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검이 슬며시 올라간다.
“인의 초식, 생(生)과 사(死).”
소명의 검이 횡으로 그어지고, 종으로 내려쳐진다. 그 모든 것이 하나처럼 보였고, 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지의 초식, 산(産)과 변(變) 그리고 무한(無限).”
그의 검에서 검영이 수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 검영들은 미친 듯, 전면을 쓸어버렸고, 앞을 가로막고 있던 십 장 밖의 나무들이 허리가 두 동강이 나며 쓰러져 내렸다. 그리고 나무들이 쓰러지자, 검영들은 마치 원래 없었다는 듯이 사라져 있었다.
다시 소명의 검이 움직인다. 움직인 검에서 또 다시 그림자들이 나타난다. 그림자들은 네 번의 변화를 거치며 소명의 주위 삼 장을 할퀴고 지나가며 대지에 상처를 남겼다. 그러고는 검영들은 나몰라 하며 다시 소명의 검으로 스며들었다. 스며든 그림자들을 바라보던, 소명이 검을 앞으로 내밀었다. 순간, 검영들이 생겨났다, 사라지기를 반복, 종국에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파아아앗!
땅이 뒤집히며, 대지를 메우고 있던 흙들이 비산했고, 깔려있던 돌맹이들은 벽력탄 터지 듯 폭발하며 산산조각이 났다. 그 범위가 오 장이 넘었다. 멀쩡한 것이라고는 소명이 밝고 있는 땅과, 저 멀리 있는 나무들뿐 이었다.
“천의 초식, 우주(宇宙).”
소명이 천천히 사선으로 베어진다. 하지만, 그 검이 너무도 느려, 마치 정지한 듯 했다. 검은 느리고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떨어져 내린다.
‘검에 우주를 담는다!’
소명의 생각과 함께 검이 완전히 떨어져 내렸다. 변화는 그때부터 일어났다.
떨어지던 낙엽이 정지한 듯, 멈추어졌고, 시원히 불던 바람이 한 공간 안에서 돌고 또 돌았다. 공간 안에 갇힌 숲의 나무들은 돌고 도는 바람 때문에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소명이 천천히 검을 검 집에 집어넣었다. 더 이상 볼 것이 없다는 듯이.
소명이 오두막을 향해 몸을 돌린 순간이었다.
서거거걱! 퍼퍼퍼펑!
모든 것이 베어지며, 터져나갔다. 정지한 듯 멈춰 있던 낙엽도, 한 공간에서 돌고 돌던 바람도, 공간 안에 갇힌 수많은 나무들도!
본문 구 년 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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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보러 와주세요^^ (기왕이면 밥도 많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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