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대왕(光海大王) – 제6장: ‘대왕(大王)의 꿈' 선언]
제6장부터는 열아홉 살의 광해군이 ‘그의 꿈’을 구체화(具體化)하고 실현(實現)하여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의주(義州)의 조선 왕실과 조정에서는 열아홉 살의 국왕과 열여덟 살의 왕비가 같은 꿈을 꾸면서 그 진원이 된 ‘새로운 바람’이 조용히 불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이 ‘새로운 바람’이 앞으로 얼마나 조선의 왕실과 조정의 모습을 개혁(改革)할 수 있을지 무척 궁금합니다.
개성(開成)에서 조선군과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던 이여송이 이끈 정예 기병 2천여 병력은 위력정찰에 나섰다가, 벽제관(碧蹄館) 전투에서 왜군의 유인 매복 전술에 걸려들어 거의 궤멸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권율이 이끈 조선군 3천여 병력은 탁월한 방어전술을 구사함으로써, 기습을 감행해왔던 왜군 총대장 우키다(宇喜多)와 이시다(石田), 고바야가와(小早川)가 이끈 왜군 2만7천여 병력을 격퇴하는 빛나는 행주대첩(幸州大捷)을 일구어 내었습니다.
그리고, 아타이지가 이끄는 철기병(鐵騎兵) 1만여 병력은 철원(鐵原) 전투에서 가토(加藤)이 이끌던 왜군 1만여 병력을 섬멸했고, 서울 부근 전투에서 구로다(黒田)가 이끈 왜군 1만여 병력을 궤멸시켰으며, 이어서 서울로 진격해 들어가서 남산 일대에서 최후의 항전을 시도했던 전투력이 거의 상실된 왜군 2~3만 병력을 격파했습니다. 따라서, 이제 아군이 서울을 수복(收復)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왜군 4~5만의 병력이 남쪽 경상도 해안지역에서 왜성(倭城)을 쌓으면서 버티고 있습니다만, 기세를 탄 조선의 국왕 광해군이 어떻게 새로운 역사를 일구어 나가는지 지켜봐 주시고, 뜨겁게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쪼록, 여러분의 지속적인 따뜻한 관심과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권빈(權彬) 배상(拜上)
전쟁(戰爭)에서는 모든 것이 매우 단순(單純)하다. 그러나, 가장 단순한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계속 논의되는 이 어려움이 실제로 어디에 존재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전쟁에서는 이론상 터무니 없고 진리가 아닌 모든 것들이 실제로 나타난다. 부대는 항상 많은 사람들로 구성된다. 그리고, 이들 중에서 가장 하찮은 사람들이 일을 중단시킨다. 이 심한 마찰(摩擦)은 기계학에서와 같이 몇 개의 지점에만 집중되지 않는다.
전쟁(戰爭)의 모든 상황은 확실한 결과가 아니라 가능성의 일부이다. 확실성이 부족한 것은 우연(偶然)이나 운명(運命)에 맡겨야 한다. 항상 불확실성(不確實性)이 가장 적은 경우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이는 엄청난 실수를 불러올 수 있다. 가장 과감한 행동이 가장 현명한 선택인 경우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전쟁(戰爭)에서 입수하는 정보는 모순(矛盾)된 것이 많다. 심지어, 그 중에는 명백하게 틀린 것이 더 많고 대부분 상당히 모호(模糊)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을 믿으며, 나쁜 소식을 다소 과장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나쁜 소식들은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빨리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나쁜 소식은 분명한 이유도 없이 자욱한 안개 속에서 파도처럼 계속 밀려든다.
밀려오는 파도에 맞서는 바위처럼, 사령관(司令官)은 자신의 내적(內的) 신념(信念)을 확고히 갖고 있어야 한다. 이는 결코 쉽지 않다. 탄력 있는 성격을 타고났거나, 전쟁 경험을 통해 자신의 판단력을 단련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스스로 두려움을 버리고 희망(希望)을 가져야 한다. 확고한 자신감(自信感)을 통해 순간의 압박에서 자신을 지켜야 한다.
[클라우제비츠(1780~1831), 프로이센(독일)의 군인, 전쟁론(戰爭論, Vom Kriege)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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