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뜨문뜨문 글 이야기...

작성자
Lv.60 정주(丁柱)
작성
15.12.11 09:44
조회
846
[담담한 수필 형식의 글입니다. 독백조라 반말처럼 보일 수 있으나 그렇지 아니함을 알려드립니다.]

예전에는 유료화는 커녕, 

‘내가 예전부터 준비하던 글이 있지.

‘ 하고 패기만 가지고 문피아에 글을 썼을 때가 있었다.

그때는 작가 지망생이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작가 지망생보다는 그저 사람들의 관심이 고팠던 것 같다.

글을 써서 올렸다.
고 3때 구상해둔 것이니, 약 10년가량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것인데 글의 준비는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아니, 첫날 조회수는 약 10? 11회? 그나마도 내가 클릭했던 것이 몇 번 중복되어 이루어진 숫자였다.
그 다음날 글을 올렸다.
조회수는 5인가 6인가가 기록되었다. 문피아는 글을 올리는 순간 작가 자신이 읽어서 무료에서 1의 조회수가 올라간다. 그때도 그랬다. 숫자는 4인가 5인가...
문제는 쪽수다. 지금와서 보니 4쪽밖에 되지 않았다.
그 뒤로 5쪽을 올렸다.
반응이 좋지 않았다. 그럼 10쪽 먹어.
4쪽, 4쪽...

그러다가 정담과 한담으로 눈을 돌렸다.
물론 그 전부터 기웃거리고 있었지만, 더 심각하게 기웃거리고 있었다.

댓글을 달았다.
공지사항을 봤다.
당시에는 신검이라 하여, 규정위반등에 대해 아주 엄격하던 시절이 있었다.
말도 조심스러웠고, 괜히 간접홍보는 아닐까 해서 걱정하고...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간접 홍보를 간접적으로 하려는 의도가 맞다. 가끔 난 이불을 찬다.
그러다 정담 한담을 넘어 서재와 방명록을 점령하기 시작했고, 점점 내 글에 대해서는 집중하지 않고 정담과 한담의 커뮤니티 활동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때가 암흑 오브더 암흑기. 요새는 가슴안에 흑염룡이 꿈틀거린다고 표현하는 그런 시기였다.
이때는 참... 지금 생각하면 뭣도 몰랐던 것 같았다.

나는 다른 작가의 글을 비평하는 곳에 들어갔었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글도 많이 봐야 한다.
연간 대여점에서 40만원 이상은 써주는, 그러니까 인생 통틀어 갓난아기 시절까지 합치면 그정도는 썼을 헤비 독자인 나로서는 아는 글들도 많이 보였고 나도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도 글을 자주 빌려다 보고는 했으니까.
그래서 참여를 했다.

비평글과 감상 글은 자주 지워졌다.
말이 비평과 감상이지, 간혹 작가에게 대놓고 욕을하고 인신모독과 가족을 비난하는 등 하는 글들이 끊이지 않고 올라왔다. 그런 글들은 지금이나 예전이나 지워졌다. (인터넷 공간아리 하더라도, 사람끼리는 지켜야 할 통념적인 예의라는 것이 있다고 본다. 정작 하고자 하면, 예의를 지키면서도 충분히 사람을 기분나쁘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예의를 지키면서도 충분히 과격하게 싸울 수 있고.)
그 중 몇분은 비평요청을 하면 들어주는 분이 있었다.
내가 쓰던 글을 비평요청을 했다.
훗...
신랄하게 까였다.
지금은 기억도 안난다.
그냥 그때는,
‘내 글을 까? 내 글 뒤로 가면 갈 수록 재미있어지고 흥미진진해지는데... 제대로 보지도 않고 앞에 몇화 보고 내 글을 깠다고! 허, 감히 그럴 수 있어!?’
거짓말이 아니다. 정말 이렇게 생각했다.

나도 비평을 했다.
당시 요청이었던가...
은근히 이거 제목이 뭐조 하는 식으로 하면서, 어떤 작가님을 깐 적이 있었다.
그리고 다른 글에도 댓글달고...
나보다 조회수 많이 나오는 사람들 글을 깔 때면 나도 그렇다고 참가해서 낄낄거리고, 같이 쪽지 보내서 의견도 교환하고...
맞아, 저 사람 왜 저런게 1등인지 모르겠어.
허, 출판 한답니다. 저딴 것도 글이라고...

...
나에게는 많은 이불들이 있다.
그러나 두꺼운 이불을 쓰지 않아서 그런지, 이불킥을 하면 발이 이불을 빠져나갈 때가 많았다.
지금도 가끔 이불을 찬다. 두꺼운 이불이 필요하다.
...

예전엔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것은 비판적인 마인드가 아니었다. 
[비난적인 마인드였다.]
내가 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남의 글을 읽기 싫었다.
그리고 그렇기에 ‘저딴 소재로’ ‘저딴 세계관으로’ ‘맞춤법봐라...’ 하면서 사람을 공격했다.
[그러나 그것을 나 자신에게 돌리면?]

그때 그저 나는, 관심과 조언이 필요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어느 순간이었다.
점점 나는 내가 부정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거기서 조금씩 변화했다.
‘만일 내가 인기작가라면, 이런 말을 듣고 싶을까?’
‘내가 인기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이야기를 듣더라도, 사람들이 좋아해서 보는 건데 이렇게 써야 하지 않을까?’
‘내가 관심과 조언이 필요 한 만큼, 남도 관심과 조언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사람은 그렇게까지 급히 변하지 않았다.
나는 조금씩 변했다.
그리고 지금도 변하고 있고, 나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당장 인기작가가 되지는 못했다. 아직은 냉정히 소수 취향의 작가.
그리고 지금보다 더 전에는 그저, 남들에게 관심이 많고 내가 아는 것을 괜히 조언하려고 하는 오지라퍼였다.
과거의 행동에 후회는 하지 않는다. 다만 이불을 좀 찰 뿐.
이불이라도 차면 발이 아파온다.
발이 아프면, 내가 왜 그러나 싶어서 가슴이 아프다.
가슴아플 일은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작가로서 먹고살기 시작한 사람이, 작가가 되려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충고다.
독자로 남으실 분들이 글에 대해 뭐라고 하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작가가 되고 싶은데, 남의 글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것은 가급적...
...
속으로만, 익명성이 보장된다며 기록을 남기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아니 안남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냥 이것은 근황...
난 지금 그냥 내 글 쓰기에 바쁘다.

ㅌㅌ

Comment ' 7

  • 작성자
    Lv.99 이통천
    작성일
    15.12.11 09:53
    No. 1

    멋진 수필인데요.다듬어서 작품에 막간으로 끼우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복면작가
    작성일
    15.12.11 10:46
    No. 2

    좋은 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청군
    작성일
    15.12.11 10:52
    No. 3

    자기가 댓글 남긴걸 일괄적으로 쉽게 지울수 있다면 좋겠어요. 수백편중 어디다 나의 흑역사를 기록한건지 알수가 없어서 전부 삭제를 못하는 일들이 ㅠ 최근에도 어느 작품에 너무 꼬치꼬치 감놔라 잔소리를 한걸후회하고 삭제를했는데 삭제를 하다보니 그런대로 괜찮은 댓글까지 다 삭제를 하고 싶어지던데 나야 몇편에 댓글단거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하이텐
    작성일
    15.12.11 11:57
    No. 4

    유익하고 재밌는 글이네요ㅎㅎ 문피아는 가입한지 1년 밖에 안 되서 그런가 흑역사는 없지 싶은데 저쪽 동네는... 탈퇴하고 새 아디 팠다죠 허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3 곽연우
    작성일
    15.12.11 12:01
    No. 5

    공감이 많이 갑니다. 비평란에 올려서 비평좀 부탁드립니다.하고 올릴 생각도 못할 정도로 엉망진창인 글을 쓴다는 생각에 마음아파하고 있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나중에 고쳐쓰면 좋아질거라는 근자감에 휩싸여 있는 저로서는 언젠가 겪어야 할 일을 미리 보여주시는 것 같아 더 그렇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못난이둥이
    작성일
    15.12.11 13:02
    No. 6

    정주님 작품 좋아라합니다 화이팅!!!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0 정주(丁柱)
    작성일
    15.12.12 00:25
    No. 7

    못난이! 둥이! 님 감사합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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