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이런 글 올리는 게 한담 규정에 문제가 된다면 바로 지우겠습니다. 아래 게시물을 보고 갑자기 추억이 돋아서 올리는 글이 거든요.
대학교 때 전공 과목의 자유시 과제로 썼던 시입니다. 판타지 장르로 시를 썼다고, 교수님께 욕을 먹은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
바라보시는 당신에게 묻습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그는 저에게 있어 설렘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바람의 부름에 이끌려,
처음 인간들에게로 다가섰을 때,
어린 그만이 나의 손을 잡아 주었습니다.
짙은 바다 빛의 신비스런 눈동자
마치 태양같이 이글거리는 화염의 머리칼
그가 나를 바라봐 주었을 때,
그는 저에게 있어 설렘이었습니다.
바라보시는 당신에게 묻습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그는 저에게 있어 기쁨이었습니다.
소년이 된 그 아이.
그를 보며 살포시 미소 짖는 나를 향해,
엉성하게 다듬어진 나무칼을 뽐내듯이 휘두르며,
너의 기사가 되어주겠다고 말했을 때,
그는 저에게 있어 기쁨이었습니다.
바라보시는 당신에게 묻습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그는 저에게 있어 행복이었습니다.
어느새 청년이 되어 나를 찾아와.
수줍게 얼굴을 붉히는 나에게,
부드러운 손길로 나를 감싸며,
결혼의 언약을 맹세 했을 때,
그는 저에게 있어 행복이었습니다.
바라보시는 당신에게 묻습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그는 저에게 있어 아픔이었습니다.
빛의 광체가 혼돈에 가리어,
인간이 인간을 짓밟을 때,
그는 조국을 위해,
저와 얼마 후 태어날 우리의 아이를 위해,
검을 들었습니다.
바라보시는 당신에게 묻습니다.
그는 전장으로 떠나기 전,
제 볼에 흐르던 눈물을 닥아 주며,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나는 너만을 사랑해.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설렘이었을까요?
기쁨이었을까요?
행복이었을까요?
아니면 아픔이었을까요?
어느새 세 살이 된 우리들의 아이 제이가,
그와 처음만난 알바서스의 푸른 들판에서 뛰놉니다.
주위엔 아름다운 로리아르 꽃이 만발해있군요.
오늘 같은 날이면 저 알바서스의 들판저쪽에서,
언제나처럼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그가 다가와 줄 것만 같습니다.
착각일까요? 환상일까요?
바라보시는 당신에게 묻습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아아, 그러나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저에게 사랑은 그리운 기다림이었다는 것을.
당신에 대한 그리움으로 우리의 아이를 키웠고,
당신에 대한 기다림이 저를 살게 했으니까요.
바라보시는 당신에게 묻습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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