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35 카르니보레
작성
14.08.11 00:38
조회
1,997

 더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무공이 세계관의 최신 무공보다 강하게 설정된다, 라는 것을 전제로 글을 써보겠습니다.

 

 일단 내공의 경우를 제외하고 단순한 형이나 운동역학적 이론에서의 발전으로 생각하면 꼭 최신 것이 옛날보다 뛰어나란 법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현대 무술이 과거의 무예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이 절대가 되겠습니다만, 꼭 그렇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죠.

 

 물론 오늘날의 현대 무술은 스포츠로서 즐기기 위해 인체파괴적인 위험한 기술을 상당히 빼고, 비교적 안전하고도 범용적인 방향으로 개량한 것이기 때문에 실전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고 일부 부정할 수 없기도 합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무술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꼭 강력하게만 발전하리란 법은 없다는 것입니다. 시대가 평화롭지 않아 소위 말하는 실전무예를 중시한다면 무술은 상대를 쓰러뜨리고, 파괴하고, 죽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반면에 현대처럼 총이 전장의 주류고, 비교적 평화를 중시하는 시대라면 스포츠라는 의미로 살상력이 낮은 어떤 의미에서는 약하게 되어버릴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무술이란 제 개인적인 표현으로 하자면 단련된 육체를 기반으로 한 가위바위보 같은 수싸움의 발전된 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특정 무술, 특정 초식이 강하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 어떤 식으로 대응을 잘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는 겁니다.

 

 그것을 기반으로 할 때 굳이 유달리 강한 무공이라는 전제가 있다면 그것은 다른 무공에 비해 상정하는 경우의 대응수가 유달리 많던가, 그도 아니면 특정 체질이나 자질을 갖춘 이들에게 특화된 자들만이 소화해낼 수 있는 무공이라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전자일 경우는 수많은 선인들이 수를 헤아리기조차 힘든 실전들을 겪고, 그것들을 빠짐없이 하나하나 검증해서 그에 대한 모든 대응책을 담아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 너무 경우의 수가 많아서 되려 하나하나에 대한 깊이가 떨어질 수도 있고, 굳이 다 마스터하지 않아도 개인의 경험으로 커버될 수도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특정 자질을 요구할 경우에는 예를 들면 타인보다 관절 구동범위가 넓던가, 팔이 유달리 길던가, 선천적으로 근력이 높게 된다던가, 유연하고 재빠르다던가, 판단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빠르다던가. 자질을 따지자면 정말 여러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길게 사설을 말했지만 단지 초식이란 형으로서 따졌을 때 절대적으로 강한 무공이란 존재할 수 없다고 봅니다. 위에서도 말한 수싸움에서의 상성의 문제도 있고, 흔히 무협에서 말하는 외공이라고 해야 할까요?

 

 다들 어렴풋이 알겠지만 인간의 육체단련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단련해도 어느 선까지는 더 이상 근력이 오르지 않는다던가, 무리하게 근육을 붙이면 되려 그 근육에 관절이 압박되어서 민첩함이 떨어진다던가, 과도한 하드 트레이닝에 되려 근육손상이 나서 오히려 근력이 떨어진다던가.

 

 어떠한 외공적 단련법이 있어도 최대한 한계에 근접해 이상적인 밸런스의 육체를 손에 넣을 수는 있어도, 무한정 강해진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시간적 의미도 있지만, 설령 무한한 시간에 젊음을 영원히 유지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더라도 한계선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내공이 됩니다. 구체적으로는 이 내공을 얼마나 빨리 쌓고, 그것을 얼마나 잘 운용해 전투에 활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되겠지요. 흔히 클리셰에서 나오는 고대무공이 이런 내공 쌓는 것에 우월하게 되어 있기에 진가가 발휘되는 것이라고 생각은 됩니다.

 

 형, 운동역학, 외공적 부분만이라면 자신에게 잘 맞는 것을 극도로 익혔을 경우 비슷한 신체조건끼리의 경우에서는 딱히 우열을 가리기 힘들 것입니다.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겁니다. 태권도와 유도 중 뭐가 강하냐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위의 조건들만을 전제로 했을 때 승패를 가른다고 한다면 서로간의 상성이나 그 외의 정황 전반이겠죠. 내공에 별 차이 없을 때 고대 무공이 최신 무공보다 유리했다고 한다면 그건 너무 오래되어 파훼법이고 뭐고 죄다 잊혀졌기 때문에, 되려 신선해져서 의표를 찔린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경우라면 그 우위성이 오래 가진 못하겠지만요.

 

 반면에 내공심법 같은 것이 특히 우수해서 같은 수련기간을 거친 이들에 비해 압도적인 내공을 쌓아 다른 이들을 가볍게 뛰어넘는 신체능력과 기공을 쏘아낼 수 있다면 그건 확실해 우월한 무공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여기서 평범하게 혼자 수행하는 것의 연장으로 가는 것과는 완전히 궤를 달리하는 사도적인 방법, 흔히 말하는 동남동녀의 피로 목욕을 한다던가 흡성대법 같은 느낌으로 힘을 쌓는 것이라면 내공에 대한 고찰은 그리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즉, 보통 사람이라면 알아도 시도할 리도 없고 해서도 안될 방법, 혹은 시도해서 안될 것까지는 없어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기법이 들어가는 것이라면 여기서 고찰할 의미는 사실상 없게 된다고 봅니다.

 

 그러면 그런 사도적 방식이 없다면? 일반적인 무공과 방식의 차이와 새로운 시도가 있을 뿐, 근본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없다고 한다면? 그럴 때는 미묘하다고 봅니다. 흔해 빠진 표현으론 설정 나름이고, 더 나아가면 복잡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는 이미 검증된 내공심법을 전통이랍시고 숭상하기 때문에 발전이 더디어서, 최신 무공이라도 옛날 것과 별반 차이도 없었다라고 하는 변명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다른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어떤 전란에 일부 문헌이 실전되어서 오히려 퇴보했다고 할 수도 있고요.

 

 이런 식으로 최신 무공이 과거에 비해 별 차이 없거나 오히려 퇴보했다는 식의 전제를 까는 '변명'이 없다고 한다면, 그 다음부터는 좀 힘들어집니다. 몇백년 전에는 전혀 새로운 시도의 방식이었다 할지라도, 최근에 들어서는 이미 다른 이들도 몇 번 검증 정도는 들어갔을 수도 있다 해도 이상할 것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을 필요 이상으로 무시하면 다른 범인들은 그저 다 바보였다는 식으로 업신여기는 것 같아 좋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100년 전 정도라면 그나마 괜찮을 수도 있지만, 500년이나 1000년 정도까지 가면 어지간히 잘 버무리지 않는 이상 오버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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