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박물지― 영녕전(永寧傳)
서울에서 일어난 모든 일의 기록, 그중에서 ‘영’원히 안‘녕’한 일들의 서.
●환망사(幻忘死)란 무엇이냐.
사람들이 거짓으로 만들어낸 것/ 잊히고 버려진 것/ 죽은 것/
보통의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신이한 것을 환망사라고 부른다.
●환망사를 볼 수 있는 자들, 이들의 간섭으로 능력이 생긴 자들, 이들을 알고 다루는 방법을 아는 자들이 모여 환망사를 영녕에 이르게 하기 시작했으니. 그런 사람들이 무리를 이루고 결국 하나로 모여 ‘총회’가 되었다.
●별로 대단하지도 않은 규칙 몇 개뿐인 총회에도 시스템은 있다. 실무팀이 지켜야 할 현장 수칙. 꼭 3인1조로 다닐 것. 각자 천부인의 신물을 지닐 것. 환망사를 대할 때는 꼭 말로써 시작할 것. 보고를 철저히 할 것. 환망사는 무조건 없앨 것. 총회의 수많은 현장 실무팀들 중에서도 서울 특수팀의 세 사람.
용을 삼킨 사나이, 정다정. 불세출의 역사, 채이신. 업왕신 방도담.
이 셋이 펼치는 환망사진기(幻忘死鎭記), 서울 박물지―영녕전.
●다음은 그들이 해결한 케이스 목록 중 일부입니다.
-수요일마다 리젠되는 자유로 귀신을 영녕에 이르게 할 것.
-아차산 홍련봉에서 출토된 고구려 성벽에서 진단구(鎭壇具)를 찾을 것.
-청계천을 돌아다니며 여자를 삼키는 이무기를 퇴치할 것.
-서울숲에서 알몸으로 뛰어다니는 홍동지를 처치할 것.
●다음은 짧은 본문
(전략)
“알만할 것 같은 분이 왜 그러세요.”
여기까지 말하고 이신은 들고 있던 칼을 칼집에 꽂았다.
“길게 말할 거 없고, 왜 그러셨어요?”
이신의 질문에 이무기가 머뭇거리며 대답을 못하자 이신이 다시 물었다.
“여자 말이에요. 자꾸 삼켰다 뱉고. 그거 뱉었어도 이미 삼킨 시점에서 문제거든요.”
이신이 짜증을 내며 검을 지관통에 넣고 뚜껑을 닫았다.
“사람을 먹으면 어떨까 싶어서….”
머뭇거리며 말끝을 흐리자 이신이 짜증내며 반문했다.
“네?”
“아니 제가 천 년을 넘게 잘 살고 있었는데….”
“네.”
“근데 승천을 못 해서요….”
“그래서요.”
“사람을 먹으면 어떨까 싶어서….”
“싶어서요.”
이신이 말을 받으며 부산하게 움직이며 다정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자신도 우산을 썼다.
“먹었는데 너무 맛도 없고 소화도 안 되고.”
“그래서 뱉었다는 거예요?”
머리의 물기를 짜던 이신이 고개를 돌려 이무기를 힐난하듯 내려다보았다.
“네.”
“아니, 한 번 먹었을 때 그랬으면 끝을 내셨어야죠. 자꾸 드시면 어떡해요.”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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