서 유고 상태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소식이 들어오는 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아나운서조차 당황했는지, 문법에 전혀 맞지 않는 말이 튀어나왔다.

 

박정희 대통령 각하께서 유곱니다!’

 

우리 국어에, 이런 표현이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나는 문법 어쩌고 하는 데 신경을 쓸 정신적 여유가 없었고, 당장에라도 북한 괴뢰 도당이 남침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부터 들었다.

 

대통령 유고 속보는, 다른 라디오 방송국에서도 계속 흘러나왔다.

 

유고라니? 저게 무슨 말이야?”

 

조금 전까지 내 머리에 난 고속도로를 두고 놀리던 이발사 아저씨가, 심각한 표정으로 유고란 말의 뜻을 물었다.

 

대통령 각하가, 계시지 않다는 뜻인데요.”

각하께서 갑자기 해외순방을 가신 건 아니잖아?”

해외순방을 가셨다면 유고라는 단어를 사용하진 않겠죠. 혹시 또 북괴군이 청와대를 습격한 건 아닐까요?”

큰일이네. 각하가 안 계시면 우리나라는 금방 망할 텐데.”

어젯밤 뉴스에도 생생한 모습으로 등장했던 박정희 대통령이 유고 상태라는 말은, 박정희 대통령 신변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다.

 

어쩌면 대통령이 죽었다는 말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발소 아저씨에게 그런 말을 대놓고 얘기할 순 없다.

 

괜히 좀 안답시고 깝죽거리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중앙정보부에 끌려간 사람이 한둘이 아닌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심지어 며칠 전 부산교대 부근에서 택시 기사를 상대로 술김에 헛소리를 늘어놓다가, 검은색 지프차에 실려 끌려갔다는 소문이 동네에 파다하기도 했다.

 

이발소 주인아저씨는 박정희 대통령이 없으면 나라가 망할 거라면서 걱정하셨고, 그 말에는 나도 일정 부분 공감하는 바 있었다.

 

대학생들이 데모하면서 독재정권 타도를 외치던 그 현장에서도, 나는 독재정권 타도가 박정희 대통령 각하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웃기는 이야기지만, 박정희의 이미지와 독재자 이미지가 전혀 매치가 되지 않았던 거다.

 

그 독재 권력이 바로 박정희로부터 비롯되었음에도.

 

그리고 이런 생각은 나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가진 인식이었다.

 

우리나라에 박정희가 아닌 누구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사람이 그리 많지 않던 시절이다.

유고란 생소한 단어가 속보로 전해지긴 했지만, 나 또한 박정희가 북괴군의 공격을 피해 피신했을 거로 짐작했지, 설마 죽었을 거라는 생각은 아예 들지 않았다.

 

박정희만 살아만 있으면 우리나라는 안전할 거란 생각이, 당시 내가 가질 수 있는 상상력의 한계였다.

 

그만큼 나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머릿속에, ‘박정희=대한민국이란 등식이 깊이 세뇌되어 있었던 때였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속보가 나오고 채 몇 분 후에 김성진 문화공보부 장관이, 박정희가 어제저녁 궁정동에 있는 중앙정보부 식당에서 김재규가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으니 말이다.


--------

[내가 청와대의 주인이다!]를 [국가를 훔치다!]로 제목을 변경했습니다.


4월20일 현재 31회까지 업로드 되었고, 위 내용은 [국가를 훔치다!] 2회 본문 내용 중 일부를 옮긴 것입니다.


1979년 10월 27일 오전 이른 시각 당시 부산 전포동에 소재한 D고등학교 2학년 학생 눈에 펼쳐진 모습입니다.


https://blog.munpia.com/debs01/novel/406579 <--- 국가를 훔치다. 바로가기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작품홍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33356 공모전참가작 정통판타지 전쟁물입니다 ^^ Lv.12 혀누진 24.05.14 9 0
33355 공모전참가작 무협 공모전 홍보합니다 Lv.28 관마새 24.05.14 8 0
33354 공모전참가작 일본에서 아이를 죽인 실화사건이라고? Lv.5 월랑샤밀 24.05.14 6 0
33353 공모전참가작 연재 16화 오후에 1편더 추가합니다. 봐주세요!!! Lv.63 자연탄산 24.05.14 5 0
33352 공모전참가작 시대를 뛰어넘는 숙적! Lv.5 고딕사과 24.05.14 2 0
33351 공모전참가작 아무도 안 읽는데 그냥 ai 표지라도 쓰는 게 이득... Lv.8 챦챦 24.05.14 23 0
33350 공모전참가작 작가 때려침ㅋ Lv.33 번민 24.05.14 7 0
33349 공모전참가작 재미, 재미, 재미에 치중한 헌터물!! Lv.13 강정빈 24.05.14 2 0
33348 공모전참가작 이번 공모전에 게임 소설은 읽을만한 게 없네... Lv.13 편서풍 24.05.14 10 0
33347 공모전참가작 헌터물 좋아하세요...? Lv.12 아프릴 24.05.14 1 0
33346 공모전참가작 ANNA season1.2 많이 읽어주세요(SF드라마) Personacon 당신은명품 24.05.14 3 1
33345 공모전참가작 10화 업로드 했습니다. Lv.29 커피마신z 24.05.14 6 0
33344 공모전참가작 단언컨데 가장 완벽한 축구 소설 Lv.18 R렉스 24.05.14 5 0
33343 공모전참가작 신인 작가님들 모두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Lv.4 저스트맨 24.05.14 19 0
33342 공모전참가작 도미누스(Dominus) 15화 왔습니다! Lv.7 Anghel 24.05.14 4 0
33341 공모전참가작 중간 버리고 온다 ㅋ Lv.1 엽신 24.05.14 9 0
33340 공모전참가작 자극적이고 가벼운 제목에 지친 분들에게 추천 Lv.9 봉봉멍멍 24.05.14 6 0
33339 공모전참가작 모든 것이 귀찮은 남자의 탑 생존기 Lv.9 책먹는남자 24.05.14 3 0
33338 공모전참가작 영.차.영.차 Lv.4 과글 24.05.14 6 0
33337 공모전참가작 어그로냐, 진지함이냐. Lv.6 사킴 24.05.14 11 0
33336 공모전참가작 슬슬 공모전 거품 작품들 하차할 때가 됐지 ㅋㅋ Lv.8 챦챦 24.05.14 35 0
33335 공모전참가작 ㅋㅋㅋㅋㅋ Lv.15 Hi에나 24.05.14 5 0
33334 공모전참가작 오랜만의 요리 경연물! Lv.32 아라운 24.05.14 5 0
33333 공모전참가작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피드백 해주실 귀인... Lv.10 가로선 24.05.14 5 0
33332 공모전참가작 외계인이 나오는 아카데미물입니다. Lv.8 마니악돈 24.05.14 2 0
33331 공모전참가작 ANNA season1. 많이 읽어주세요(SF드라마) Personacon 당신은명품 24.05.14 3 0
33330 공모전참가작 6회 연재 중... 퓨전 사극 무협... 색다른 무협 소... Lv.8 cr****** 24.05.14 2 0
33329 공모전참가작 너무 좋아~ 늘 새로워~짜릿해 Lv.4 과글 24.05.14 5 0
33328 공모전참가작 귀환황제 간단 줄거리 Lv.8 우인05 24.05.14 1 0
33327 홍보 우주 최강의 재앙에 맞서는 물고기? Lv.9 핸드바이 24.05.14 1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