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감상글이 아닌가 싶은데, 작가님에 대한 비평이라고 생각하고 덧글 남깁니다.
일명 믿고보는 작가 취룡님이군요.
[재밌는데 재미없다. ] 이것만큼 취룡님에 대한 평가로 적절한 평가는 없다고 봅니다.
글 자체는 굉장히 잘 쓰는 작가지요.
누군가 취룡님의 소설로, 개연성이나 문체, 문장력, 캐릭터개성 등등 이런걸로 깐다면
모두 반박이 가능할 만큼 굉장히 잘쓰는 작가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분의 문제점은 한가지.
자꾸 예상을 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예상이 딱 맞게 쓰시죠.
아마도 이것이 '안정감있는 전개' 라고 철썩같이 믿고 계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예상이 틀어지면 독자의 호불호가 갈릴듯해서 일부러 그렇게 쓰시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놓고 뻔한 것은 아니지만 예측을 하자면 충분히 예측이 가능하게 쓰죠.
이게 사건에 대한 예측 뿐만 아니라 결말까지 예측하게 만듭니다.
그게 맞건 안맞건, 틀림없을 것이라 여기게 만들죠.
'이건 이렇지 않을까?' 와 '분명히 이럴거야!' 는 차이가 있으니까요.
취룡님은 초중반 독자가 '이건 이렇지 않을까?' 라고 예상하는 글을 쓰시는데 이게 점점 커져서 중반이 지나면 '분명히 이럴거야!' 라고 여기게 만들죠. 그게 맞던 틀리던, 계속 확신하는 상태로 가죠.
그래서 재밌지만 재미없는 모순적인 일이 일어난다고 봅니다.
예측이 틀리면 '캬! 이럴 수도 있구나!' 라고 가야 하는데 '음? 틀렸네? 하지만 다음번엔 분명히 이럴거야!' 라는 상태가 지속되니까요. 악순환이라고 할까요.
이게 취룡님이 몰라서 벌어지는 일은 아닌 것 같고, 아마도 독자의 호불호는 어찌되었건 마이너스. 떨어져 나가는 거니까. 최대한 안전빵으로 쓰고 계신게 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취룡님에 대해서 '도박을 하지 않는 작가.' 라고 봅니다.
산에 칡을 캐러 가면 모를까, 산삼 캐로는 죽었다깨도 안갈 작가랄까요.
연애로 치면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사랑할 수는 없는 사람.' 쯤이 되겠죠.
아주아주 좋아해서 사랑하고 싶은데, 사랑까진 가지 않는 사람. 그래서 더 애타면서 짜증도 나고, 그렇다고 미워하기는 싫은 사람. 그 쯤에 취룡님이 있는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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