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무식하면 멍청해 보이기도 하지요.
흔한 무협에서 문자는 어떻게 배웠는지 궁금할 정도의 미비한 교육시스템속에 살아가는 그들이기에 무식해도 멍청해도 어느정도 개연성은 있다고 봅니다. 현대 처럼 의무교육이 있는것도 아니고 안정되고 부유한 가정이 아니면 일자무식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대니까요. 전 솔직히 무협에서 어떤 인물이 아무런 배경도 없고 제대로 된 훈육도 없이 독학만으로 선천적인 명석함뿐인데 모든걸 통달하고 천재적인 면모를 발하는 경우가 더 이해가 안 가더군요.
아무리 보석의 원석이라도 다듬지 않으면 길가의 돌맹이와 다를바 없을것 같은데 말입니다.
회귀시스템으로 인해서 고수에게 계속 죽어가며 반복되는 삶 속에서 주인공은 지쳐버려서 주변 인물들이 죽어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상관의 희생과 조언을 통해서 비록 반복되는 삶 속에서도 지치지 말고 주변사람들의 희생을 기억하면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자 다집합니다. 이 부분은 묘사가 서툴지는 모르겠지만 개연성이 뭉게지는 대목은 아닙니다. 오히려 소설 진행 속에서는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은 전생을 반복하면서 얻은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육체가 붕괴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더 강한 힘을 얻으라고 계속 일부러 죽음을 반복하면서 강해지길 바란다는 것은 어이없는 생각입니다. 주인공은 지금 시간이 없습니다.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이지요. 그런 상황에서 자신과 동료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주체들에게 만족할만한 복수를 해야합니다. 이성적으로 보자면 전생반복을 통해서 강해져야 하겠지만 얼마나 강해져야 할지 감도 안 잡히고 자신의 몸이 버텨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어떻게든 꾸역꾸역 앞으로 나가지요.
회귀시스템을 정말 잘 활용하길 바란다면 주변인물들을 마치 NPC처럼 생각하면서 퀘스트 깨는 식으로 게임을 해야 합니다. 탈혼경인의 주인공은 천년검로를 깨닫고자 하는 무도인이라서 차근차근 한 단계를 밟아가며 즐거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윤환전생의 주인공은 다릅니다. 무도를 깨닫기 위해서 살아가는게 아닌 억울한 일에 휘말려서 어쩔 줄 모르는 군인에 가깝습니다. 사실 당장 죽어도 주인공은 만족할 지도 모릅니다. 다만 자신의 어깨에 다른 동료들의 죽음과 이를 보상받아야 하는 책임을 짊어지고 있기에 살아가는거지요. 그런 사람에게 죽음을 반복하면서 주변 동료들의 죽음을 무시하고 강해져라고 하는 것은 잔혹한 짓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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