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나씨입니다.
정규로 옮기고 나서 홍보도 두 번째로군요. 화신(化身)은 항해 소설이라고 스스로 칭하고 있기는 하지만 큰 해전도 멋진 함선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기대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아서 미리 밝혀두겠습니다. 주인공은 초라한 함선에 몸을 싣고 정처 없이 떠돌고 있을 뿐이지요. 큰 사건들과 전투는 이미 많은 다른 분들과 출간된 소설이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라한 배에 탄 선원이든 대형 전열함에 탄 제독이든 나름의 항해를 한다는 의미와 그것을 통해 나타나는 삶의 의미는 본인에게 모두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배경은 근대로의 이행이 이루어지는 중세의 말기입니다. 사람들은 종교로부터의 그 오랜 구속으로부터 벗어나려 했고, 그들의 주된 관심은 신이 아닌 그들 자신이 되었습니다. 자신을 찾는 다는 것,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찾는 다는 것, 그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면서도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합니다. 온갖 구속이 가득한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그것은 아직도 진행 중인 일들이 아닐까요?
주인공은 바다를 통해, 자신을 항해라는 고독의 연속으로 내던지는 모순적인 방법으로써 본래의 삶을 찾아갑니다. 조국의 찬란한 영광과 개인의 명예 뒤에 숨겨진 상실.. 자신을 끊임없이 불행으로 몰아 넣는 그것의 실체를 발견 한 뒤 주인공은 자유로운 자신을 찾기 위해 떠돌게 됩니다. 마치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배의 처지가 그러하듯이 말입니다.
눈부신 산업발전의 시대 뒤로 끊임없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은 소외감과 불안뿐입니다. 온갖 화려한 상품들과 실체들이 난무하지만 정작 우리들의 고유의 실체는 어디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 형체가 없는 것, 그러나 존재하는 것, 그것은 언젠가 화신(化身)으로서 눈앞에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인하여.. 어쩌면 주인공의 시대에서와 같이 이행기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고민들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거창하게 제가 다 담지도 못할 것들을 떠벌려 실망감을 안겨드릴 수도 있겠지만 저만의 것을 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한 분이라도 알아주시고 공감할 수 있다면, 정말 감격스러울 것 같습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되십시오.
Commen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