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7.02.26 08:03
조회
874
갈수록 문피아에 새로 올라오는 작품들에 대한 실망감이 깊어지는 독자 1인입니다. 대중성을 노린 소재의 획일화야 뭐 그렇다 쳐도, 별로 비판적인 고민이나 생각을 해 본 시도도 안느껴지는 부분들이 눈에 띄어서 결국 못 참고 글 남겨봅니다.


오늘 건드리고 싶은 주제는 요즘 유행인 현대판타지물들에 등장하는 연애 이야기입니다.

도대체 왜 작가분들은 십중팔구 글의 수준을 잡아먹는 유치한 대리만족식의 연애이야기를 쓸까요? 한두명 그런거면 작가가 어려서 그러려니 할텐데 수십명이 그러니 황당할 따름입니다.

가장 흔한 패턴은 이거죠. 남자주인공은 매력적이지만 모태쏠로이고, 그래서 외모가 빼어난 여자 등장인물 (이라 하기에는 개성은 1도 없는)들은 마음을 뺏긴 채 온갖 호감표현을 하고, 남자주인공은 둔감하여 이를 눈치 못 채고, 여자인물들은 아쉬움에 틱틱대고...

뭐 개성이 없는 평범한 주인공을 빼어난 이성이 (별 이유 없이) 좋아해준다는 구조 자체는 남녀 불문하고 기존 판타지에 먹히는 구조니까 안 건드린다 치겠습니다. (신데렐라 스토리든 남자들 판무 이야기이든 이런 구조는 만연하죠). 근데 저 되도 않는 모태쏠로 설정 / 눈치 둔감한 설정은 어디서 누가 시작해서 이렇게 들불처럼 번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에 가까울 만큼 어지간히 사람 눈치 못 읽지 않는 이상 (적어도 소설들에 나오는 적나라한) 여자들의 애정표현 캐치 못하는 사람이 실제로 있을까요? 왜 소설 속 여주인공들은 아무런 호감-피드백이 없는 남자주인공에게 끌려할까요? 잘생겨서? 실제로 여자들이나 남자들이나, 외모는 관심을 끄는 요소이지, 외모가 뛰어나서 내게 관심도 없는 사람이랑 연애하려는 경우가 있나요? (마음은 1도 없이 그냥 몸만 추구하는 관계면 몰라도...)


즉 이 유행같이 번진 모쏠/둔감 (또는 여자를 멀리하는) 캐릭터 설정은 그냥 주 독자층인 남자들에게 "예쁜 여자가 나 때문에 애 타는" 장면 몇개 던져주려고 넣는, 별 의미없는 대리만족 장치인것 같습니다. 처음에 나왔을땐 신박했을지 몰라도, 이렇게 만연한 가운데 새로운 작품들도 똑같은 설정을 차용하는거 보면 작가분이 말초적 대리만족을 노리는 상업작가이거나 그냥 어린 것 같아서 관심이 뚝 떨어집니다.


왜 현실적인 연애 이야기를 하면서 대리만족도 넣는 생각은 못할까요? 위기에서 구해줘서 사랑이 터지는 클리셰 말구요. 설마 작가분들은 학창시절/20대때 연애를 못해본것도 아닐테고.... 작위적인 설정이 없더라도, 캐릭터 설정 자체가 남주인공=평범, 여주인공=초매력 이라면 이미 대리만족 요소는 충분할텐데 말이죠.


그저 여성 캐릭터 설정/헤아림 없이 그저 여자를 말초적 판타지의 객체로 보는 사람들이 글을 써서 그렇다는 비관적인 결론은 최대한 배제 한 채 글 올려봅니다.


Comment ' 7

  • 작성자
    Lv.56 다크월넛
    작성일
    17.02.26 08:57
    No. 1

    말하는 20%보다 침묵하는 80%가 그것을 좋아하기 때문이겠죠.

    찬성: 5 | 반대: 0

  • 작성자
    Lv.14 세키나
    작성일
    17.02.26 09:09
    No. 2

    다른 걸 떠나 그렇게 쓰는 게 편해서 그렇습니다.
    현실적인 연애라면 삶의 반은 파먹는 괴물이고, 삶의 근간을 뒤흔듭니다.
    요즘 독자가 어디 그런 걸 좋아하던가요? 심지어 여성향 소설에서도 여자주인공이 남자에게 매달려 삶의 반이 가 있으면 바난합니다. 남자들은 더해요. 그냥 여자 그림자만 나와도 '아 여기서 왜 여자가 나와, 접습니다. 수고하세요.' 이런 덧글이 빗발칩니다.
    한 화 한 화가 중요한 요즘 세태에서 연애에 비중을 두고, 캐릭터에 음영을 넣어 묘사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그러다보니 캐릭터도 인스턴트, 스토리도 인스턴트.. 전체적으로 스낵화 되는 거죠.
    여기서 균형을 잘 잡으면 말 그대로 대박 작가 나는 거고..
    어느 한쪽으로 균형이 무너진다면, 차라리 연애를 판타지로 유지한 채 이야기라도 잘 끌어나가는 편이 훨씬 나을 겁니다.

    찬성: 5 | 반대: 1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7.02.26 11:20
    No. 3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굳이 그러지 않아도 팔리니까.'가 가장 큰 이유이지 싶습니다. 읽는 이들이 글에 대해 진지한 고찰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으니, 쓰는 이도 굳이 그런 데다가 힘을 쏟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거겠지요.

    지금에 와서는 무엇이 닭이냐 달걀이냐 하는 수준이 되었겠지만, 결국 우리 장르문학이 인스턴트 미디어 일변도로 변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봅니다. 좋은 글이란 인간에 대한 탐구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그런 거 한다고 나서봤자 골치만 아프고 팔리지도 않을 거거든요...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65 후RU
    작성일
    17.02.27 03:57
    No. 4

    어쩌면 연애를 못해봐서가 정답 일수도 잇습니다...
    일본 애니에서 주로 나오는 클리셰죠 하렘이라고도 하죠.
    주인공에게 여러 여자들이 죽지못해 달려들고 주인공은 눈치를 못채고 여자는 점점 늘어가고...
    연애는 못햇지만 연애신을 쓰고 싶으니 보고 겪은 일본애니를 각색해 집어 넣는게 저렇게 나오는거죠.
    유명 로맨틱 영화나 멜로 드라마 몇편만 봐도 저러진 않겟지만 요새 글들은 작가 대리만족 성향도 강한터라 ....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99 졸린하루
    작성일
    17.02.27 03:59
    No. 5

    매우심히공감합니다. 그러나.. 독자는 읽을게 없어서 읽는거죠. 그렇게 쓰는 작가는 결국 스스로 망친다는걸 아주 나중에 알게 될겁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15 듀얼won
    작성일
    17.02.28 14:40
    No. 6

    이것과는 별로 관련 없는 이야기지만 전혀 러브 스토리가 들어갈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굳이 넣는 것도 상당히 아쉽더군요. 묵향도 그래서 접었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탈퇴계정]
    작성일
    17.03.05 10:36
    No. 7

    본문과 댓글, 모두 다 재밌게 읽었네요 ㅎㅎ;;
    둔감 설정 요즘 많죠 ㅎ
    저는 공감가는 재미난 커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당 ~ ^_^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50151 홍보 [일연/판타지] 사탕 말고 키스 쥬세요 홍보합니다! +6 Lv.17 김야즈 17.02.28 370 1
150150 한담 다른 영역인거죠. 글과 인터넷의 글은 다른 영역인... +1 Lv.22 pascal 17.02.28 704 0
150149 한담 시대의 흐름 Lv.1 [탈퇴계정] 17.02.28 399 0
150148 추천 고동남작가님 +2 Lv.89 독자풍뎅이 17.02.28 610 0
150147 홍보 [일연/라노벨] 불량 소년, 다크 히어로 되다! 홍보... Personacon [탈퇴계정] 17.02.27 314 0
150146 한담 이제 소설 다 끝나가고 개학하는데 연참 시작하면 ... Lv.1 [탈퇴계정] 17.02.27 444 0
150145 요청 제목좀 찾아주세요. +9 Lv.99 삶의유희 17.02.27 341 0
150144 공지 3월, 연참대전인 포양(褒揚)대전을 시작합니다. +14 Personacon 금강 17.02.27 5,847 6
150143 홍보 [일연/현대판타지]너, 내가 띄워줄게! 홍보입니다!! +1 Lv.54 영완(映完) 17.02.27 562 0
150142 한담 3월 연참대전 없나요? +5 Lv.73 나는GO다 17.02.27 575 0
150141 한담 습작이기는 한데..... +4 Lv.52 치킨동무 17.02.27 534 0
150140 한담 회귀물 좀 적당히.. +4 Lv.99 졸린하루 17.02.27 678 5
150139 한담 여러분! 제 선호작 추천수가 1600대를 달성했습니다!! +6 Lv.16 아르카잔 17.02.27 560 0
150138 한담 비평란에서 자기 작품에 대한 생각을 강요하시던 ... Lv.1 [탈퇴계정] 17.02.26 648 1
150137 홍보 [스포츠/판타지 ] 옥타곤의 악동 홍보합니다. +2 Lv.48 선들 17.02.26 315 0
150136 요청 연재 중에 연참대전에 참여하려는데요 +4 Lv.2 nue 17.02.26 419 0
150135 한담 올인을 해야 되겠쥬? +2 Lv.9 백수존자 17.02.26 506 0
150134 한담 써놓은 글을 싹 지울 때의 절망감.. +2 Lv.14 세키나 17.02.26 577 0
» 한담 주인공은 다 연애고자? 작품을 망치는 값싼 대리만... +7 Lv.1 [탈퇴계정] 17.02.26 875 1
150132 한담 작가님들이 기분 나쁜 댓글은 무엇인가요? +31 Lv.17 얀새야 17.02.26 760 0
150131 한담 소설에 욕설은 어디까지가 좋을까요? +20 Lv.32 환산 17.02.25 756 0
150130 홍보 [일연/라노벨] 지킴이! 홍보합니다. +2 Lv.9 Kross 17.02.25 363 0
150129 한담 맞춤법검사기 구매하시는 분들 계신가요 +7 Lv.20 태세우스 17.02.25 581 0
150128 한담 안녕하세요. 질문이 있습니다. +5 Lv.1 [탈퇴계정] 17.02.25 720 0
150127 추천 연재/완결 작품 각각3개씩 추천합니다. +3 Lv.55 맛있는글 17.02.24 1,036 0
150126 한담 예약연재를 같은 시간대에 하면. +4 Lv.60 룡향 17.02.22 735 0
150125 홍보 [일반/판타지] 쓰레기 마법사 홍보합니다. +1 Lv.17 사람123 17.02.22 529 0
150124 한담 선작 갯수가 준다면 그 이유는 뭘까요? +8 Lv.1 [탈퇴계정] 17.02.22 979 0
150123 한담 다른 작가분들도 소설 초반 부분 여러번 갈아엎으... +8 Lv.21 콜드펜슬 17.02.22 649 0
150122 한담 한계를 느껴본적 있으신가요? +12 Lv.10 정죽 17.02.22 628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