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살며시 판자를 들어올리며 게걸스러운 놈들의 이빨에 찢겨져 내장과 육편이 조각난 찌꺼기투성이의 부모의 시체를 보았다.
아이는 가만히 그것을 바라보았다.
수천번의 맹세! 수천번의 맹세가 어린 아이의 뇌를 가득 채웠다.
갈기갈기!
갈기갈기!
- 프롤로그 中
존재의 나약함! 그래도 살아야 한다. 자리에서 일어나 지옥 같은 풍경을 다시금 거닐며 아이는 존재의 나약함을 곱씹었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자신은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을 과거로 보내왔기에! 이제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기에!
그래도 살아야 한다! 소년은 끊임없이 단도를 휘두르고 있었다.
그의 손에 쥐어진 날붙이 따위는 없었지만 소년은 단도라 생각했다.
눈앞의 것들을 갈기갈기 찢기 위해서 그는 휘둘러댔다.
압도적인 힘, 압도적인 힘을 원했다. 그의 적들을 갈기갈기 찢어낼 압도적인 힘!
소년은 그것을 말로서 생각한 것은 아니었으나, 끊임없이 발악하는 그의 필사적인 몸짓에서는 그의 갈망이 찐덕하게 묻어나오고 있었다.
- 2회 [ 쓰레기 ] 中
빠름(速)!
현랑파의 검술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쾌속(快速)의 검이다.
현란한 기술로 눈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절제된 늑대의 사냥술처럼, 단 하나의 찌르기로 적을 격파(擊破)하는 것이 현랑파의 고수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었다.
현랑파의 단순무식한 무학(武學)이 도가(道家), 현문(玄門) 등 여러 사상의 오묘함을 빌리는 대륙에서의 무학과 상반된 차이를 보이는 것은 그들이 북평 땅의 국경에 위치하여, 숱하게 침범하는 이민족들의 토벌(討伐)에 나서기 때문이었다.
일 대 일의 싸움에서는 서로를 속고 속이는(欺) 전술이 흥하는 반면, 일 대 다의 싸움에서는 찰나의 시간을 빼앗는(奪) 자가 승리한다. 그런 오랜 전투의 경험이 그들의 무도(武道)에 녹아든 것이다.
- 5회 [ 입문 ] 中
갈기갈기 찢겨 죽을 수 있다면,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갈기갈기 찢겨져 죽을 수 있다면,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갈기갈기 찢겨져 죽을 수 있다면,
갈기갈기,
갈기갈기... ...!
- 10회 [ 수련(3) ] 中
진정 비릿한 쇠맛이 느껴지는 정통 무협을 그리고자 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찾아주세요.
https://blog.munpia.com/yeoo119/novel/24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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