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방수윤
작품명 : 허부대공
출판사 : 드림북스
그 날 따라 짙은 안개가 시야를 가렸다. 이른 새벽 끼니도 거르고 새벽길을 나서는 딸아이의 뒷모습에서 무거운 현실의 짐을 보았다. 그 짐을 나눠질 수 있다면.....
어느 누구나 가족의 소중함과 따뜻함을 알고 있다. 그러나 쉽게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과는 반대로 말과 행동에 소중한 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물론 나도 부모님 생전에 많은 상처를 주던 불효자식 이었기에.....
지난 주말 딸아이와 함께 오랜만에 외식도하고 영화도 보았다. “식객”이라는 허영만 원작의 작품, 작품의 예술성을 제쳐두고라도 배우들의 열연과 맛난 음식의 모습에 본전은 챙긴 영화였다. 부수적으로 딸아이의 마음을 조금 위로한 것이 더 크지만.....
영화에서 사형수 숯쟁이의 슬픈과거 고구마의 눈물어린 사연, 원작만화를 충실히 살리지는 못했지만 스크린에서의 작은감동을 주기에는 충분한 영화 였다.
왠, 뜬금없는 영화 이야기인가 ? 나는 영화 식객“숯쟁이”편에서 방수윤님의 “허부대공” 이 생각났다. 최하층의 숯쟁이의 삶, 그 고통의 세월을 이겨내고 잃어버린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새로 생긴 가족에게 무한한 바보같은 사랑으로 일관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현대인의 이기주의적인 모습을 질타하는 작가의 의도가 숨어있지 않나 생각된다.
사랑하는 이를 잃어본 사람은 아픔을 그 순간에는 자각하지 못한다. 살면서 아픔을 안고 가야하기 때문에.... 부모를, 친구를 사랑하는 사람을..... 주인공 의 모습은 정말 바보인가? 모두 깊이 생각해보자.
작품전반의 흐름과 스토리를 작품에 끌려가지 않고 작가의 의도대로 마음대로 주무르는 작가의 글솜씨에 책을 벌써 세 번이나 읽었다. 정말 멋진 작품이다.
그러나 나는 작가에게 힘을 뺀 여유로운 글쓰기를 권한다. 내면묘사가 치밀한 것도 아니며 절묘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 또한 특이한 소재나 이야기도 아니다. 그의 글은 쉽게 타오르지 않지만 은근한 정말 숯과 같은 글이다. 지금, 현재에 만족치 말고 더욱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멋진 완결을 기다리며 절대 작품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를 바란다.
장르소설의 마에스트로를 기다리며....
해모수아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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