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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셀월드 주인공 하루유키는 상당히 호불호가 갈리는 주인공입니다.
뚱뚱하고 짤막한 신체는 논외로 친다고 해도, 내성적인 성격과 여린 근성 그리고 자신의 못난 외관때문에 갖게된 열등감 등등 정신적인 면에서 너무 찌질하기에 액셀월드를 읽다가도 여러번 책을 덮게 만들더군요.
하지만 책의 설정상 주인공인 하루유키는 아직 중학교 2학년
한창 사춘기의 불안한 정신을 가질 나이대이고, 주인공이 찌질하다고 해서 소설이 잘못된건 아니기에 바보같은 남동생을 보는 형마냥 너그러운 마음으로 다시 책을 펴서 읽어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9권의 [재앙의 갑옷] 편의 주된 갈등은 사람 열통 터지게 만들더군요
하루유키는 재앙의 갑옷이란 아티팩트를 게임내에서 우연으로 착용하게 되는데 이 재앙의 갑옷은 착용자의 정신을 오염시켜서 광전사마냥 미쳐 날뛰게 만듭니다.
갑옷의 스팩도 거의 레전드급이기에 이걸 착용한 유저는 게임내 고랭커(왕)들이 나서야 해치울수 있다는 설정입니다.( 9권을 작년에 원서로 읽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아무튼 재앙의 갑옷은 게임 내에 상당한 위험요소이고 따라서 그것의 착용자가 나오면 모든 레기온(길드)들이 나서서 척살하는 실정인데, 주인공 하루유키가 재앙의 갑옷을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게임 유저들에게 알려지게 되고 그로인해 그 아이템과 하루유키의 캐릭터를 처분하기 위한 고랭커 유저들의 재판이 벌어지게 됩니다.
다만 이때 하루유키의 지인들은 자신들만의 특수 스킬로 하루유키의 아티팩트를 정화 시켜서 착용 해제 할 수 있다고 주장하여 일정 유예기간을 얻게 되는데요...
이런 기본 갈등 구조에서 나약한 근성의 주인공 하루유키는 지인들에 자신의 잘못으로 피해를 준 점에 대해 자책을 하고, 미안... 아니 죄송스러워 하는데요.
뭐 여기까지는 이해할수 있습니다.
다만 [재앙의 갑옷] 편 갈등의 시발점부터 하루유키의 내면에 모순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재앙의 갑옷을 정화하기 위한 유예기간에서 하루유키의 친구이자 같은 길드 소속인 타쿠미란 캐릭터가 그만 하루유키와 비슷한 아이템을 소유하게 됩니다. 이 아이템은 게임의 감춰진 세력이 뿌린것으로 재앙의 갑옷을 베이스로 한 착용자의 정신을 오염시키고 자의로 착용 해제를 할 수 없는 아티팩트인데요.
타쿠미는 이아이템으로 다른 유저를 pk하는등 나쁜(...)일을 저지르게 되고, 자기로 인해 길드와 하루유키에 민폐를 끼치는걸 알게 되어 자포자기 끝에 게임을 접는 방향으로 마음을 먹습니다.
하루유키는 타쿠미의 고민을 알게 되고, 친구인 자기를 믿으라는 식으로 말을 하며, 몇몇 지인들과 협력하여 타쿠미의 아이템을 부셔버립니다.
그리고 타쿠미에게 친한 친구들끼리 갖는 말할수 없는 서로에 대한 갈등들을 토로하면서 화해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사건 이후 반대로 하루유키에게 재앙이 닥칩니다.
하루유키는 자신들의 반대 새력의 계략에 말려들어 다시금 재앙의 갑옷을 착용하게 되고, 그로인해 특수스킬로 정화를 해도 갑옷을 벗을 수 없을 것! 같은정도의 일체화를 하게되는데...
이때 하루유키는 자신의 어리섞음으로 주변 지인들에게 폐를 끼치는게 두려워 혼자 자멸하여 게임을 접게 되는 방향으로 선택을 합니다.
개인적으로 [재앙의 갑옷] 편에서 정말 마음에 안들었던 건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이미 타쿠미의 갈등을 해결하면서 거기서 [친구를 믿어달라, 우리가 어떻게든 너에게 도움을 주겠다] 이런식으로 말하던 녀석이, 막상 자기일이 되니 지인들의 도움을 뿌리치고 혼자 갈등하며 도주를 선택합니다(현실세계에서도 도움을 주려는 친구들을 피해서 도망치더군요)
먼저 있었던 타쿠미 사건을 통해서 어려운 상황에 있는 지인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게 더 짜증나는 상황이란걸 무의식중에 인지했음이 분명하고, 그런 발언들을 토로해냈던 하루유키가 막상 자기에게 닥치게 되니 자기가 가져온 민폐가 부끄러워 친구들의 도움을 뿌리치고 도주를 한다는 사실이 열통 터지게 만들더군요.
결국 자기 입으로 말해놓고도 스스로에게로만 빠져, 남들을 보지 못하는거죠.
1권부터 이어지던 자기 모순이 한번에 터져 나오는 순간이었습니다.
하루유키라는 캐릭터가 갖는 가장 근본적인 모순은 자기부정, 자기 비하, 열등감등을 주절거리는 독백과 하루유키 본인의 행동의 불일치입니다. 하루유키는 자기가 싫다고 속으로 말하기는 하지만 자기애가 너무 강한 캐릭터입니다.
뚱뚱한 신체를 싫다고 말하면서도 살을 뺄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굶는건 괴롭고 힘든 운동을 하는건 싫으니까요.
일진들에게 빵셔틀 당하면서도 대들지 못합니다. 대들어봤자 맞을뿐이고 맞으면 아프니까요.
그런 셔틀당하는 모습을 주인공의 소꿉친구가 보면서 같이 해결하기 위해 말을 걸어주어도 도망칩니다. 괜한 폐를 끼치기 싫고 소꿉친구에게 자기의 빵셔틀 현실을 말하는게 부끄럽고 열등감을 건드리니까요.
결국 소설에서 과도하게 등장하는 자기 비하의 발언 및 독백들은 변명일 뿐입니다. 정작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굉장히 아끼는 모순을 보이죠.
하지만 이런 모순이 9권 재앙의 갑옷편 전까지 잘못됬다고 까지는 말할수 없었습니다.
뭐 노력하지 않는 자기를 싫어하면서도 변함없이 허송세월을 보내며시간을 낭비하는 사람들은 주변에서도 많이 볼수 있으니까요.
게인적으로 이런 점이 소설 캐릭터 설정에 잘못이 있다고 까지는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9권의 갈등과 유사한게 이미 전권에도 나왔었습니다. 주인공 하루유키는 하급생에게 자신의 유일무이한 무기인 날개를 빼앗기고, 그로인해 게임내에서 포인트 셔틀로 전략하게 되자 역시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보다는 도주를 선택하죠.
비슷한 갈등이 이미 나왔어요. (더군다나 해결 과정에 큰 축을 담당하는 사람도 9권과 비슷합니다)
이제 성장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근대 9권에 이르러서도 아직도 저러고 있어요. 9권이면 말이 9권이지 왠만한 소설들은 2번 완결내고도 족할 분량입니다. 근대 기본 모토가 성장물인 소설이 비슷한 갈등에서만 자꾸 다람쥐 쳇바퀴 맴돌듯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9권은 이미 타쿠미 사건을 통해 친구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더 힘들고 괴롭다라는걸 알게 됬음에도, 자기애 때문에 또다시 지인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도 전에 도망가버는 모습을 보입니다.
바로 저 순간이 하루유키란 캐릭터의 근본적인 모순. 즉 말과 행동의 불일치가 극도로 폭팔하게 됬다고 봅니다.
그리고 정말 짜증나는 점은 이런 하루유키의 잘못된 모순이 그의 나약한 성격은 마음이 순수하고 상냥함때문이다.식으로 포장되서 나온다는 점입니다.
즉 하루유키의 자학적인 발언을 몇몇에게 말하면 그게 잘못됬다기 보다는 상냥함, 순수함의 발로보고 자꾸 하루유키에게 여자들이 꼬여요..
눈에 확 보이는 흠이 있는데, 그걸 전혀 상상도 못하는 기괴한 해석으로 예쁘게 포장해 놓은 꼴이지요.
또, 이 사건 이후 여 주인공이 하루유키에게 니가 그런식으로 도망치면 우리가 더 힘들어 색꺄 식으로 말하긴 하지만 너무 답안이 짧아요.
마치 겁네 꼬인 실타레를 그냥 가위로 싹뚝 잘라 내버리는 듯한, 문제는 겁네 길고 난이했는데 해답은 달랑 한줄로 답만 나와있는듯한 해결과정이니....
(개인적으론 이점때문에 하루유키는 자기 모순을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라고 봅니다. 나중에 비슷한 방향성으로 한번 더 나올것 같아요)
좀 이제 다른 갈등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암만 재밌는 전개라고 해도 뿌리가 같은 전개가 계속나오면 지치는데 좀 다른 갈등을 가지고 나와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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