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없이 두드리다보니 캐릭터에 너무 빠져들어서 주욱 써내렸습니다만...
<이하 본문>
베아트릭스는 떨떠름해 하면서 직설적으로 말했다.
“네 아랫도리는 예절을 좀 가르칠 필요가 있겠는데. 고개 좀 숙이고 다니라고 해.”
트리스텐은 그 말에 폭소를 터트리고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왜? 이 놈만큼 기특한 게 어디 있다고. 당당할 가치가 있는 놈이지.”
얼씨구. 뮤리가 둘 다 잘 논다는 표정으로 번갈아 쳐다보자니, 트리스텐이 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고 보니, 뮤리가 기르는 용은 아직 불을 좀 뿜을 수 있나?”
“풉!”
다행히 고개를 돌리는 바람에 식탁 위로 입안의 내용물을 분출시키는 꼴은 면했지만, 얼굴이 엉망이 된 탓에 냅킨으로 급하게 입과 코를 닦아낸 뮤리가 짜증난다는 표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너 인마……!”
“캐스터가 올해로 11살이라며? 그럼 사용해서 효과를 본 것이 10년도 더 됐다는 소리 아냐. 같은 남자로서 걱정이 되는군. 건강 괜찮은가?”
이 자식이 진짜…….
이런 소리까지 듣고 나니 뮤리도 이것저것 다 집어치우고 허세를 떨기 시작했다.
“하하. 언제 한 번 목욕이나 같이 해야겠군, 친구. 진짜 강자는 함부로 고개를 쳐들지 않는 법이거든.”
“글쎄. 곡식은 익어서 떨어지기 전에 축 늘어지는 법이잖아. 좀 걱정되는데.”
“걱정 붙들어 매시지. 떨어진 곡식은 돌마저 뚫고 나와서 하늘로 솟구치거든. 그리곤 엄청난 생명력으로 씨를 뿌리는 법이다.”
“그런 것치고는 봄이 몇 번이나 왔는데도 발아소식이 들리질 않는군 그래.”
“현명한 농부는 함부로 씨를 뿌리지 않거든. 잘 보관하고 있으니까 때가 되면 뿌릴 거다.”
“땅 주인 허가는 받았고?”
“누가 뭐래도 그 땅은 내거거든?”
“그건 또 모를 일이지. 더 좋은 씨앗이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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