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
고무판에서는 금지된 단어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80년대의 조금은 잘못된
선입관을 가져다 주는 단어라서 그렇다는 금강문주님의 말씀도 계셨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글을 쓰고자 하는데 '무협지'란 단어를 쓰지 않을 수 없었습
니다. 무통보삭제되어도 할말은 없지만 한명이나마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일단 중국의 '무협'에 관해서 말하겠습니다(무슨..쩝)
저...죄송하지만 고무판의 독자분들께서는 중국의 유명한 현대소설가이신
이월화님을 알고 계십니까? 대단한 대하소설가이십니다. 중국에서는 삼국지,수호
지 다음으로 그분의 소설이 많이 팔린다고들 하죠. 10억중국의 엄청난 땅덩어리에
서도 그 정도라니 할말 다 했습니다.
그 분의 대하소설 3편,2편(? 햇갈려서..)중 '강희대제'란 소설을 유추하자면,
'무림', 혹은 '강호'라는 세계는 전혀 배타적인 또다른 세계관이 아닌 흔히 말하면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세력입니다. 전혀 이질감이 없다고나 할까요? 그런 점에서
정말 놀랐습니다.
중국에서의 '무협'은 킬링타임용이 아니다. 그런 말 하면 죽는다는 소리가 있습
니다. 그러나 말 뿐이 아닌 사실입니다. 중국의 서사소설, 원조나 명조, 청조를 배
경으로 하는 군문(軍門)이나 왕조(王祖)의 소설중에는 무협이라는 세계관이 빈번
히 등장합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대륙은 '무협'을 받아들인
다고 보아야겠지요?
그에 비해서 우리나라의 '무협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말씀드리자면, 지금 성인, 중년인중에서 '무협지'라는 말을 들어보기만이라
도 하신분은 대단히 많습니다. 그러나 '무림', '강호' 라는 또다른 하나의 세계가
아닌 '무협지'라는 하나의 삼류소설에 불과하다는 것 자체를 아신다는 거죠...
제가 예를 들어보자면, 가장 가까운 ebs의 방송선생님(국어...)도 '무협'을 알고
계십니다. 심지어 정파나 사파의 개념까지도...그러나. 그 것 뿐입니다. 무림이라
는 세계가 아닌 '무협지'의 내용을 아신다는 거죠. 그리고 저희 담임선생님도 마
찬가지입니다. 저희 담임선생님께서도 저번에 뺏든 책을 읽어보시더니..
"흥미위주의 소설, 환상소설."
두마디로 폄하하셨습니다. 실제로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몇몇 매니아층
을 제외하고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무협지', '무협소설'은 삼류소설에 불과하니
까요. 일제강점기의 주옥같은 작품인 이상님의 '날개' 박태원씨의 '소설가 구보씨
의 일일' 심훈의 '상록수' 염상섭의 '태평천하' 등등...그리고 6.25전후소설, 군사
독재시설등 그 엄청나고 방대한 량의 현대소설에 비하고, 그 내용에 비한다면
삼류소설에 비하할 수도 있습니다.
'무림'이라는 세계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세계관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의
또다른 세계로 받아들입니다. 물론 매니아나 읽는 독자들만 그렇다는 것이지요.
일반인들을 '무림'이라는 세계관에 포함시키려면 좀 더 대중화 되어야 합니다.
흠....물론 어려운 일인 것은 알고, 또한 말로 이렇게 지껄여도 저는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그래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한, 둘은 있으시고, 또한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과도 내용을 나누고
싶어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현대무협, '신무협판타지'의가장 큰 문제점 두가지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물
론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저만의 생각입니다.
첫번째는 가장 많이 주시되어왔던 '대여점'의 존재입니다.
속독, 빠르게 읽는다. 다독, 많이 읽는다.
빠르게 읽고 많이 읽습니다. 하룽에 5-6권씩 읽는 사람도 심심찮게 존재합니다.
한 권을 읽는데 30-40분이 걸리는 사람도 그 정도로 존재합니다. 그러면 삼백페
이지를 30-40분만에 읽고 그 책을 또 5-6권씩 읽으면 가장 큰 문제점은
'내용의 정리'가 전혀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작가는 나름대로 각본도 써보고 수정도 하면서 최대한 심혈을 기울입니다. 자신의
생계가 걸려있는 직종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보자면 자신을 표현하는 또
다른 것이 무협소설이라는 하나의 장르일테니까요..
그러나 우리들은 그 노력을 짓밟아버리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한 문장, 한 문장에서 작가의 땀을 보고, 작가의 노력을 보고 작가의 생각을 읽는
다면 그 사람은 '문학평론가'라고 할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문학평론가가 별 것
입니까? 작가를 이해하고, 작가에 부족한 부분을 과감히 지적해주는 사람이 문학
평론가일지도 모른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러나 속독이나 다독을 하는 사람들
은 그런 작가의 노력을 무시합니다. 아니, 말하자면 개념자체가 없는 것인지도 모르
겠습니다..
만약, 현대소설이고, 이 글이 수행평가에 들어간다 또는 회사의 승급에 들어간다.
라고 한다면 무협소설을 '킬링타임'용으로 읽는 사람은 없습니다. 한 문장, 한 문
장에 숨결을 느끼고 숨겨진 의미를 조금이라도 찾아보며, 글의 복선이 어디쯤에
있는지도 찾아보려 눈에 불을 켤지도 모릅니다.
물론 매니아층은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십니다. 자신들은 다 자의로 그렇게
하니까요...그러나 이 글은 대다수의 사람들, 특히 무협이라는 소설을 그리 반갑게
보지만은 않는 일반인들의 시각에서 한번쯤 본 글입니다.
글이 옆으로 새어 나가고 있지만 나름대로는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양해해주시길..
두번째 문제는 첫번째의 문제에서 파생되어 나온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요..
많은 권수. 분량입니다.
장르소설의 작가, 무협.판타지는 한달에 한권이라는 엄청난 부담을 어깨에 짊어
지고 글을 써야합니다. 제가 자세한 것을 알리는 없지만 한달, 20일만에 원고지
1천매분량, A4조판양식으로 3백페이지 분량을 쓰는것은...휴우 생각만 해도 그
분들이 신처럼 느껴집니다. 글을 심심하더라도 한번씩 써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전개가 빠르다면 다른 작가분들이 2-3권을 나가실떄에 자신은 채 50페이지정도
되면 그 정도의 전개흐름을 보이는 경우를 발견하고 한숨을 내쉽니다.
여기서 문제점이 제기 됩니다.
'무림'이라는 공간은 애초에 없는 상상의 공간입니다. 필연적으로 글로써 표현한
다면 과장이라도 엄청난 묘사를 곁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지금에서야 어디어
디 문파, 어디어디 장소, 어디어디 오악? 이정도면 다 알 정도로 지식이 해박하다
고는 하지만 그래도 산이나 주위 경관같은 경우는 묘사를 하지 않을래야 하지 않
을 수 없는 현실입니다.
제가 지적하고 싶은것은 과장된 묘사나 주인공의 말투, 조금은 밖으로 튀어나온
갈등양상입니다.
저도 엄청난 초허접글쟁이로써 글을 써보면서 알지만 일명 장르소설작가님들의
장르소설 글솜씨는 추종을 불허합니다. 많은 독자들이 비평을 하긴 하지만요..
그렇지만...제가 한가지 예를 드리겠습니다.
1이라는 사람과 2라는 사람은 모든 능력이라는 면에서 똑같은 조건을 가지고 있습
니다. 그런데 1이라는 사람은 1달안에 한권을 써내려가야하고, 2라는 사람은 몇달
이라도 여유로이 한권을 써내려 갈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어떤 사람의 글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요? 물론 생각할 것
도 없이 2의 글입니다. 1이라는 사람은 장르소설작가이시고, 2라는사람은 현대소설
작가이십니다.
똑같은 작가인데도 왜 이렇게 바쁘게 써내려야가야하는가? 문장력이나, 모든 능력
에서 비슷하신 분들인데도, 오히려 조금 나아보이시는 분들인데도 시간이 없으셔서
조금 더 아름다운 문장, 조금 더 심오한 문장, 조금 더 깔금한 전개를 펼치실 수
있는데....
이런 아쉬움이 항상 뇌리를 감돕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쩔 수 없이 타개
방법이 참으로 궁한 현실입니다.
출판사, 작가, 독자, 대여점..
이런 축들중 하나만 빠지더라도, 혁신을 꾀한다고 무너뜨리고 다시 짓는다 하더라도
장르소설은 끝입니다. 빠져나올 수 없는 늪에 들어간다고나 할까요? 제 생각입니다만..
참으로 애매한 결론밖에 나오지 않는군요. 어차피 소설작가라는 것도 돈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존재이고 출판사도 마찬가지...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 현실입니다. 그렇
지만 언젠가 제가 성인이 되었을 때에 아이에게 무협소설 한 편을 건내며,
"얘야. 현대소설과 비견될 정도로 내용이 좋으니 한번 읽어보길 바래.."
라 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머릿속에는 수천가지의 생각이 뇌리를
강타하지만 글재주가 적어 몇가지밖에 적지 못했습니다. 개인적인 푸념..읽어주셔
서 감사드립니다.
Commen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