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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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의 출사표-무제본기

작성자
Lv.5 김시하.
작성
08.05.23 15:14
조회
532

2003년~2004년 사이에 <윤극사전기(전8권)>라는 졸작을 선보였던 시하입니다.

의욕만 앞서서 칭찬보다는 꾸지람을 더 많이 들었던 졸작 윤극사전기를 선보인 후 제법 시간이 흘렀습니다.

윤극사전기를 집필하는 동안 후속작에 대한 기획은 잡혀있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실제 집필에는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틈틈이 쓰고 정리하다 보니 어느덧 적지 않은 분량이 누적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제야 비로서 정식으로 선보이긴 하지만 <무제본기>는 사실 3년반전부터 쓰기 시작한, 정말 오래 묵힌 발효작품(응?)인 것입니다.

처음 집필을 시작할 때 제목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전작인 윤극사전기의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주인공의 이름을 넣어서 <황산고전기>로 할까도 했지만 <...전기>라는 제목들이 너무 많아서 포기했고, 그후 <황산고> <태극의 씨앗> <산고도원> <무림창세기>등의 제목이 후보 목록에 올랐다가 탈락했습니다.

상기의 다섯 가지 제목들도 나름대로 마음에 들긴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도식적이거나 몰개성적이거나 지나치게 함의적이거나 시류에 영합하거나 심지어 먼치킨류로 오해받을 소지도 있어서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선택한 제목이 무제본기인데... 장고 끝에 악수 난다고 막상 지어놓고 보니 이 역시 너무 뻔한 제목이고 고리타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버뜨! 제목 짓기에 너무 골몰하여 지쳐버린 탓에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무제본기를 제목으로 정해버렸습니다.

사실 무제본기라는 제목으로 결착을 짓게 된 데는 제법 그럴 듯한 이유가 있습니다. <본기>라는 거창한 단어를 끌어들일 만큼 나름대로의 야심 찬 머리굴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제본기를 통해서 무림의 역사를 일관하여 창조해볼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무림이라는 세계가 어떻게 탄생되었고 어떻게 발전해왔는가를 긴 호흡으로 그리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창작된 거의 대부분의 무협소설은 그 배경이 명(明), 청(靑) 년간에 치중되어 있었으며 좀 더 거슬러 올라가봐야 당(唐), 송(宋) 정도였습니다.

그럼 당, 송 이전에는 무림이란 세상이 없었던 걸까?

이런 의문이 상상력을 자극했고 무림이란 세계의 근원을 탐구, 아니 창조해보자는 가당치도 않은 결심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서술 방식인데, 일단 소설적인 구조를 갖춰야하므로 편년체(編年體)는 포기하고 인물 중심의 기전체(紀傳體)를 택하여 무림의 역사를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무의 제왕(武帝)이라할만한 열두명의 인물을 내세워서 그들의 인생역정을 통해 무림의 흥망성쇠를 그려볼 작정입니다. 눈치 채신 분도 있겠으나 열둘이란 숫자는 사마천이 저술한 <사기>의 본기가 12편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파생했습니다.

결국 무제본기의 진짜 제목은 <십이무제본기>인 것입니다.  

시작은 춘추전국시대중엽, 춘추오패의 시대가 저물고 전국칠웅이 본격적으로 자웅을 겨룰 시점으로 잡았습니다. 이유는 제자백가가 저마다의 경륜과 포부로 세상을 향해 자신들의 의지를 쏟아내던 시절이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역사상 가장 격동적인 시대였으며 다양하고 풍부한 인간군상을 폭발시켰던 그 시점에서 무림의 역사를 서술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후보로 올렸던 여러 가지 제목중에 <무림창세기>가 끼어있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공자도 죽었고 맹자와 묵자까지 죽은지 몇십년이 지난 시점입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소설이므로 실제 역사와 정확히 일치하진 않습니다. 또한 본 작품에 등장하는 실존했던 인물들도 그 활약시기와 행적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천여년에 걸친 무림의 역사를 창조해보자는 가당치도 않은 시도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저자 역시 확고한 자신감이 있어서 시작한 일은 아닙니다. 열두명이나 되는 인물들의 인생을 그려낼 긴 호흡의 작품을 완결할 자신은 솔직히 없습니다.

그래도 일단 저질러는 보겠습니다.

십이무제의 첫 번째 인물인 황산고의 인생역정을 함께 더듬어보기를 권하는 것으로 출사표의 변을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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