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32 모난정
작성
15.09.09 17:03
조회
831

한 10년 전부터 문피아에 몇 년 주기로 가끔씩 소설을 올리는데


올리면서 항상 목표가 ‘이거 인기 많아져서 책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 였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골든 베스트를 목표로 글을 써서 올렸는데


가장 선작수가 높았던 글이 2~3일 주기로 세달 간 50회 정도를 올렸던 글인데 선작수가 250정도 됐었습니다. 그때는 진짜 대중적이니 작품성이니 이런 거 신경 안쓰고 그냥 제가 쓰고 싶은대로 썼죠. ‘볼 사람만 보길’ 라는 마인드였달까요? 


그런데 50회에 선작수 250이면 출판은 커녕 베스트 순위에도 못 오르는 수치였죠. 보통 골든 베스트에 오르는 글들은 10회에 선작수가 100이 넘어가고 30회에 선작수가 1000에 근접하거나 넘으니까요.


그래서 무기한 휴재에 들어갔습니다. 나중에 잘 다듬어서 정말 인기가 많은 글로 만들어야지 하는 생각으로요. 그리고 다른 글 구상에 들어갔죠. 전에 쓴 글이 다소 난해하고 무겁고 진입벽이 높다는 평을 들었기에 이번엔 정말 가볍게 쓰자 했습니다.


매편 나름대로 회심의 개그를 집어넣었고 가볍게 써서 그런지 전에 쓴 글보다 댓글이 훨씬 많이 달렸습니다. 빵빵 터진다는 댓글들을 보면서 흐뭇했죠. 


이건 되겠는데? 싶은 마음에 설렜었죠. 근데 안됐습니다. 이것도 한 50회 가량 올렸는데 선작수가 200 언저리에 머물더군요.  


이렇게 써도 안되고 저렇게 써도 안되고 왜 안될까....하다가, 그래 이제는 나도 그냥 대세물이라는 걸 한번 써보자. 해서 현대판타지 글들을 찾아봤습니다. 참고로 저도 장르소설 1.5세대라 가장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 룬의 아이들 데모닉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나오는 현대 판타지들은 그때처럼 몰입을 하면서 읽기는 힘들더군요. 그냥 아 대충 이런 분위기구나 하는 걸 알아가는데 의의를 뒀습니다.


그렇게 레이드 물을 준비해서 올렸는데....전 솔직히 대세물을 올리면 그전에 쓰던 글들보단 반응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반응이 안 좋아서 놀란게 아니라, 이번에도 선작수나 연독률이 전에 쓰던 글들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게 놀랍더군요. 지금 같은 추세로 볼때 이번에도 50회 가량 올리면 선작수가 200 정도 될 것 같습니다.


결국, 뭘 써서 올려도 제가 쓰는 글은 인기가 다 거기서 거기인 겁니다. 소재도 아니고 장르도 아니고 내용의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인기가 없는 글들을 줄줄이 내는 건 그냥 제 문제였어요. 지인한테 제 글을 보여주니, 베스트에 있는 글을 아무거나 하나 찍으면서 제게 말하더군요.  베스트에 있는 글들을 봐라. 처음부터 쉽고,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시작한다. 독자에게 친절한 글이란 그런거다. 그런데 네 글은 괜히 꼬아서 쓰는 게 문제다. 개떡같이 써도 철썩같이 알아먹으란 마인드다. 네가 쓰는 글들은 거의 그런 식이다....라는 말을 듣고 다시한번 골베에 있는 글들을 읽어 봤습니다.


전 예전부터 골베에 있는 글들을 보면 왜 이렇게 식상하게 전개를 하지...좀 더 참신하게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을 하곤 하면서 나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보니 그건 어디까지나 독자들을 위한 방식이었던 겁니다. 보다 쉽고, 보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는 게 정답이었던 겁니다. 


그런 사실을 깨닫고 나서 제 글들을 읽어보니 항상 뭔가 기가막힌 걸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힘이 잔뜩 들어가고 여기저기 복선을 넣어서 읽는 사람 지치게 만드는 재주 가 돋보이더군요.


그래서 이러한 스타일을 바꾸려고 하는데...아무래도 이게 성향이자 취향의 문제이다 보니까 잘 안됩니다. 무엇보다 글을 쓰는 제가 즐겁지가 않아서 흥이 안 납니다.


아무튼 저와 같은 고민에 빠져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참신한 소재와 흥미로운 내용 구상도 좋지만, 한번쯤 본인의 글 쓰는 방식 자체를 바꿔보는 게 어떨까 싶어서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Comment ' 11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5.09.09 17:12
    No. 1

    저랑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는 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PhaseWal..
    작성일
    15.09.09 18:39
    No. 2

    마치 제 이야기를 보는 듯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해.
    작성일
    15.09.09 19:45
    No. 3

    1천자 가까이 쓰다가 알림떠서 지워져 버렸네요.. 간단히 요약해서, 작가 자위글은 습작이며 창작의 고통엔 독자의 시선도 있으며 과거의 영광을 돌이키는 것은 고리타분한 타령에 불과하다.. 정도랄까요. 글쓴이님의 글을 주욱 읽으며 가장 주의깊게 읽은 부분은 1.5세대 판타지와 현대 판타지는 몰입이 안되신다는 점입니다. 글쎄요.. 이영도님의 작 드래곤라자를 하이텔 통신 환상문학 창작란에서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자란 수염덮수룩한 아저씨인 저도 현대판타지를 읽습니다. 시각차일까요. 그 간격을 좁히는 게 우선이 아닐까요. 현재의 분위기에도 못 녹아드는데 그 작가의 글을 어느 대중이 다수가 읽어줄까요. 글이 어렵다 복잡하다 이전에 가장 큰 리스크는 이것이 아닐까 합니다. 참고로 당시 드래곤라자를 영도님의 담배와 같이 피우며 읽어내려길 독자들 중 어느 누구도 이 글이 교과서에 실릴거라 예상 못했습니다. 퇴마록과 같은 우리 정서에 맞는 한국형 판타지를 옹호하는 입장에서 D&D기반 외국계 판타지를 읽는 이들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서양판타지가 현대핀타지로 넘어오니 서양핀타지를 옹호하고 그리워하는 이들이 생겨나더군요. 이 시각차.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당대 비상하는매 드래곤라자 하얀늑대들 세월의 돌 등 작품이 있기전에 카르세아린과 같은 드래곤 회귀물도 있었고 가볍게 읽었지요. 가즈나이트를 읽듯, 가볍게 현 흐름을 지켜보시고 고민해보시면 더 대중성있는 작품이 나올지도 모르겠군요. 아니면 그 모든걸 압살할 일필휘지의 글로 엄청난 글을 쓰시는 것도 좋고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6 최경열
    작성일
    15.09.09 20:01
    No. 4

    이영도님 홍보글로 보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2 모난정
    작성일
    15.09.09 21:42
    No. 5

    고민이 필요한 때 인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Bibleray
    작성일
    15.09.09 20:01
    No. 6

    별로 반론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세상 만사는 지극히 입체적이예요. 글이 됐든 음악이 됐든 영화가됐든, 그 시대에 잘 팔리지 않는 것은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이 실력 문제일수도, 시대정신의 문제일수도 있어요
    현재 표류중인 일본 컨텐츠시장에 구세주로 여겨지고 있는 만화 시나리오 작가 우로부치 겐도, 한때는 2d계의 연쇄살인마라며 조롱및 지탄받았던 시절이 있습니다. 소위 오타쿠 문화집단의 가상인물에 대한 집착때문에 본인의 작가적 방향성을 부정당한거죠. 하지만 이후로 일본문화집단의 시대정신이 변해왔고, 그동안 컨텐츠 시장에 갈증을 느꼈던 사람들이 우로부치를 찾으면서, 2011년과 2012년 연달아 작품을 성공시켰습니다.
    대한민국의 대작가 이상도 마찬가집니다. 날개, 아니 그분이 쓰신 시집만 봐도 글은 되게 잘 쓰시는데 표현과 전개가 워낙 어려웠습니다. 서정문학과 항일문학이 유행이던 당시에는 인기마저 없었죠. 더구나 단명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와서는 이상은 대작가로 평가합니다. 그건 단순히 시대정신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이 표현하려 했던 문학적 정서가 워낙에 특별했기 때문입니다. 다른말로 하면 여타 작가들과 달랐습니다.
    그저 눈앞의 명성을 바라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을 뿐 아니라 입체적입니다. 게다가 글은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쓸 겁니다. 세상, 더 좁게 문학계, 더 좁게 장르계만 보더라도 그건 문피아에 국한된 우리끼리의 문화가 아닙니다.
    무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식견을 넑히셔야합니다. 세상은 단편으로 연출된 동화같은게 아니거든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Bibleray
    작성일
    15.09.09 20:08
    No. 7

    글을 쓰실 때 본인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확실히 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인정받고 싶어서 쓸 수도, 하고싶은 얘기가 있어서 쓸 수도, 동류들을 위로하고 싶어서 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표현과정에서 어려운 지식과 이야기가 필요하다면 수집 및 표현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장르로설이니 일반소설이니 구분지을게 아닙니다. 그렇게 단순하고 형편좋은 얘기가 아니예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서백호
    작성일
    15.09.09 21:17
    No. 8

    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8 호뿌2호
    작성일
    15.09.09 21:22
    No. 9

    사실 조회수건 선작이건 단순한 수치일 뿐이잖아요?
    출판이나 유료연재를 할 게 아니라면 말이죠.
    쪼들려도 뭐라 할 사람도 없으니 그냥 되는데로 쓰면 되는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2 모난정
    작성일
    15.09.09 21:45
    No. 10

    전 그 출판이란 걸 해보고 싶은지라...그냥 마음가는 대로 쓰려니 잘 안되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6 karitz
    작성일
    15.09.10 16:12
    No. 11

    누구나 욕심있는 사람들의 고민이죠. 하지만 고민에서 끝나서 한 작품을 완결내지 못했기에 발생하는 고민이랄까요.
    지인중에 판타지 소설을 좋아해서 자주읽고 글을 쓰는 지인이 있었는데 뭘 읽을 때 나중에 자기가 써먹을 수 있는 이야기 요소가 있으면 항상 적어두더군요.
    그리고 자기 소설에 반드시 써먹습니다.
    이미 답안지가 나온 문제랄까요. 이게 재밌다 흥행한다는 게 확실한 이야기 루트를 정해두고 진행합니다.
    전 글재주가 부족해서 그렇게해도 좋은 글은 못쓰겠더군요.
    그랬더니 다른 형님이 완결을 내보라더군요. 머릿속에 이야기를 끝내보고 그걸 한달뒤에 다시 읽어보면 감이 온다고 하더군요.
    내가 부족한 게 무엇인가가 감이 온다면 다음 작품을 쓸때 자신이 그게 부족해서 망했다는 걸 느껴서 거기에 더 신경쓴다더군요.
    그렇게 하나 둘 완결을 내다보면 사람들의 흥미요소를 집어서 그것만 쓸 수 있다고요.
    사람들은 읽고싶은 글을 읽지 작가의 노력을 읽는 게 아니라는 말을 들었는데... 듣고보니 이 글의 본문이 굉장히 와닿네요...
    제 생각에는 글솜씨는 평균적인 수준만 되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요는 시대가 원하는 글인 것 같아요.
    시대가 원하는 글이 매번 있어왔는데 현판과 레이드가 요즘 대세라면 이전에는 이고깽, 현고깽, 정통, 차원물, 대체역사물 등이 유명했죠. 시대가 원하는 대세를 따르는데 안된다면 글솜씨를 다시 가꾸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대세는 이유가 있기에 대세이고 그 대세에 편승이 안되는 건 독자나 노출수의 문제라기보단 작가 스스로의 문제랄까요...
    그리고 그 해결책은 다독 다작 다사밖엔 없는 것 같습니다.
    다작의 기본은 완결이고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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