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룡대팔식을 빌렸다.
앞서 킹스톡이나 특히 하울링에 대한 감동이 큰 탓일까?
같은 출판사 선정작이라는 기대가 컸을까?
사실 운룡대팔식..좋은 글임에도 왠지 신선하지는 않은 느낌..
강한 필이 꽂히지는 않는다.
뭐 그건 그렇다고 쳐도..
그리고 나서 고르다가 보게 된 불의제국...
두번째 작품이라고 하시던데..
나름 이계로 집단 이전하여 새로운 꿈을 쫒는 설정도 좋았고..
처음부터 툭탁거리는 상황과 인물들의 대화수준이 리얼하다고 생각했다.
그랬는데...갈수록 리얼을 넘어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싶은 느낌..
왜 리얼하다고 하냐하면..
무공을 배우는 사람들은 그저 아는 것이 무공뿐이라
교양이니 지식이니 전혀 공부할 틈이 없어 무식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작품속 대화하는 사람들의 생각하는 수준이나 계략이라는 것이 정말 어리디어린 수준이라..
아 정말 리얼하구나..
하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건
머리좋다고 알려진 제갈세가, 혹은 나름 수양도 깊고 도를 추구한다는 소림과 무당의 심계란 찾아볼 수 없는 어린애같은 질투와 탐욕..
적어도 나이 먹으면 안면관리도 좀 하는데, 고수라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어렵다고는 생각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상황.. 누구라도 유추해낼 사건을
아무도 모르고 조금이라도 추측해내면 바로 천재가 되는...
조금은 어이없는 내용..
황당함을 커버하는 묘사능력과 이야기 구조는 훌륭하지만..
당연하게도 무식해야 할 무림인들이
사실 너무 무식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들게하는 건..
조금 교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생각해 보게 하는 글..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부터였다.
혹시 지금까지의 모든 글들이 너무 전지전능 작가적 싯점에서
너무도 뛰어난 주인공들의 능력 때문에
너무도 쉽게 풀어버리는 것을 당연시한 것은 아닌가?
불의제국이 보여주는 무림인들의 수준이 정말 어울리는 수준이 아닌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뛰어나고 똑똑한 것이 보기도 먹기도 즐기기도 좋지만..
새삼 돌아보면 우리네 삶의 모습이 비록 조금은 유치한 감도 있지만, 그렇게 드러난 작품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보게 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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