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外在
작성
03.10.13 02:55
조회
502

대략의 계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물론 이 계획을 무시하고 새로운 계획을 올려 주시는 분이 있다면, 그것도 좋죠. 어차피 뒤에 쓸 맘이 생기신 분이 선택하는 거니까요.

제가 제안하는 주제와 스토리 라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즉흥적인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부족합니다.)

세 가지 주체를 택했습니다. 그에 따라서 스토리 라인도 기본적으로 세 개가 될 것 같습니다.

1. 타락입니다. 그것도 멈출 수 없는 타락을 첫 번째 주제로 택했습니다. 요즘 사회를 보면 장난이 아니죠. 그런데 그런 것들이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는 생각에서 택했습니다. 개인이 못난 사람이기 때문에 타락하는 게 아니라, 타락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과정을 보이는 겁니다.

이것을 위해서는 비무대회를 소재로 택했습니다. 어느 상인연합에서 어느 문파에 비무대회 개최를 의뢰합니다. 그 비무대회의 우승자에게는 파격적 포상이 따릅니다. 그리고 비무 참가자는 한 가지 계약을 해야 합니다. 고용계약이죠. 일정한 순위에 들 경우 몇 년간 상인연합에 고용되어 일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급료는 충분히 주어지니 그리 손해는 아니죠. 비무대회는 그 무사들의 상품가치를 과대포장하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상인연합에서는 그렇게 고용된 무사들을 각지역 무술도장에 인재파견의 형식으로 공급하고 이윤을 남깁니다. 그런데 이게 크게 장사가 되자, 몇 년후 다른 상인조합과 문파들도 비슷한 비무대회를 개최하려고 합니다. 돈맛을 들인 최초의 문파는 비정상적으로 비무대회를 운영하게 되고, 타 문파의 비무대회를 망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타락은 단순히 돈맛 뿐 아니라, 타 문파가 비무대회를 개최하여 흡수한 자금으로 엄청난 세력을 키운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만약 이쪽이 비무대회에서 실패하게 되면 돈맛이 문제가 아니라, 문파의 존망까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거죠.

2. 사랑과 우정입니다. 사랑과 우정은 두뇌에서 다른 부분을 자극한다는데 ... 뭐 그것은 단지 과학일 뿐이니까 ... 제가 생각하는 주제는 약간 형이상적인 사랑과 우정의 가능성입니다. 보통의 사랑과 우정은 "누군가"에 대한 사랑과 우정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군가"는 다른 누군가와 구별되어야 하죠. 그렇기 때문에 보통의 사랑은 "어떠어떠한" 사람에 대한 사랑이 되교, 그 "어떠어떠"하다는 것은 사랑의 조건이 되죠. 즉 보통의 사랑은 조건적 사랑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성인(신)의 사랑은 이와 다르죠. 누군가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모든 것"에 대한 사랑이기 때문에, 다른 것과 구별될 필요가 없고, 따라서 조건적이 아니라 무차별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사랑은 외부의 조건에 의해서 결정되는 타율적 사랑입니다. 반면에 신의 사랑은 자율적 사랑이죠. 그런데 때때로 인간의 사랑 중에 이상한 형태의 사랑이 나옵니다. 사랑의 조건이 파괴되었는데도 사랑하는 거죠. 배신한 친구도 친구로 여깁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랑은 "네가 아무래도 좋다"라는 말로 표현되며, 이것은 결코 타인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이 주체를 형상화하기 위해서 구상한 것은 대단히 빈약합니다. 비무대회에 참가하게 된 두 친구와 그 친구 사이의 한 여자 이야기죠. 출세적(속세를 떠났다는 뜻) 친구와 입세적(속세적이란 뜻) 친구는 서로 다른 사랑과 우정을 추구하죠. 전자의 친구는 신의 사랑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는 신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사랑에 도달할 수 없고, 위에서 말한 세 번째 형태의 사랑과 우정의 오류에 빠지고 맙니다. (미치지 딱 좋은 타입. 이 친구가 주인공이었으면 하는데 ... 그것도 자유 사항이죠.) 그런데 후자의 친구는 보통의 사랑과 우정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비열한 형태가 아니라, 건전한 방식으로 다루어 보고 싶습니다. 여자의 사랑에 대해서는 ... 후후 ... 제가 여자에 대해 뭐 아는 게 있어야죠. 무한 자유입니다. 만약 제가 위에서 말한 사랑 외의 형태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으면 부여해 주시면 되겠죠.

3. 세 번째 주제는 행복입니다. 위에서 두 가지 주제는 굉장히 우울하죠. 인간은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불행에 처할 수밖에 없을 듯 보입빈다. 그래서 택한 것이 행복이죠. 여기에서는 ... 왜 인간은 행복해지려고 하는데 불행에 빠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하는가 ... 에 대해서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인간이 행복해지려는 것은 필연이라고 주장한 게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이죠. 그래서 행복을 모든 윤리의 최고 덕목(텔로스)로 놓았죠. 저는 당연히 행복해지기 위한 덕목이 아니라, 위의 모순을 해명하고 싶습니다. 이 모순의 해명으로 택한 것은 ... 사람이 자기 스스로의 욕망이 아니라, 타인의 욕망을 자신의 욕망으로 착각한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욕망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타인이 욕망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포기하는 것이 행복한 길이라는 걸 알아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죠. 그것은 타인의 욕망이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욕망을 가지게 된 원인은 정신분석학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은 학습이론(모방이론)에서 찾을 수도 있겠죠.

타인의 욕망이 아니라 자기의 욕망을 가질 수 있는가 ... 이에 대해서 자유롭게 답해 주시길 바랍니다. 당연히 위 주제도 마음대로 변형할 수 있습니다. 전혀 반대의 견해를 취해도 좋겠죠.

이 주체는 형상화가 쉽지 않습니다. 사회나 타인과의 관계가 아니라, 개인의 심리적인 문제이기 때문에요 ... 좀 더 생각해 볼 작정입니다. 이 부담을 주인공에게 지울 것인가 ... 아님 다른 사람에게 지울 것인가도요. 역시 자유도 부여입니다.

* ▩다라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10-13 08:17)


Comment ' 2

  • 작성자
    Lv.1 담적산.
    작성일
    03.10.13 05:35
    No. 1

    현대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그정도 문제의식이 무협안에도 녹아들어가야 한다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정말 이런 문제를 들고 나오시는 분을 처음으로 뵙는군요.

    ....

    저는 철학을 잘 모릅니다만 인간이 선하다는 쪽으로 관심을 두고 있기때문에 자본의 논리에 따라 태어나면서 부터 최면에 걸리듯 주입되는 비굴한 근성이 역사시작전부터 '기득권층에게 어느정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교회를 다니기 때문에 '인간'은 완벽한 사회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데 골수깊이 동감하고 있습니다.지금 쓰는글도 먹고 사는데 바빠서 쫒기며 쓰지만 외재(...?잘못읽었으면 죄송-.-;)님의 기획에는 한번 참여해보고 싶군요.

    좋은 기획, 칭찬받아 마땅한 기획입니다.
    무협이 살아남아 사람들에게 계속 이어서 읽히려면 이 정도의 주제가 녹아들어가 있어야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끝까지 추진하시기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Runy
    작성일
    03.10.13 09:34
    No.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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