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표현이야 어찌되었든 간에, 내용에는 공감이 갑니다. 김정률 작가님은 가려운 곳을 잘 긁어주고 엉뚱한 곳을 긁지 않는 분이죠. 우려먹는다 뻔하다 다들 그러지만, 그래도 트루베니아 연대기 즐겁게 읽었습니다.
다수 독자의 취향을 잘 맞춘다, 는 의미에서의 양산형판타지 소설가로는 김정률 작가님이 꽤 발군의 실력이라 할 수 있겠죠. 저는 입맛이 그럭저럭 까다로운데도 잘 먹여주시니까. 전 이런 분 좋더군요.
음식으로 치면 싸구려 패스트푸드도 아니고, 프랑스 코스 요리도 아닌, 그 사이에 있는 아웃백이나 TGIF 정도. 전 TGIF 립을 굉장히 좋아하죠.
딱히 칭찬이랄 거 까지야. 그냥 사실을 말한 건데. 아 그리고 판매율 급감은 전의 김정률 작가 작품 판매량에 비해 얼마 전 하프 블러드도 그렇고, 트루베니아 연대기 나간 거도 그렇고. 상당히 떨어졌다는 얘깁니다. 용어 선택이 부적절한 측면이 있긴 하네요. 시장 규모가 커졌다는 건 제가 잘못 안 건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김정률 작가 작품 정말 재밌긴 재밌어요. 뭐랄까 딱 미국 2,30년대 펄프 픽션급이랄까. 곧 다가올 하이 퀄리티 시대를 위한 튼튼한 대들보죠. 그렇다고 로우 퀄리티라는 건 아니니까 삐탁선 타진 마시고, 김정률 작가는 사실 제 우상이신데, 전략적으로 글을 쓰시기 때문. 어차피 대중 문학이야 말 그대로 대중이 외면하면 비참해지는 건데 김정률 스토리는 딱 주요 타켓을 확실하게 감지해 놓고 원하는 걸 뽑아내시잖아요. ~_~ 작가 지망생으로서 존경.
비참한 주인공 -> 극복 의지 -> 고난 -> 극복 -> 절체절명의 위기 -> 성장 -> 극복 -> 점진적 활약 -> 대활약 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뭐 요즘은 유비무환의 주인공들이 제법 많아져서 탄탄히 성장한 후, 차근차근 올라가는 경우도 다수 존재한답니다.
아무튼 중요한 건, 이러한 사이클이 아니라 그 속의 ‘힘’이죠. 포스라고 해야 하려나? 결론은 글쟁이가 얼마나 그 부분들을 맛깔스럽게 꾸미느냐에 달린 것이죠.
특히 정구님이나 박찬규님, 설봉님의 사이클 전개는 정말 숨막힙니다. 그중에서도 정구님이나 박찬규님은 약간 비슷한 면모가 있는데.. ‘엘란’의 엘란과 ‘혈왕’의 고자는 정말 고생도 그런 고생이 없다 싶을 정도죠. 좀 나아질만 하면, 포악하게 뒤흔들어대니.
그런 면에서 보자면, 김정률님의 작품들은 그런 부분이 좀 약합니다. 제가 읽지 않은 소드엠퍼러는 논외로 치고, 다크메이지를 제외한 나머지 세 개의 글은 확실히 그런 부분이 부족해요. 뭔가 긴장감이 결여된달까.
(더해서 정구님이나 박찬규님의 신승과 태극검제 또한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이 결여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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