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장대수
작품명 : 터치다운
출판사 : 로크미디어
글은 막장물이라고는 할 수 없이 잘쓰여진 현대환타지라고 생각합니다. 과장이나 터무니없는 전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물흐르듯이 잘 쓰여졌다고 생각합니다.
헌데 비평란에 올린 것은 주인공을 비롯해서 캐릭터들의 현실성이 없어 캐릭터에게 몰입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을 비롯해서 선한 캐릭터의 역할을 하는 주인공 주변인물은 너무 깨끗하여 한 점의 오점도 안보이는 성인과 같은 인물들입니다. 돈을 휴지같이 여기고, 자신의 이익보다 기부를 못해 환장하고, 구호를 못해 환장한 인물로만 보입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정당하게 투자한 사업체의 이득도 자기가 받으면 왠지 미안하다고 할 정도로 자기 수중에 돈이 생기는걸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것 같습니다. 어두운 세력을 격파하고 생긴 눈먼 돈이 발에 걸려도 한푼도 안건들이고 떠납니다. 또 설사 사업을 같이 해서 상대편이 실수로 손해가 발생활 상황에서도 그 상대방을 원망하지 않고, 만일 손해가 발생한다면 자신의 투자액을 깨끗이 포기한다고 합니다.
이런 돈에 대한 사고는 주인공만이 아닙니다. 주인공이 도와준 인물들은 모두 이런 사고를 가졌습니다. 악당에게 50억을 뜯어 보상을 챙겨준 쫄닥망한 집안의 아이 엄마는 40억을 기부합니다. 돈이 없어 라면을 끓여 먹으며 서로 다투던 주인공 동생들은 2천만원을 준 주인공에게 큰돈이라며 받기 거부하다가 3억이 든 골프가방은 불태워 버리며 악당 돈을 깨끗이 포기합니다. 키워준 여가수는 자신의 수익 거의 전부라 할 수 있는 돈 80억을 기부합니다.
헌데도 잘나가는 건 주인공과 주변인물이 하는 사업마다 실패없이 다 성공가도를 구가합니다. 단 한번의 실패도 없이요. 주인공의 노력과 투자는 정당해서 무조건 성공하고, 다른 사람들의 노력은 정당하지 못해서 실패하는 것 처럼 말이죠.
작가는 주인공을 계속 굴립니다. 칼에 맞고, 총에 맞고, 폭탄이 터져 파편에 맞아 처리 했는데도 주인공은 국가에서 준다는 훈장을 깨끗이 거절합니다. 자신이 받으면 미안하다고.
도무지 주인공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엄연히 처음에 교통사고로 인해 청와대 경호실에 취직했다가 취업증서를 못받은 상태라 국가에서 버림받고 사고낸 범죄자도 제대로 처리 못해 전신불구상태로 있다가 간신히 내공을 통해 회복한 주인공입니다. 고아로서 사회의 냉대를 받고, 돈이 없어 막노동을 해가며 삶을 살며 키워준 고아원 원장에게 꼬박꼬박 생활비를 제외하고 모두 송금합니다. 그런 주인공이 돈에 대한 탐욕이 없고,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도 없고, 자신이 가져도 되는 눈먼 돈은 외면하고, 정당한 수익이 있으면 기부가 우선일 수가 있을까요? 주인공만이 아니라 그 주변인물도요.
너무 인간의 욕망을 우습게 보고 성인이라도 할 수 없는 그런 순수한 주인공이라니 정말 몰입되기 힘들더군요. 글은 잘쓰시는 것 같은데 무한정 순수한 주인공은 왠지 현실성이 없어보입니다.
Commen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