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푸른봉황
작성
09.11.22 19:18
조회
1,889

영화 타이타닉 보셨죠?

타이타닉 어떻게 감상하셨습니까?

보통 사람들은 타이타닉을 보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루저녀의 시각에선 인생패배자(단칸방 라면맨)한테 훅빠진 골빈 찐다녀의 멍청한 애정행각을 미화한 이야기로 보였겠죠.

루저코드에 대한 폭풍같은 관심은 키가 그 매개가 되었지만

제게는 정신적인것을 소중히 하는 마음과

물질적인것이 지배하는 세상의 일종의 대리전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전 현실에서 정신적가치와 물질적가치 어느게 더 소중한지 논하기엔 부족하지만

실제로 그런 상황이 오고 제가 물질적가치가 더 소중하다고 말할 경우가 있더라도

정신적가치가 그렇게 하찮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아래는

[미술관 아르쿠스]

남청 편의 플롤로그 입니다.

전작 카페스틱스에 비해서

거의 모든 부분이 못해진것듯 느껴지지만

오히려 더 크게 외치는듯한 작가님의 글을 기묘한 느낌으로 바라봅니다.

마음에 흔드는 무언가가 있다면 가서 읽어보시는것도 괜찮을듯합니다.

옛날, 어느 옛날. 이 넓디넓은 세상 한 귀퉁이에 작은 나라 하나가 있었습니다.

그 나라는 스스로를 ‘지혜로운 자’라고 부르는 이들과 지혜로운 자들에 의해 ‘우둔한 자’들로 불리 우는 존재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지혜로운 자들은 소수였지만 자신들은 아주 뛰어난 지혜를 가졌기에 다수의 우둔한 자들을 다스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우둔한 자들에게 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은 바로 자신들이며, 우둔한 자들은 자신들의 발아래 엎드려야 풍족하게 살아 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둔한 자들은 너무나 순박했기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지혜로운 자들의 그대로 발아래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지혜로운 자들은 그런 우둔한 자들을 비웃으며 모든 것을 자신들의 기호에 따라 바꾸어 나갔습니다. 정치는 오직 지혜로운 자들 사이에서 행해졌으며, 경제는 오직 지혜로운 자들의 손에서 요동쳤고, 사회는 오직 지혜로운 자들의 생각에 따라 움직였고, 문화는 오직 지혜로운 자들이 좋아하는 것만이 허락 되었습니다. 그 작고 작은 나라에 모든 것은 오직 지혜로운 자들의 것이었고 우둔한 자들은 그런 지혜로운 자들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살아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우둔한 자들 사이에서 이름 모를 바보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그 바보는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바보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바보는 계산도 잘했고 글씨도 잘 썼으며 행동이나 움직임도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었습니다. 바보는 일반인과 전혀 다를 것 없는 지능을 가지고 있었고 길을 지나다가 마주쳐도 전혀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평범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를 바보라고 불렀습니다.

왜냐하면 그 바보는 지혜로운 자들이 잘못하고 있다고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혜로운 자들이 조금도 일하지 않고 일생을 편안하게 살아가는 것도, 지혜로운 자들이 의무란 의무는 모두 피하면서 모든 특권이란 특권은 챙기는 것도, 지혜로운 자들이 법을 어기고 우둔한 자들을 괴롭히는 것도, 지혜로운 자들이 스스로를 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지혜로운 자들과 우둔한 자들은 서로 다른 존재라고 하는 것도.

모두 잘못된 것이라고, 바보는 항상 말했습니다.

우습지 않습니까?

고작 우둔한 자들 사이의 바보인 주제에 감히 지혜로운 자들의 행동이 잘못됬다고 말하다니.

우둔한 자들은 그런 바보를 보면서 항상 킥킥 거리며 웃곤 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 좀 그만 하라고 진지한 충고를 건내기도 했죠. 그럴 때마다 바보는 울상을 지으며 푸념하곤 했습니다.

어째서 모두들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치려 하지 않는 걸까.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친다면 불가능한 것은 없는데.

어째서 불가능한 일이라고 미리 단념 해버리는 걸까.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면 정말 달라지는 것은 없는데.

그런데 어느 날, 바보가 우둔한 자들의 길거리 한복판에서 교수형에 처해졌습니다.

죄목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감히 지혜로운 자들의 잘못을 지적한 죄.

지혜로운 자들은 바보의 시체를 보며 그를 비웃었고 우둔한 자들은 바보의 시체를 보며 그건 아주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바보의 시체는 본보기로 한참동안이나 길거리 한복판에 걸려 있었습니다. 우둔한 자들은 쉼 없이 그 길거리를 지나치며 바보의 시체를 올려다보았습니다. 바보의 시체는 살이란 살은 몽땅 썩어 이제는 앙상한 해골 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우둔한 자들은 쉽게 바보의 시체에서 눈을 때지 못했습니다. 그를 바보라고 놀리며 돌을 던지던 아이들도 그러했고 그를 모욕하던 청년도 그러했으며 그에게 더러운 물을 흩뿌린 어느 아낙도 물론 그러했고 그에게 지팡이를 휘두른 노인도 그러했습니다. 점점 바보의 시체가 걸린 길거리에는 바보의 시체에서 쉽사리 눈을 때지 못한 우둔한 자들로 가득차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밤, 우둔한 자들이 횃불을 들고 바보가 처형되어 매달려 있는 길거리에 모여들었습니다. 그들이 하려고 하는 일은 간단했습니다. 길거리 한 복판에 처량하게 매달린 바보의 시체를 내려, 그를 땅 속에서 편히 쉬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 외에는 그 어떤 생각도 없었죠.

하지만 지혜로운 자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그들은 자신들 휘하의 군대를 몽땅 끌고 와서 그 길거리를 빙 둘러 쌌습니다. 그리고 아주 위엄서린 목소리로 범죄자로서 처형된 바보의 시체를 이곳에 매달아 놓은 것은 아주 정당한 행위이며 만약 그 시체에 조금이라도 손을 댔다간 그 누구라도 똑같은 짓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우둔한 자들은 모두 어이가 없었습니다.

자신들이 하려는 것은 그저 가련한 영혼 하나를 편히 쉬게 하려는 것인데

이런 엄청난 양의 군대를 끌고 온 것도 모자라 자신들을 이런 식으로 위협하다니.

그 때, 몰려 있던 우둔한 이들의 무리 사이에서 작은 조약돌 하나가 솟구쳐 올랐습니다.

환몽의나비 님은 개인적으로 매우 아꼇던 분입니다.

만약 끝까지 읽고 마음에 드신다면

무지개가 걷히고나서 둥지를 허물고 떠날 저를 대신해서

많이 아껴주시길 바랍니다.

환몽의나비님의 글이 언젠간 이상과 현실의 사이를 자유로이 오가길 바라며.


Comment ' 6

  • 작성자
    Lv.58 라우비스
    작성일
    09.11.22 19:28
    No. 1

    오우....추천글을 선작하고 싶은 경우는 처음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토끼궤인
    작성일
    09.11.22 19:28
    No. 2

    루저가 깔창끼려는 것뿐인데 왜 위너들은 루저들을 비웃는 것인가...!
    그냥 이게 생각났어요 -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진가브리엘
    작성일
    09.11.22 20:25
    No. 3

    타이타닉... 저는 금세기 최고의 '불륜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봐도 멀쩡한 결혼을 눈 앞에 둔 처녀를 꼬신 나쁜놈(그것도 능력없는 무명 화가)...의 이야기라는 생각밖엔 떠오르지 않더군요.

    그나저나 저도 라우비스 님의 말에 동감.
    보니까 반드시 읽어보고 싶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1 노르데나우
    작성일
    09.11.22 21:04
    No. 4

    ...무려 불륜 ㅋㅋㅋㅋㅋ 대박이네요. 하긴 자신들이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이 떠오르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매담
    작성일
    09.11.22 21:29
    No. 5

    <a href=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617
    target=_blank>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617
    </a>

    미술관 아르쿠스

    포탈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erty
    작성일
    09.11.25 17:52
    No. 6

    포탈타고 가서 읽다가 다시와서 추천강화!!
    톨스토이 작품을 떠오르게 하는 좋은 이야기네요ㅋ
    추천글부터 남다른 미술관 아르쿠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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