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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의 조각(가제)

작성자
Lv.78 대추토마토
작성
17.03.20 16:06
조회
800

제목 : 환영의 조각(가제)

작가 : G렁이

출판사 :




나는 라이트노벨을 극단적인 가벼움을 추구하는 스낵컬처라고 본다. 어쩌면 장르보다 더한. 그래서 그에 맞는 시선으로 바라보려한다. 일본발 라이트노벨에서만 가능할 캐릭터같은 것은 다루지 않겠다.



이 소설의 첫화는 너무 길다. 그래서 일단 피곤하고, 다음 글을 누르기에 망설여진다.


혹자는 소설에 프롤로그는 필요없다 하겠지만, 그것은 잘 못쓴 서장일 경우에만 그렇다. 반대로, 서장없이 시작하는 소설의 첫 문단에 결점이 보인다면, 이는 망친 프롤로그와 같다.


서술에서 한국인의 성과 이름은 띄워서 표기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첫 문단부터 틀린다.

공항에 드나드는 사람을 밀물과 썰물에 비교한다. 웃음이 난다.

밀물과 썰물은 지구의 자전과 달의 공전주기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하루 두차례에 불과하다. 그런데, 공항에 사람이 한번 쑥 빠지고 이내 쑥 몰려드는가? 아니함만 못한 비유였다.

그리고 나면 ‘한유훈’이라는 인물의 시선으로 군중을 관찰하는데,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남자’ 라던가, ‘웃으며 지나가는 가족들’ 이라고 썼는데, 둘 모두에서 ‘들’은 빼야 옳다.


불과 한문단에서의 문제점이다.


소설의 처음은 얼굴이자 첫 인상이다. 어떠한 스토리텔링보다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일단 읽어야 어떤 이야기인지 알 것 아니겠나.



그 다음 등장하는 세명의 요원은 주인공을 이렇게 부른다.

미스터 한 유훈.


미스터 한 이라는 말은 한국어로 한씨! 와 똑같다. ~씨 라는 말을 잘못 이해한다면 막노동 판에서의 ‘이름을 기억 할 필요조차도 없는 객체를 부를 때’ 쓰는 말 등으로 이해 할 수 있고, 이는 옳지 못하지만, 누구누구씨. 라는 용도로 본래 존칭이다.

미스터 한, 미스터 유훈, 한유훈씨 등이 옳은 표기이지, 세상천지 어느 누구가 미스터 한 유훈 따위로 사람을 부른단 말인가. 이것은 그냥 사람을 부를 때, 미스터를 붙이면 멋있어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의 연장선에서 나온 ‘그냥’이라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다음은 그 다음에 서술된 문장을 가져와 보겠다.


막, 유훈이 공항의 문을 나가는 찰나, 남자 둘은 유훈을 잡은 듯 했으나, 그들이 쥔 것은 외국인 손을풀며 다가왔다. 유훈은 그들을 보다가 이내 고갤 돌렸다. 그리고 그 둘은 유훈을 본 마지막 모습을 떠올렸다.….


주인공은 분명 도망치는 중. 남자 셋은 주인공을 잡았다 생각했으나 손에 잡힌것은 다른 사람이었다. 주인공은 그 모습을 지켜보고있다가 고개를 돌린다.


유훈은 멈춰서 그들을 보다 이내 몸을돌려 걸어가건 사라지건 하는게 맞지 않을까.



요원 셋이 나오고, 이들은 주인공이 입국한것을 바로 알아채고 추적하는데 바로 다음문단에서는 공항근처 카페에서 왠 소녀를 만난단다.

웨이트리스는 손님의 입에물린 담배를 뺏으며 ‘어기시면 범칙금 10만원입니다만?’ 따위의 대사를 내뱉는다.


~랄까, ~정도 라는 단어의 사용이라던가, 일본번역투의 대사들은 그냥 넘기더라도 이 글은 너무 겉멋이 가득하다.


담배피는 남자가 멋있을까? 공공장소에서, 혹은 길을 걸으며 흡연하는것이.

만화나 영상물 등에서 이 캐릭터가 흡연하는것은 멋있다. 라고 시각적으로 보여주는것이 아닌이상 흡연과 멋, 진중함, 무게감 등은 일말의 연관성도 없다.

오히려 아무에게나 눈을 부라리고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시도하다 종업원에게 제지당하고, 사과하면서 담배를 다시 뺏어 집어넣고, 길을떠나며 담배를 피는 등의 담배이야기는 소설을 싸보이게 할 뿐이다.


이런 의미없는 장면에서 오류까지 발생한다면 첩첩산중이다.

‘순간 유훈의 인상이 험악했고’ 라던지.


이러고는 또 장면전환이다.


그리고 첫 문단부터 또 오류다.


‘도사들이 살고 있었던 부락이 단 시간 만에 괴멸되었다. 영문을 모른 채 죽어가던 도사들은 야차의 손에 죽어갔다. 이내 야차는 눈앞에 서 있는 붉은 머리칼의 나체의 남성을 보았다.’


도사들이 살고 있던 부락이 단시간에 괴멸되었다면, 그걸로 상황설명은 끝난것이다.

단시간은 짧은 시간을 뜻하며, 단시간만에는 틀린 사용이다.

도사들은 영문을 모른채 죽어가지만 야차의 손에 죽는것을 안다.

주체는 도사였는데 갑자기 야차로 변한다.


뭘 말하고자 하는지는 알겠는데 모든 문단이 이런식이면 곤란하다.


야차는 남성을 보았고, 말을 하는데 적랑이란 야차는 이런말을한다.

‘모습을 보면 야차인 모양인데, 왜 인간의 탈을 쓰고 나타났지?’

정장입은 남자의 모습이 야차인데 인간의 탈을 썼다면, 나는 어떤 모습을 상상해야하나.


현재시제를 종종 사용하는 것 또한 불편하다.


더는 문단을 뜯어보지 않겠다.


주인공은 시작부터 완성형을 보여주지만 숙명 운운하는 파멸을 대비하는 사람이라며 무게를 잡지만 언제나올 지 모르는 시간이다.

갑자기 열일곱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시작하는데, 미래시점에 힘을 너무 준 것인지, 현재시점과 왕복을 할 것인지, 어디부터 시점의 변환이 이뤄지는것인지 도통 구분하기 힘들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지 도무지 알기 힘들다.



일본발 라노벨이나 애니를 즐긴 적 없는, 최근 삼년내 읽은 유일한 라노벨이 오버로드인 나로써는 그저 이런 냄새가 일본풍이구나. 라는 정도만 알 뿐, 그렇기 때문에 어디까지 이해하고 용납해야 되는지는 잘 모른다.


이 소설이 출간된다면 난 서점에서 몇장 넘겨보고 꽂아 둘 것이다.


야차와 두억시니 그리고 라노벨 이 세가지의 키워드를 놓고 생각하면 짐작할 수 있는 이야기를 환영의조각에선 하고 있다. 문제는, 그럼에도 이야기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


만화처럼 연상되는 글을 쓰고자 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하려면 묘사에 더욱 신경써야 할 것 같다. 다섯편을 보는데 열번쯤 몰입이 깨지고, 몰입하는것 조차 쉽지가 않다.


개인적인 의견을 하나 말하자면, 작가는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 닮고싶은 글을 처음부터 문장 하나하나를 뜯어보며 정독하길 바란다. 지금 가진 문제는 이런 말 몇마디로 찾고 교정하기엔 벅차보인다.



가장 하고픈 말은 이것 하나다.



아무리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읽고 읽혀져야 그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내게 이 글이 외면받는 이유를 묻는다면 그것은 장르의 탓이 아니다.


피곤해서 읽기 싫은것이다.


Comment ' 1

  • 작성자
    Lv.6 G렁이
    작성일
    17.04.09 17:06
    No. 1

    일단 감사의 말을 올립니다. 제가 비평란에 올리고서, 3월 이후로는 이 사이트에 거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비평란에도 들어가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처음 제가 이 글을 봤다는 말이죠.
    제가 문피아에 환영의 조각을 올리고서, 지인들에게 보여준 적이 여럿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두 평가는 비슷했죠. 지루하다, 읽기 힘들다. 그 말이 맞는 거 같습니다.
    대추토마토님의 비평은 꽤나 날카롭고, 그리고 뼈아픕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제가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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