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근 미래를 배경으로한 SF판타지입니다.
또는 단순한 판타지가 될 때도 있겠고,
곧 SF장르를 이용한 게임판타지가 더해질 예정이기도 합니다.
다음은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담아본 단편입니다.
곱게 잠들어있던 상민이 다시 눈을 뜬 것은 새벽 2시 무렵이었다. 아직 몸은 피곤했지만 그렇다고 혼자만 편히 쉬자니 마음이 편치 않아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일어나셨네요.]
시리아가 가장 먼저 알아채고 말을 걸어왔다. 난데없이 들려온 소녀의 목소리에 휴게실에서 전자책으로 열심히 무언가를 읽고 있던 진오가 뜨끔 하며 상민 쪽을 돌아보았다.
“뭐냐? 영화? 유령?”
거침없는 물음표의 행렬이 이어졌다. 막 잠에서 깬 상민이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골치 아픈 표정을 지었다. 철수나 기철과는 달리 진오의 전공분야는 이쪽이 아니었다. 따라서 그가 어디까지 시리아의 존재에 관해 납득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미지수였다.
“잘못 들었나.”
“아닐걸요.”
“그럼 뭐지?”
“이 노트북 컴퓨터요. 시리아라고 해요.”
상민은 손가락으로 테이블에 놓여있던 노트북 컴퓨터를 가리켰다. 그러자 진오가 순순히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이 있구나.”
“네. 귀여운 녀석이죠.”
상민도 동의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었다. 진오가 이렇게 쉽게 납득할 리가 없는데. 그런 생각을 몇 초간 하다가 중대한 오류를 발견하고는 흥분하며 소리쳤다.
“그건 아닙니다!”
“뭐가? 노트북에 이름을 붙이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변태가 아니라는 거?”
“구체화시키지 마세요. 진짜 살아있다고요.”
“그래. 설령 그것이 일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해도 사람에 따라서는 살아있는 것이 될 수 있지.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래도 너무 괴로워하진 마라. 오타쿠도 능력자면 용서받을 수 있어.”
상민은 더욱 흥분하고 말았다.
“글쎄 그런 게 아니라니까요.”
“그럼 뭐냐.”
“제가 직접 만든 아이요.”
말하고 나서 아차 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다시 시작된 진오의 빗나간 추리는 막을 길이 없었다.
“……그렇구나.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갔구나. 부모님과 같이 살지 않는 것도 다 그걸 숨기기 위해서였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어린 딸을 집에 혼자 놔둬도 되는 거냐. 같이 데리러 가줄까? 아니다. 아이 엄마가 같이 있으려나. 그래도 이 형은 이해한다. 괜찮아.”
‘아이 엄마는 또 뭐고 괜찮긴 뭐가 괜찮아.’
상민은 울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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