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35 카르니보레
작성
14.06.01 22:03
조회
3,361

 제가 요즘에는 무협쪽을 많이 보는 편이 아니라서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요즘 무협소설을 보면 너무 과도하게 깨달음이나 영약 등으로 계단식 성장을 이루는 거 같습니다.


 먼저 전제할 것은 초반 1권 1, 2 챕터 이내 시점에서의 주인공의 힘이 어느 정도이냐 하는 것을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갖가지 이유를 붙이며 너무 고속성장을 한다는 것이 불만이라는 거죠.


 초반에 먼치킨적으로 강한 것은 뭐 좋다 칠 수 있지만, 너무 쉽게 상대역들과 밸런스가 전혀 안 맞을 정도로 파워인플레가 되어버리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백번 양보해서 영약이니 하는 것은 그렇다 칠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알고보면 자연적인 기의 응집체 같은 것이니, 그것을 먹고 흡수하는 것으로서 힘의 크기 자체를 불리는 것은 그럭저럭 납득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다른 변수 없이 오로지 깨달음만으로 해서 내공량이 증폭되는 것은 대체 뭘까, 하고 저는 정말 전부터 이해할 수가 없더군요. 무협지에서 좀만 뭐하면 깨달음을 얻었다고 팍팍 내공이 불어나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날 지경입니다.


 그래요, 깨달음을 얻어서 강해질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것은 원래 어디까지나 기의 운용이나 초식의 정교함, 기술의 연계 같은 쪽으로 발휘되는 거 아닌가요? 자신이 가진 힘 또는 에너지를 어떻게 다뤄야할지에 대한 지적문제 아닌가요?


 근데 왠지 무협에서 깨달음하면 그런 지적향상보다는 단순하게 내공팍팍, 스킬팍팍 같은 느낌이란 말이죠? 현실에서 깨달음 좀 얻었다고 근육이 빵빵해지는 게 아니듯, 깨달음을 얻었다고 몸속에 들은 에너지 자체가 갑자기 팍 늘어버린다는 설정은 왠지 아니라고 생각되지 않나요?


 물론 이런 설정들 자체는 다 하기 나름이고, 작가 맘이겠죠. 인간관계 등을 논리적으로 설정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문제는 위에서 제가 말한 이것들이 무협에서 너무 남용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더랍니다.


 요즘 무협소설에서는 의외로 못 보는 단어인 거 같기도 한 '갑자'라는 개념. 대충 1갑자가 60년분 내공이라는 설정이었던가요? 이게 진짜 완전히 유명무실해진 거 같더군요.


 젊은 신진고수인 주인공을 급성장시키기 위해, 지금껏 꾸준히 내공을 쌓아온 노고수들을 단박에 능가하게 만들기 위해서 단순히 깨달음이라는 지적향상만으로도 내공까지 상승하게 만들었다는 느낌입니다.


 이런 세태에 대해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Comment ' 5

  • 작성자
    Lv.63 도선선자
    작성일
    14.06.01 23:10
    No. 1

    그냥 제 생각을 적어 봅니다.
    작가 스스로 깨달음이 어떤건지 직접 경험 할 수 없으니까요. 글을 쓰는 중에 주인공을 성장시켜야만 하는데 영약도 썼고 기인을 만나서 내공전수도 받았고 무공도 특급으로 구해서 익혔는데 또 성장시켜야만 하는 상황이 왔을 땐 깨달음 밖엔 없죠. 이건 어떤 작가님들도 알 수 없는 것이라 깨달음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표현하기 힘들죠. 그러니 깨달음을 뭘로 표현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어떤 성장을 이뤘는지도 애매하죠. 깨달음 과정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으니까요. 그저 '내공이 늘었다거나 초식 운용이 더 좋아졌다.'라고 성장에 대한 설명을 마치죠. 저도 소설을 보다가 말도 안 되게 꾸미는 말들만 쭉 늘어 놓고는 '이런 깨달음이다.' 라고 하는 무협은 거기서 바로 접고 있습니다. 제 생각만 말 하다보니 키르기스님의 물음엔 이제야 답 하네요. 저도 세월을 그냥 뛰어 넘는 이상한 깨달음은 좋아 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반노환동해서 시작부터 '나만 고수다.' 이러는 무협을 더 좋아 합니다. 이게 더 시원한 맛은 있거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유위저변
    작성일
    14.06.02 00:35
    No. 2

    사실 판타지소설 보다 무협소설이 내공(마나) 부분을 묘사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쉬울 수 있으나 무협소설 같은 경우 동양철학에 대해 잘 알아야하고 의학 서적에 대해서도 그리고 인체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재미있게 그리고 독자분들께 좋은 글을 선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묘사를 할때 부분 적으로 상세묘사하게 되는 경우 상당히 난해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기 때문에 여러번 제 멘탈이 붕괴된 적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무협 뿐만 아니라 판타지 와 현대판타지 에서도 키르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은 동일하게 나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아스트리스
    작성일
    14.06.02 04:48
    No. 3

    내공... 요즘 네이버 연재중인 성운을 먹는 자에 이거에 대해 재밌게 나오죠ㅋㅋㅋㅋㅋ
    애초에 영약을 만드는 연단술사 집단에서 만들어지는 고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부정
    작성일
    14.06.02 12:54
    No. 4

    무협을 쓰는 작자들의 세대가 달리진 것이 더 크지 않나 싶습니다. 동양사상의 한 부분으로 무공을 해석했던 기성세대들과 일종의 스킬 정도로 무공을 받아들이는 신세대의 가치관 차이가 크지 않나 싶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1 정체무실
    작성일
    14.06.02 14:56
    No. 5

    그런 무협들, 그냥 접고 안보죠 ㅋㅋㅋ...
    저도 굉장히... 거부감을 느낍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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