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소설로서의 재미에 충실하지는 못한 소설이죠..그리고 또 하나 단점을 적자면 굳이 역사가 바뀌는데도 계속 원래의 위인이 똑같은 포지션으로 등장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나비효과같은걸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역사가 바뀌면 세도가도 바뀔것이고, 하다못해 족보, 혼인관계등이 바뀔건 자명한데, 세훈의 당대에야 그럭저럭 넘어가더라도 수백년이 지난후에도 이순신이 나오고, 정조가 나오고, 성향이 비슷하고 하는짓이 비슷하면 독자로서는 좀 짜증이 납니다.
물론 대체역사이니만큼 모르는 인물만 계속 나오는것보단 아는인물이 나오는게 재미있겠고, 작가가 이정도 생각을 못할리는 없으니 그냥 작가가 알면서 희생한 부분이라고 보긴 하는데, 그냥 어쩌다가 나오는것도 아니고 당대의 유명인은 황가와 심왕가를 제외하면 거의다 원래 실존인물이라는게 별로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었죠
초반에 주인공이 해먹었다고 하셨지만 따져보면 주인공의 스펙에 비해 주인공은 한게 없습니다. 재상에 오르기까지 사회,과학,정치분야에서 이것저것 많이 챙겼지만 한계가 있었지요. 개인적으로 제주에서 총만들어다가 조선을 점령하는 시나리오에 대해선 좀 무리수가 아니었나 생각을 해보면 일견 동의되는 부분도 있긴합니다만 그래도 최소한의 납득가능한 선에선 리미트를 쳤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대체역사물에 비하자면 말할 것도 없죠. 주인공이 살아있는 시대에 민주주의 구현하는 걸 아주 당연하게 여기는 대체역사물들이 차고 넘치니까요. 역시 상대적인 비교일 뿐이고... 22세기의 주인공이란 설정부터 판타지니 판타지가 맞긴합니다만 주인공 사후의 역사흐름을 보면 대체역사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지요.
초반의 충격적인 전개에 비해서는 '대한제국'이라는 결과물 자체가 시원찮기는 합니다. 조선에서도 명군이라 할만한 태종 이방원을 밀어내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민족 역사상 최고의 성군 세종대왕 이도까지 왕이 못되게 막아버렸는데 그럭저럭 큐슈를 먹고 요동을 먹고 연해주를 먹었지만 본토랑 거의 따로 놀고(따로 노는게 문제가 아니라 차별 및 느슨한 연결) 신분제 등 사회적 모순은 제도적으로는 철폐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온존하고 제도적으로는 관직 등용에 있어서는 고려시대 문벌귀족 시기를 연상하게 할만큼 명문가에서 독점하고 양인개병제를 채택하는데 이게 실제 역사처럼 개판이 되어버리고 주인공의 후손들이 요동에서 나라를 세우는데 이 나라가 제국 본토의 경쟁자가 되어가고 신대륙에서 서구의 침략자들과 마찬가지로 흑인 노예 부려가면서 엔코미엔다 체제를 유지하고 요동국은 중국을 일부 침략해서 일제가 구한말 조선에서 그런 것처럼 (방곡령도 등장) 경제적인 수탈과 주둔군의 횡포를 보여주고... 그래서 읽다보니 드는 의문은 과연 세종대왕이 왕이 되는걸 막을만큼 가치있는 나라인가 저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제 답은 아니다에 가까웠습니다
차라리 주인공이 현대인이 아니었다면 별 불만없이 읽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세계의 역사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 뻔히 알고 있는 미래의 인물이 그런 걱정을 거의 안하고 대비를 안하는 것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최소한 자기 후손들의 나라가 제국주의 국가가 되지 않기를 혹은 강대국이 되었을 때 저지를 수 있는 잘못을 최소화하도록 뭔가 노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닌지. 그런데 저 소설 속에서는 교전수칙 비슷한거 딱 하나 제시합니다만 거의 의미가 없는 정도의 노력이지요. 덕분에 신대륙에서도 실제 역사와 거의 비슷하게 인세의 지옥이 재현되고(아즈텍이나 잉카왕국이 살아남았지만 원주민들 고통받는건 별 차이없고 아프리카에서 흑인 노예들 데려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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