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흠.
어쩌면 공모전의 의의에 반대되는 말을 할 것 같습니다.
먼저 묻고 싶습니다.
공모전을 처음 참가하게되는, 전작이 없는 작가분들께.
왜 ‘공모전’에 참가를 선택하셨나요?
천여 작이 넘는 글이 올라오지만, 개중 완주작을 대충 300작이라고 가정해봅시다.
입상작은 총 18작을 뽑습니다. 하지만 대상, 우수상, 특별상을 제외하면 10작이죠.
첫 도전에 큰 상을 노리는 분은 이 글의 대상이 아닙니다. 자신이 있으실 테니까요.
자, 30:1의 경쟁률을 뚫으셔야 합니다.
거기다 그 10개의 자리를 노리는 기성작가도 넘으셔야 합니다.
물론, 독자가 작가의 이름만 보고 의무적으로 글을 읽진 않습니다만, 분명 유리한 것은 사실이기에 좁은 문을 핸디캡을 안고 통과해야 하는 지난한 길입니다.
평소 문피아의 총 연재작을 세진 않는 편입니다만, 일일연재작은 400작이 넘지 않는다 보고 있습니다.
개중 베스트 20에 드는 경쟁률은 20:1입니다.
공모전 입상보다 형편이 좋습니다. 심지어 이것을 달성하면 계약이 가능하다 봐도 무방합니다.
여러분은 매우 힘든 길을 선택하셨습니다.
독자는 무한한 시간을 가지지 않았기에, 한정된 시간에 보다 재미있는 글을 읽고자 합니다.
즉, 과열된 경쟁은 소수에게 몰리고 이는 ‘내 글을 봐주세요’라는 측면에서 매우 부적합합니다.
공모전은 뛰어난 소설을, 인기있는 소설을 뽑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사설이 길었죠?
1. 제목으로 자존심을 세우면 망합니다.
서두에 이야기 한 바와 같이, 많은 글이 올라오고, 개중 쇼핑하듯 골라보는 독자는 피로도가 평소에 비해 높습니다. 이말인 즉, 생각해야 하는 글은 일단 미뤄둡니다.
자존심을 세우고자 한다면, 5000자 40편 한권 반 분량을 미리 써 두고 모두 예약연재로 등록한 뒤 관심을 끄면 됩니다. 그게 아니라면 반드시 악영향을 줍니다.
2. 공모전은 수정과 삭제가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말인 즉, 실수나 오류를 교정할 수 없고, 완벽을 충분히 기하지 못하는 초보에게는 그 자체로 페널티나 다름없습니다.
인내심을 강요할 수 없는 독자에게 그것을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니까요.
3. 소개글과 프롤로그를 볼 때, 너무 많은 것을 담고자 하면 망합니다.
읽어야 의미가 전달됩니다.
의미를 담아 읽히지 않는다면 본말전도죠.
난 이 글을 이렇게 쓸 생각이니 이 내용은 꼭 들어가야해. > 망합니다.
쉽게 읽히면서도 챕터, 혹은 권 단위로 의미를 심어야 됩니다.
어렵죠. 저도 잘 못하는 일입니다.
핵심은 쉽게 읽혀야 한다.
이를 위해서 내 작가적 자존심을 지키고, 문장의 표현과 의미를 버릴 수 없다면 소재가 친숙하거나 전개의 예상이 쉽거나 무엇 하나라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대개 혼자 재미있는데, 내 글은 충분히 잘 썼는데 왜 보지 않느냐는 말은 여기서 나옵니다.
객관적으로 본인의 글을 보기 위해선 쓴 글을 한 달은 묵혀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쓰던 감성과 머리속에 남은 잔재로 인해 글의 불편함이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죠.
이중 몇가지나 해당되시나요?
공모전은 반드시 가시밭길입니다.
문피아의 규모가 커지고, 공모전의 규모가 커질수록 더욱더 험난한 길이 될 겁니다.
그를 위한 준비는 충실하셨나요?
멀리 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빌딩 앞에 서서 꼭대기를 눈에 담으려다간 넘어집니다.
고집부리지 않으면 조금은 편안해 질 겁니다.
ps. 사실 저도 잘 못 버립니다 저 좁쌀만한 자존심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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