序 (Prologue)
내 이름은 강일문(姜日文)이다.
나이는 27세. 국적은 대한민국. 뭐 이정도로만 해두자. 딱히 내세울 것도 없고 지금 하고자 하는 얘기와는 별 상관도 없는 것이다.
2008년 8월 1일. 그리니치 표준시(GMT) 9시 45분에 시작됐다.
캐나다 북부에서 시작된 그것은 그린란드를 거쳐 시베리아 서부를 지나 몽골로 다가왔다. 1시간 후 내가 서있던 곳은 시베리아남부 중국 북서부 몽골 신장지구 위구르였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알타이산맥의 끝자락 까툰강 유역의 째말이라는 계곡이다. 우랄알타이어 계통의 모든 인류의 고향. 아직도 우리 조선시대의 고어(古語)를 서툴게 사용하는 카레이스키의 마을, 그리고 그 알타이 공화국에서 나는 죽었다.
“나는 항상 궁금했어!”
“...................”
“칼이란 놈 말이야...이렇게 쥐고 있을 때가 칼일까...아니면 이렇게...”
“푹!”
“끄으윽...”
“살 속을 파고들었을 때가 칼일까?”
“..........”
“같은 이름이지만 그게 궁금했어!”
목을 타고 올라오는 썩은 냄새, 내 오장육부는 역겨운 냄새를 풍긴다. 고통보다 참기 힘든 구역질이 올라온다.
“좋은 동료는 누구나 필요하지! 그런 면에서 나는 자네를 보고 싶을거야!”
마지막이다. 지금껏 잃을게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이제 이 엿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모르고 있어! 자 지금 보여줄께!”
여인의 음성, 그녀가 무엇인가를 내밀었던 것 같다.
“세상에~ 예쁘다!”
내가 그걸 보고 웃었나? 희미하지만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 의식이 희미해진다. 후후...정말 이 엿 같은 세상과 이별하는 것이다.
“날보고 싶어 할 거라는 것 알아!”
“제게는 당신이 보여요!”
“나한테 생각 있어?”
“그 사람은 항상 노력했어요! 아주 질리도록... 맨 날 싸우기는 해도 그는 내 전부예요!”
“하지마! 말 하지마!”
사내의 목소리와 여인의 목소리가 뒤범벅되어 울린다. 내 인생의 마지막 기억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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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선을 연재하는 소유생입니다.
현대의 주인공이 우주의 기현상으로 과거에 떨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진부한 소재이지만 재미있게 보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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