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Trequartista
작가 : Airpenny
출판사 :
난 비평글을 쓰기위해 세번정도 연재분을 읽는다. 메모장을 열고 단점을 체크하며 한 번, 그다음 빠르게 한 번, 다시 세세하게 놓친것 없나 보며 한 번. 비평요청글을 보고 대상글을 보는 일은 생각보다 소설에 집중하기 힘들게 한다.
이 글은 처음 연재분을 읽을 때, 메모장을 잠시 닫았다. 생각해보면, 이유는 두가지인 것 같다.
하나는, 별 내용이 없다. 여러가지가 있긴 한데, 딱히 관심가고 집중적으로 다뤄지는 그 무엇인가가 없다. 양은 많은데 대부분이 잡다한 것 투성이라 문단을 넘기는 경우도 많아 시간이 적게 걸렸고, 다음편으로 넘기기 편해서 그런 듯 했다.
또 다른 하나는, 편했다. 무리없이 읽힌다는것은 상당한 장점이다. 서술은 일관성 있고, 그렇기에 금방 적응된다. 취향을 타는 방식과 1인칭은 호불호가 선명하겠지만, 빠른 연재주기와 함께한다면 플러스효과를 기대할 만 하다.
프롤로그부터 보자.
남들은 삶에 치열하게 도전할 때, 나 역시 위대한 이가 되리라 막연하게 상상해왔다.
절반의 노력만을 기울인 채.
남들이 삶에 치열하게 도전할 때, 난 위대한 사람이 되리라 막연하게 상상했었다.
절반의 노력만을 기울인 채.
-은 과 -이 는 용도가 다르다. 그리고 문맥상 원문은 이상하지 않은가? 남들이 치열하게 삶을 살고 도전할때 화자는 놀거 다 놀고 반만 노력하면서 잘될거라 상상하는게 ‘역시’ 라는 부사를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 소설도 프롤로그가 감점요소가 있는것이다.
다만 현실에 아쉬움이 있을 뿐. 나도 어른이 되어갔다.
다만 현실에 아쉬움이 있었을 뿐. 나도 어른이 되어갔다.
현실은 과거에 존재했던 시간, 그 당시를 지칭한다. 그렇다면 이는 과거시제이고, 있을 뿐. 이라고 서술하는것은 틀렸다. 시제의 변화가 한 문장에서 두번씩 일어나는것은 좋은일이 아니다.
나는 다시 한번의 기회를 얻는다.
위 문장은 좀 애매하다. 현재시제가 소설에서 사용되는것은 개인적으로 매우 싫어한다. 애시당초 소설은 있었거나 있을법한 과거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들려주는 것. 현재시제가 적합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 사용엔 명확한 목적이 있어야하고, 그렇지않다면 무지에서 나온 실수이거나 작가가 그냥 그렇게 하고싶어서 할 뿐인 의미없는것이기에 당연한 감점요소이다.
위 문장에 한해서는, 프롤로그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화자가 얻을 또 한번의 기회를 강조하려는 문장으로도 이해될 수 있기에 애매하다고 말했지만, 얻었다. 라고 표기하는것이 옳고, 그것으로인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달라지지 않는다.
1화는 볼 필요가 없다.
그래, 이것은 작가가 그 비슷한 직종에 종사했거나, 잘 아는것이라 넣은거겠지. 딱 그정도의 의미일 뿐이고, 소설과 연관될 이야기는 없다. 차라리 연재분 중간에 두어줄 삽입하는 -과거에 이렇게 살았고- 정도일 뿐.
2화는 화자의 설정을 담당하는 사실상의 프롤로그다. 이 화를 보게되면, 앞으로 이 글이 어떻게 서술될지 짐작할 수 있다.
3화부터는 추억을 판다. 작가의 연령대는 화자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많은 정도일거라 본다. 이 말은, 그 나이또래를 회상하는 사람에겐 공감대형성을 통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그저 많은 텍스트에 불과할 것이다. 이는 선택의 문제이니 여기까지 하자.
이후로도 매 화 따로 이야기 할 것들은 좀 애매하다.
1인칭이고, 감성에 더 집중한듯 한 서술은 호불호가 있기 때문.
다만 가장 큰 단점은 순간을 묘사함에있어 대명사로 그 묘사를 대신하는 것.
축구선수의 이름, 혹은 기술명만으로 표현하려 하는 것.
이는 역량부족을 의심케하고, 그 대명사를 알지 못하는 독자에겐 짜증, 궁금증, 혹은 흘려넘기게 만든다.
적응-02 에서는 대체 중학교 축구에서 무슨짓을하면 주인없는공을 따라가다 같은팀 둘이 하나는 발목이 역방향으로 꺾이고, 한명은 뇌진탕을 당하는것인가 의문이 들고, 중학 체육대회 축구리그라는것은 얼마나 길기에 그 부상자들이 복귀해서 호성적을 내는것일까 또 궁금하게 한다.
작가는 ‘게임설정’이라는 치트키를 적절하게 잘 썼다. 치트로 인한 개연성도 잘 만든 편이고. 스포츠물 특유의 선수이름나열은 어쩔 수 없는 단점이겠지만.
이 글은 매우 잘 썼다고 평가하거나 추천할만하진 않다.
하지만 읽을만한 글이고, 읽어볼 만 했다. 이는 취향의 문제다.
부정기적 연재이고, 아마추어의 글이며, 군살이 많다.
하지만 B급감성도 충분히 그 수요와 필요가 있듯 이 글 또한 그러한 측면에서 매력은 가지고 있다.
스토리는 이제 갓 출발한 정도에 불과하고, 문장단위의 오류는 크지 않으며, 다소 과하게 느껴질 법한 설명은 서술방법의 특이점이라 봐도 무방하니 그저 이대로 쭉 쓰면 될 듯 하다.
작가의 색깔은 분명 지금의 주류는 아니다. 그렇지만 난 개인적으로 바꿀 필요는 없다고 본다.
엄청난 호응을 얻을 순 없지만, 어떠한 이야기를 하느냐에 따라 기대하는 독자는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테니.
연재화수로 1~4화의 정리, 적응파트의 개연성검토 혹은 설명.
그 이후는 역량의 문제라고 본다.
이 글도 따지고보면, 아직 시작하는 단계의 글이다. 적어도 세권분량정도는 읽어봐야 평 다운 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소개글과 제목은 뭐라 할 말이 없다. 작가의 자기만족인듯 하니.
Commen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