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jjukjang
작성
08.08.17 08:01
조회
218

안녕하세요, jjukjang입니다.

이제 졸리로저 제 3장 북해의 눈물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그동안 구상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습니다만, 이제 구상도 어느정도 정리되고 이야기가 나아갈 방향도 정해졌기에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 합니다.

졸리로저는 프레아니아 오리지널 스토리에 좀더 근접해가고, 고대 엘 미라도르, 사이카 중 한명이었던 서큐버스 여왕 말레키의 환영이 나타납니다.

소드마스터 프리카 F. 파이몬의 제자인 아이린과 샤티용의 선장 로베르, 다크엘프 세테르, 그리고 한스와 첸. 과연 이드나실에 얽힌 비밀을 캐내고, 이드나실을 지켜낼 수 있을 까요?

많은 분들이 모르시겠지만, 졸리로저는 해양왕의 외전격 소설이며, 해양왕은 프레아니아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소설입니다. 프레아니아 시리즈에는 Shaky!, 오리지널 프레아니아, Sword Master -PREANIA-, Dreamer, Arrow, 해양왕, 졸리로저 등이 있죠. 이 중에 완결이 난 것은 Shaky!와 Arrow 두가지군요.

여기서 프레아니아에서 역대 최강의 소드마스터이자 프리카의 삼촌인 하자스 F. 파이몬이 말레키를 암살하는 이야기를 맛뵈기 정도로 실어드립니다.

하자스는 한창 머리카락을 꼬는 데 열중하고 있었다.  검지 둘레에 긴 은발을 말았다가 풀었다가 하는 동작을 신경질 적으로 보일 정도로 반복하고 있었다.  그의 보랏빛이 도는 얇은 입술은 굳게 다물어져 있었고, 희미한 반사광 아래 투명하게 비치는 얼굴은 미동조차 없었다.  눈꺼풀조차 깜빡이지도 않고 아까의 동작에만 열중하고 있는 듯 보였다.  방안은 어두웠고, 그가 입은 무광택의 검은 철제 갑옷 때문에 그의 몸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가 앉은 의자는 검게 옻칠을 한 나무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팔걸이 부분은 알 수 없는 괴물의 울부짖는 듯한 머리가 조각되어 있었고, 의자의 다리는 금방이라도 꿈틀거릴 듯한 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방은 꽤나 넓었다.  의자 뒷면 벽은 핏빛 휘장이 쳐져 있었고, 그 위로 한 자루의 칼을 검은 뱀이 감고 있는 문장이 그려진 방패가 걸려 있었다.  좌우로는 거대한 기둥이 나란히 일렬로 늘어서 있었는데, 그 기둥들은 전신갑주에 칼을 든 기사들의 모습으로 되어 있었다.  바닥에는 금실로 거대한 뱀을 수놓은 붉은 카펫이 깔려 있었다.  빛이라곤 전혀 들어올 것 같지 않은 방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전체적으로 희미한 빛 같은 것이 감돌고 있었다.

의자 맞은편에 있던 철문이 열리면서 거대한 그림자가 안으로 불쑥 들어왔다.  순간 하자스의 움직임이 멈춰졌다.  얼굴 높이 즈음 올라가 있던 손을 천천히 내려 팔걸이의 괴물 머리 위에 살며시 올려놓았다.  얼마 안가 그의 손은 다시금 괴물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문으로 들어온 것은 검은 갑옷을 입은 덩치 큰 사내였다.  이마 한 가운데 일각수처럼 큼직한 뿔이 나 있고, 머리카락은 짧아서 짐승의 거친 털과 같았으며, 각진 턱에 두꺼운 목을 가지고 있었다.  콧대가 우뚝해서 매부리코였으며, 두 눈은 큼지막한데, 그 끝이 양 옆으로 찢어져 있었고, 눈썹은 눈 바로 위에 붙어있는 듯 했는데, 무척이나 짙었다.  보통 사람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있을 정도의 키에, 덩치도 두 사람 몫은 할 정도로 큰, 한눈에 보기에도 도깨비 같아 보이는 녀석이었다.  허리에는 커다란 칼 두 자루를 차고 있었는데, 그 길이가 웬만한 사람 키 정도는 되 보였다.

녀석은 그의 앞 열 발자국 정도까지 다가와서는 무뚝뚝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녀석의 목소리는 마치 철판을 두드리는 것처럼 방안을 울렸다.  순간 하자스의 두 눈이 가늘어지며 매섭게 변했다.  그리곤 잠시 입을 벌리는 듯싶더니,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손을 어깨높이까지 들었다가 팔걸이를 세게 한 번 쳤다.  방안을 뒤흔드는 듯한 소리와 함께 괴물 머리는 산산조각이 나 흩어졌다.  그리곤 그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섰다.  덩치 큰 녀석은 천천히 옆으로 물러서며 앞길을 터주었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그의 뒤로 붉은 망토가 길게 흩날렸다.  오른쪽 두 번째 기둥 뒤로 돌아가자 돌로 된 바닥에 빛을 내는 둥근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문양 주변으론 글자들이 써 있고, 중앙에는 아까 붉은 휘장 위에 걸려있던 방패의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그는 그 위에 올라서서 두 눈을 감은 채, 빠르고 익숙하게 짧은 단어를 읊조렸다.

“라 펠라.”

순간 발밑의 둥근 문양에서 하얀 빛이 올라오는가 싶더니 금세 그의 모습은 녹아내리듯 사라져 버렸다.

다시 천천히 눈을 떴을 때, 그는 지붕이 없는 탑의 꼭대기에 올라와 있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한 낮이었지만 주변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 때문에 해가 뜨지 않은 것처럼 침침했다.  긴 날개를 가진 거대한 새 두 마리가 탑 위를 낮게 날아 지나갔다.  탑 꼭대기 한쪽 난간에는 방금 하늘 위로 지나간 것과 같은 검은 새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녀석은 고양이의 눈처럼 번득이는 커다란 눈동자로 하자스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녀석의 깃털은 칼날과도 같았고, 무쇠 같은 발과 발톱은 용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이마 부근에는 뿔과 같은 작은 돌기들이 나 있었으며, 털이 없는 뱀과 같은 꼬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 녀석 옆에는 검은 옷을 입은 여자가 서 있었다.  하자스의 시선이 여자를 향하자,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짧게 자른 단발머리가 아래로 늘어져 얼굴을 가렸다.  그 아래 깊게 패인 옷 속으로 뽀얀 가슴이 언뜻 눈에 들어왔다.

“새로 왔나?”

하자스의 물음에 여자는 얼른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 예쁘게 생긴 얼굴은 아니었다.  일자로 깎아 낸 듯한 턱 선과 우뚝한 콧대, 작지만 탄탄한 체격을 가진 여자였다.  여자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을 그는 놓치지 않았다.

“이 일이 처음인지 묻고 있다.”

그는 다시 한번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마치 그녀가 두 번 말하게 한 것이 무척이나 짜증스러운 일이라는 냥.

“네, 그렇습니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짧게 대답하고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에 하자스는 입술을 깨물 듯 굳게 다물었다.  여자는 곧 사다리를 새의 등에다 대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것은 필요 없다는 듯, 새 옆으로 가더니 훌쩍 뛰어올라 녀석의 등에 올라탔다.  새에는 안장이나 고삐 같은 것도 없었다.  하지만 새는 그가 올라탈 때까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가 올라타자 여자는 얼른 사다리를 치웠다.  녀석은 거대한 날개를 천천히 피기 시작했다.  날개는 탑 꼭대기를 다 덮을 수 있을 정도로 컸다.  날개의 길이 또한 무척이나 길어서 마치 거대한 앨버트로스를 보는 듯 했다.  몇 번 날개를 퍼덕이자 탑 위로는 강풍이 내리 불었다.  여자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탑 한쪽 구속에 웅크리고 앉았다.  나는 연습을 하는 듯 그렇게 몇 번을 퍼덕이더니, 녀석은 곧 탑의 난간을 박차고 아래로 곤두박질치듯 낙하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날개를 한번 크게 퍼덕이고는 공중을 향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아래로 곳곳에서 검은 연기를 뿜어내고 있는 거대한 성이 내려다 보였다.

새는 검은 성벽을 따라 성 주위를 한 바퀴 돌았다.  성에는 수십 개의 탑들이 세워져 있었다.  각각의 탑 위에는 녀석과 같은 새들이 여러 마리 씩 앉아 있었는데, 하자스를 태운 녀석이 날아오르자, 곧 뒤따르듯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철새 때가 대규모로 날아오르는 것과 같았다.  먼저 날고 있던 몇몇 새들은 북서쪽으로 날아갔다.  곧이어 하자스를 태운 녀석도 그 방향을 향해 날기 시작했고, 그 뒤를 따라 수십, 수백에 이르는 새들이 각기 검은 갑옷을 입은 기사들을 태우고 날기 시작했다.  어두운 하늘을 가득 채운 새의 무리는 밀려오는 흙먼지처럼 하늘을 덮어 나갔다.

성에서 피어오르던 검은 연기지대를 벗어나자, 하얀 태양이 광야 위를 싸늘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들은 마른 잡풀만 무성하게 우거진 평원을 지나 침엽수림이 울창한 숲과 거울처럼 차가운 호수 위를 날아갔다.  그리고 오랜 시간의 비행 끝에 흰 눈이 드문드문 보이는 높은 산맥 줄기에 도착했다.  하자스는 점차 무리를 벗어나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산맥을 따라 얼마간을 날다가 그들은 점차 하강하기 시작했다.  눈 덮인 산의 응달진 편에 길게 이어진 바위절벽이 나타났다.  바위절벽의 굴곡진 부근에는 세로로 커다란 틈이 하나 나 있었다.  그 틈새로 검은 날개를 가진 것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는데, 이쪽의 무리를 발견했는지 곧 분주해 졌다.  하자스는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곧바로 틈새를 향해 날아갔다.  그를 따르는 무리들도 일제히 기러기들이 날아가는 듯한 대형을 갖췄다.

순식간에 틈새 앞까지 접근해 온 그를 향해 어떤 물체가 빠르게 접근해 왔다.  박쥐의 날개에 이마에는 한 쌍의 긴 뿔이 돋아나 있는 요염해 보이는 여자였다.  가죽으로 된 코르셋과 가터벨트를 하고 붉게 칠한 긴 손톱이 칼날처럼 날카롭게 서 있었다.  피부는 우윳빛이고, 머리카락은 흑단처럼 검은 색이었다.  붉은 입술 사이로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 보이더니, 곧 철판에 손톱을 긁는 것과 비슷한 소리의 비명을 지르며 하자스에게로 날아왔다.

“서큐버스!”

하자스의 뒤를 따라오던 누군가가 경고하는 듯 외쳤다.  하자스는 이미 앞으로 날아드는 서큐버스를 확인하고 몸을 옆으로 틀어 오른손을 길게 늘어뜨린 채로 나아가고 있었다.  서큐버스와 검은 새가 스치듯 지나가는 순간, 하자스는 뒤로 젖혔던 오른팔을 앞으로 휘둘렀다.  서큐버스의 손톱이 그를 스치고 지나갔지만, 그의 갑옷에 날카로운 마찰음을 남겼을 뿐이다.  여자의 날개 한 짝이 몸과 분리되어 날아갔다.  깨끗이 잘려나간 단면에서 검붉은 피가 뿜어졌다.  고막을 찢을 듯한 날카로운 비명이 이어졌지만 그의 뒤를 따르던 기사들 중 누구도 그것에 동요하지 않았다.  하자스의 오른손엔 어느새 어두운 빛을 발하는 검이 들려 있었다.

하자스는 다시 달려드는 서큐버스 둘을 지나쳐 거대한 틈으로 들어갔다.  멀리서 본 틈은 세로로 길게 찢어져 있었지만, 실제 틈의 크기는 그를 태운 새가 가로로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도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안으로 들어가자 곧 그 폭이 점점 커지면서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  인공적으로 만든 듯한 석벽이 양쪽으로 늘어서 있었다.  벽 표면에는 남녀간의 성교를 묘사한 석상들이 조각되어 있었고, 곳곳에 구멍과도 같은 문이 뚫려 있었다.  정면으론 상아빛 돌을 깎아 만든 거대한 건축물이 그를 가로막듯 자리 잡고 있었는데, 그것은 마치 하나의 요새와도 같았다.  층계 식으로 만들어진 그 건축물은 각 층층마다 발코니와 같은 공간들이 길게 이어져 있었고, 그 최상층부에는 박쥐 날개를 가진 뱀, 코카트리스의 거대한 모습이 조각되어 있었다.  건축물 양쪽으론 여러 개의 긴 회랑이 있어 석벽과 이어져 있고, 회랑의 하얀 기둥은 여자의 나신이 조각되어 있었다.  천장에는 갖가지 보석으로 치장된 별자리들이 그려져 있고, 아래로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두운 호수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를 태운 새는 곧장 정면의 상아빛 궁전을 향해 날아갔다.  건물의 제일 위쪽 발코니 난간을 스치듯 날아가던 중에 하자스는 새의 등 위에서 사뿐히 뛰어내렸다.  그 발코니에는 안으로 통하는 커다란 아치형 문이 굳게 닫혀 있었는데, 황금으로 된 그 문에는 서큐버스를 감싸고도는 코카트리스의 모습이 새겨져 있었다.  그 문 좌우로 우람한 근육에 머리와 하반신이 염소인 두 괴물이 각기 커다란 전투도끼와 사신의 낫을 든 채 서 있었다.  두 괴물은 발코니로 뛰어내린 하자스를 보자 곧장 뿔 나팔 소리와 같은 괴성을 지르며 그에게로 달려들었다.  곧장 커다란 도끼날이 무시무시한 바람소리를 내며 하자스의 머리 위를 스치고 지나갔다.  녀석의 공격을 피해 낮게 몸을 숙였던 하자스는 고양이처럼 가볍게 뛰어올랐다.  그리곤 녀석의 목 뒤를 검으로 내려쳤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녀석의 두껍고 튼튼한 목에 칼날이 깊숙이 박혔다.  녀석은 짧은 경련과 함께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 사이 다른 한 녀석이 하자스를 노리고 긴 자루의 낫을 높이 치켜든 채, 그를 내려치려 하고 있었다.  하자스는 죽은 녀석의 목에 박힌 칼자루를 놓고 얼른 옆으로 몸을 굴렸다.  다음 순간 높이 치켜들었던 낫의 뾰족한 날이 그가 있던 자리를 내리찍었고, 바닥의 부서진 돌조각이 사방이로 튀어 날아갔다.  목표를 놓친 녀석이 고개를 두리번거리는 사이, 하자스의 날카로운 검 끝이 뒤에서부터 날아와 녀석의 배를 관통했다.  녀석의 둔중한 몸이 천천히 앞으로 넘어가는가 싶더니, 낫이 돌바닥에 부딪히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쓰러져 버렸다.

하자스는 녀석의 등에 꽂힌 검을 버려두고 곧장 문을 향해 걸어갔다.  주인의 손길을 잃은 검은 잠시 후 유리가 깨어지는 소리와 함께 여러 조각으로 부서져 산산이 흩어졌고, 곧 검은 가루처럼 변해서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다.  문 앞에까지 다가선 하자스는 자신의 키의 두 배는 되어 보이는 커다란 문을 잠시 올려다보았다.  문 윗부분에 마계어로 글씨가 쓰여 있었다.

‘릴리스의 딸, 밤의 여왕의 침소.’

그는 고개를 숙여 다시 문 아래쪽을 살폈다.  매혹적인 자태로 보좌에 앉아있는 있는 서큐버스의 발 아래로 또 다른 글씨가 써 있었다.

‘여왕의 이름을 칭송하라.’

하자스는 팔을 뻗어 손바닥을 문 위에 갖다 대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정확하게 발음하며 말했다.

“위대한, 말, 레, 키.”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육중해 보이는 황금 문이 천천히 뒤로 밀리는가 싶더니 옆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하자스는 문이 다 열리기까지 미동조차 하지 않고 서서 기다렸다.  문이 다 열리자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문 안쪽으론 길고 어두운 복도가 이어져 있었는데, 좌우로 몇 개의 작은 문들이 나 있었다.  여자의 체취와도 비슷한 짙은 향내가 복도 전체에 어려 있었다.  바닥엔 검은 융단이 복도를 따라 길게 이어져 있고, 벽에는 나신의 서큐버스를 그린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그 그림들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요기를 풍기며, 유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긴 복도를 따라 걸어갔다.  한참을 가자 복도 끝으로 문이 하나 보였다.  그것은 마치 감옥의 문과도 같은 육중한 철문이었는데, 문 표면에는 비명을 지르는 듯한 여자의 얼굴과 벌거벗은 상반신이 양각되어 있었다.  그가 문 앞으로 다가서자 문은 둔중한 소리를 내며 저절로 열렸다.  문 안쪽으로 붉은 커튼이 입구를 가리듯이 쳐져 있었다.

한 손으로 커튼을 젖히면서 안으로 들어서자 붉은 빛이 어른거리는 넓은 방이 있었다.  방 한 가운데에는 붉은 커튼이 쳐진 커다란 침대가 있었고, 그 안쪽으로 여자 그림자가 희미하게 아른거렸다.  하자스는 침대를 향해 걸어갔다.  바닥에 깔린 양털가죽 때문에 발자국소리는 나지 않았다.  방 안에서는 복도에서와는 또 다른 향내가 났다.  침대 뒤편의 벽을 보니 여러 개의 금 항아리에서 향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방 전체에 희미한 연기 같은 것이 머물고 있었다.  그는 점차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눈앞이 흐릿해지는 것을 느꼈다.  손가락으로 눈을 비비고 고개를 가볍게 흔들었다.

그때 커튼을 젖히고 침대 안쪽에서 한 여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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