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허무맹랑한 소설이라도
그 소설을 읽노라면 그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사는지
슬그머니 알것 같아요.
단어하나, 문장한 구절에 그 사람의 영혼의 자취가 깊게 그려져 있거든요. 그 문장을 더듬어 가다 보면 어느 순간 한 인간상을 완성해가요.
어떤 분은 순수한 '코믹'으로 가득차 있어요.
이 소설은 웃겨요. 그냥 깔깔거리며 보죠. 하지만 남는것은 왠지 모르게 역겨운 쓴맛. 마치 싸구려 사탕을 씹는 맛이랄까요? 억지스러운 유머의 끝에서 전 이 소설을 쓰며 신이 나 있는 작가의 모습과 자신의 소설과 자신 스스로를 동화시켜가는 현실도피를 읽어낼 수 있어요.
솔직히 이런 소설을 보면 슬퍼요. 작가는 현실을 사랑하지 않죠. 그저 허황된 꿈을 글로서 풀어내가고 있는 거예요.
어떤 분은 순수한 '광기'로 가득차 있어요.
기묘해요. 뒤틀렸죠. 이들은 적어도 현실도피를 하지 않아요. 그래봤자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잘알거든요. 대신 그들은 자신의 눈물로 글을 써요. 자신의 그 모든 감정을 글로서 풀어내요. 슬픔과 증오처럼 자신이 부정하는 감정조차요.
이런 소설은 에스프레소 커피 같아요. 지독히 써서 이게 뭔지 짐작도 가지 않죠. 하지만 곧 깊은 향이 혀를 휘감아요. 그리고 속삭이죠. 좀더 깊이 빠져들어보라고.
이런 소설은 아름다워요. 작가는 스스로를 불태워 현실을 부술수 있는 광기를 불러내죠. 이 광기는 너무나도 깊어 한번 빠지는 순간 그 모든 것을 집어 삼키죠.
어떤 분은 그 어떤 것으로도 채워져 있지 않아요.
그 모든 것을 불태운 뒤 남는 재도 없어요. 그 모든 것을 초월했기에 그 모든 것이 없는 그런 소설. 그렇기에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소설.
당신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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