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가겠다고 연두는 말했지만 기다릴 수 없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아서...그래서 다시 학원으로 뛰었다.
꽤 멀었다. 다음에 뛸 땐 일단 전화부터 하고 뛰어야겠다고 후회할 때쯤 학원에 도착했다. 연두는 못마땅한 표정과 황당한 표정이 반쯤 섞인 눈으로 나를 보았다.
"무슨 일이야?"
"저번에 말했었지, 내가 왜 하루에 두 시간은 너와 연락이 안 되는지 말해주겠다고. 오사카 인형을 왜 줬는지를 말해준 날처럼 그 이유도 설명할 날이 언젠간 올 거라고. 오늘이 그 날이야."
라고 조리 있게 말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뛰어서 숨이 찬데다가 감정도 격양돼있어서 횡설수설을 하고 말았다.
"저번에...말하려고 했는데...오사카 인형을...그때 줬는데...내가...연락을 못하는데...핸드폰으로...두 시간을...왜...그러는지...말해주겠다고....연두야...오늘...내 말이..."
뭘 말하려고 하는지를 이해한 연두도 참 용했다. 역시 연두의 눈치는 동급 최강이다.
"너 나 믿을 수 있어?" 나는 말했다. "나 믿을 수 있어? 내가 무슨 미친 짓거리를 해도 믿을 수 있어? 내가 미친 말을 해도 믿을 수 있어? 그냥 내가 미친 놈일 수도 있잖아. 그래도 믿을 수 있어?"
그 말을 하는 내가 아마 미친놈처럼 보였을 것이다. 연두는 대답했다.
"믿어. 너는 나한테 한번도 거짓말 한 적 없어."
사실 거짓말은 많이 했다. 큰 거짓말을 안 했을 뿐이지.
"그래서 믿어. 믿지 못한다고 의심한 적 한 번도 없어. 네가 말을 못했을 때도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 생각이 맞았었어. 그 이유가 믿을만하지 못한다고 해도 사실일 거라고 나는 믿어. 믿어. 믿는 것 이외에 다른 걸 생각해 본적 없어."
나는 연두의 손을 잡았다. 손은 차가웠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손이 차갑다고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을 잊지 마. 나를 평생 못 보게 돼도, 혹은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게 돼도 잊지 마. 지금 이 순간을..."
내가 사막에서 만난 건 연두의 유령이었다. 왜 유령이 연두였을까? 왜 사막의 유령은 연두로 모습을 바꿔 나타났을까? 내가 버리지 못할 무언가가 바로 연두였기 때문이 아닐까. 유령은 내가 내민 상자에 반지를 넣었다. 내가 연두에게 반지를 주고 싶었다는 걸 유령은 알았다. 그건 나도 알고 있으니까,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들은 알고 있었으니까.
나는 주머니의 반지를 연두에게 주었다.
"세상의 모든 마법을 너에게 줄게."
께속
작가: 콜린
소개:
Q. 콜린 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남자이고, 나이는 이제 서른이 됐어요. 직업은 없고 취미로 글을 쓰고 있어요. SF, 판타지, 로맨스 같은 장르문학의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에 ‘에비터젠의 유령’이라는 책을 한권 냈고 지금은 두 번째 책을 준비 중이에요. 영화를 좋아하고 몇 년 전부터는 독립영화에 빠져서 독립영화를 열심히 보고 있어요. 그리고 기타 잡다한 취미들을 가지고 있어요. 음악듣기, 커피 마시기, 다이어리에 낙서하기, 새벽 거리를 배회하기 등등.
Q. 영화는 콜린 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 비슷할 텐데 그냥 언젠가부터 영화가 좋았고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더 좋았어요. 영화를 보고 감동해서 웃고 울고 이전에 본 영화를 다시 생각해 보고 새로운 영화를 기다리고 하는 것이 다른 일보다 더 좋았어요. 어떤 때는 먹는 것보다 더 좋았어요. 그게 어떤 의미냐고 묻는다면, 그냥 좋아한다고 대답할 수밖에요.
Q. 특별히 좋아하는 배우와 감독이 있다면 좋아하는 이유와 함께 소개해주세요.
한국 감독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를 가장 좋아해요. 임권택 감독의 영화는 항상 재밌어요. 볼 수 있는 영화는 다 두세 번씩 봤어요. 그리고 김지운, 김대승, 정지우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고 이 감독의 개성을 좋아해요. 외국 감독은 너무 많은데... 요즘은 브라이언 싱어를 좋아해요. 그 사람 특유의 우아한 액션이 너무 좋아서. 그리고 영화가 쉬운 듯 하면서도 전혀 만만하지는 않은, 그런 놀라운 영화를 만드는 감독을 좋아해요. 흔히 우리 시대의 거장이라고 말하는 감독들이요, 클린트 이스트우드나 켄 로치 같은...
독립영화 감독으로는 김종관, 최진성, 윤성호, 곡사, 김동현 같은 독립영화계에서 유명한 감독님들은 다 좋아해요.
배우도 독립영화 배우를 좋아해요, 독립 영화 쪽에서는 유명한 양익준, 오정세, 임형국씨 같은 배우의 연기를 좋아해요. 이분들이 나오는 영화는 챙겨보려고 노력해요. 독립영화 배우가 아닌 배우로는 문근영! 보고 있으면 그냥 기분이 좋아요. 연기도 그렇고 이미지도 그렇고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여배우라고 생각합니다.
Q. 영화를 보시는 것 외에 여유 시간에는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시나요?
보통은 글을 쓰고요, 글을 쓰지 않을 때는 어떤 글을 쓸 것인가를 생각해요. 생각하는 것도 지치면, 갖고 있는 홈페이지와 이글루 블로그를 업데이트 하거나 다이어리에 낙서를 해요. 나름대로 바쁘게 지내보려 애쓰는데 직업이 백수라서 시간이 많다보니 그런 걸 다해도 시간이 많이 남더라고요. 그럴 땐... 그냥 자요.
Q. 10년 후에는 어떠한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어 려운 질문이네요... 한치 앞도 내다보지 않고 계획 없이 살아가는 하루살이 인생을 너무 오래 살아서... 10년 후에도 굶지 않으면서 글을 쓸 수 있다면 좋겠어요. 다른 소원은 없어요. 그것 이외에 다른 걸 원했던 적은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아요.
출처: 이글루스 피플
역시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계신 작가분입니다. 자매품으로는 "정크"가 있습니다. SF입니다. 웅장하고 다이나믹하면서도 잔잔하고 부드러운 스페이스 오페라!
작품명: 이웃집의마법사 (1부: 양말줍는소년)
장르: 판타지
작품소개: 1부 양말줍는소년은 이웃집의마법사의 카테고리에 들어있는 전반부의 내용입니다. 어느날 부모님의 이혼 통지를 받은 주인공은 부모님의 숨겨진 비밀과 환상의 나라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그곳에서 그는, 등대 소녀와 만나고, 말하는 동물들과 대화를 나누며, 마법을 보게 됩니다.
다함께 콜린님의 아름다운 환상의 나라로 여행을 떠나지 않으시겠습니까?
『세상의 모든 마법을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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