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노래를 연재한지 보름 가까이 되었습니다.
많은 분의 격려와 사랑 속에서 보람을 얻어가며 글을 씁니다.
여태까지 연재된 내용에서의 샤를은 이기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욕망에 충실하며, 거짓된 허울로 자신을 감추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남의 것을 훔친 뒤에 떳떳하게 말합니다.
“도둑이 물건을 탐내는 것이 잘못되었는가? 도둑이 윤리, 도덕, 법 따위에 얽매여 살아갈 필요가 있는가? 훔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것이, 이 혼잡한 세상에서 얼마나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성장하기 위해, 하루에도 무수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이 이곳의 일상이다. 한데, 정의를 구현하자는 사제들도 아니고, 남의 것을 빼앗고 속이는 일에 정신이 팔린 도둑이, 남의 것을 훔쳤다고, 살인을 저질렀다고, 문제가 될 것이 있는가?”
자신만을 바라보던 그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변해갑니다.
1권이 넘는 분량의 내용을 거친 뒤에, 그는 눈앞에서 쓰러지는 몬스터 '킹슬라임'을 보며 나직이 웅얼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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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스는 멀찍이서 멈춰버린 킹슬라임에게 달려갔다. 그 무렵, 킹슬라임이 갑작스레 비슬비슬 움직였다. 모두들 긴장하여 무기를 거머쥔다.
빠드득 아드득 바위가 갈리는 소리가 일더니, 킹슬라임은 왕관을 벗었다. 처음 그녀와 만났을 때처럼 주변에는 기다란 바위의 울타리가 생겨났다. 그리고 그녀는 동산이 되었다.
바뀐 것이 하나 더 있다면, 질끈 감긴 눈언저리에서 반짝하고 뭔가가 번들거렸다는 것이다. 그것은 얼마 지나잖아 눈물처럼 구슬프게 낙하했다.
‘평생토록 자식을 잃으며 살아갈 운명이란 말인가!’
2번째 보석 조각을 획득하여 기뻐하는 타이스 일행의 곁에는, 그런 자들이 퀘스트라는 것을 행할 때마다 열손가락을 끊어내는 킹슬라임의 고통이 소리 없이 묻혀있다.
‘앞으로는 부디 일어나지 마라. 너, 자식의 어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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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소설이기에, 그 세상의 주인인 NPC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제가 둘러보지 못했던 주변을 조금이라도 살피며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나'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조금씩 노력했습니다.
'가을의노래'에 그 노력이 조금이나마 반영되길 바라면서...
오늘도 연재를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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