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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다"와 "귀엽다"의 조합

작성자
Lv.98 몽중정원
작성
14.02.02 09:15
조회
2,945

아무도 이에 대해 말하거나 쓴 적이 없기에 아마 저 혼자만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형용사 조합이 있습니다.

바로 “예쁘고 귀엽다” 또는 “귀엽고 예쁘다”입니다.

예상이 가능하시겠지만 대부분 여성이나 그들의 행동을 묘사할 때 사용됩니다. 남성을 묘사할 때 사용된 경우가 아예 없지는 않지만요.


이 조합이 사용되는 문장도 은근히 패턴이 있는데 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1. “XX하는 모습도 ”예쁘고 귀여워서/귀엽고 예뻐서“ ...

(예> 투정부리는 모습도 예쁘고 귀여워서, 화내는 얼굴도 귀엽고 예뻐서, 볼을 부풀리는 것도 예쁘고 귀여워서)

2. 예쁘고 귀여운 XX

(예> 예쁘고 귀여운 소녀, 귀엽고 예쁜 자태, 마치 소녀와도 같은 예쁘고 귀여운 미소) 

이 외에도 있겠으나 대부분 장르 소설에서 사용되는 패턴은 이 둘이 많습니다.


제가 이 형용사 조합을 싫어하는 이유는 물론 “예쁘다”“귀엽다” 간의 미묘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중복된 느낌도 이유이긴 합니다만, 무엇보다 대부분 이 형용사 조합이 사용된 작품은 이후에 또 유사한 상황이나 행동이 발생하거나 동인 인물을 표현할 때 “예쁘고 귀여운/귀엽고 예쁜” 이라는 말이 중복되어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위에 패턴과 예시처럼 투정부리는 것과, 화내는 것 그리고 볼을 부풀리는 행동은 매우 유사한 감정들이지만 표현이 다르고 소설 내 인물들의 상호작용 중 이런 감정들이 발생할 경우도 다수 있습니다. 결국 미묘하게 다른 문장들에서 “예쁘고 귀여운/귀엽고 예쁜”이 계속 사용되는 것이지요.

특히 히로인을 “예쁘고 귀여운 소녀”로 한 번 표현하면 이후에도 이런 면을 들어 “예쁘고 귀엽다”는 것 때문에 ‘아빠미소’라든가 ‘가벼운 잘못 정돈 용서’ 등의 이후 다른 인물들의 반응이 있기 때문에 “예쁘고 귀엽다”라는 표현이 원인 설명으로서 여러 번 사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물의 신체 묘사와 그리 다르지 않은 외관에 대한 묘사가 같은 형용사로 중복되는 것이 과연 문제인가 할 수 잇는데요.

(제 개인적인 불평이라면 머리카락이 붉다든가 눈이 녹색이라든가 하는 객관적인 신체 묘사와 달리 왠지 ‘이 인물은 예쁘고 귀엽다’라는 판단을 주입시키려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물론 작가분이 그런 의도는 아니겠습니다만.)

보편적인 문제는 동일한 표현으로 인해 다수의 서로 다른 내용의 문장들이 서로 비슷한 형태가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번 패턴의 예시를 다르게 표현한 문장을 최근에 하나 보았는데요. 이는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투정을 부리며 밉지 않게 볼을 부풀리는 딸에게 어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이 상황처럼 결국 대부분 작품에서 주인공은 히로인이 “투정부리는 모습도 예쁘고 귀여워서” 히로인이 화를 내거나 투정을 부려도 웃으며 대응합니다. 위에 언급한 ‘아빠미소’가 이에 포함되죠. 그런데 이렇게 한 인물이 화를 내고, 이를 다른 인물이 보고 웃으며 답하는 과정들이 언제나 “투정부리는 모습도 예쁘고 귀여워서” 라는 표현과 그로 인해 이 문장과 그 전의 문장이 거의 흡사하다면 이를 나쁘다고 하기엔 과한 평가일 것이나 별로 지지할만한 선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결국 이건 저 혼자의 투정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그리고 너무 자주 보아온 이  “예쁘고 귀엽다” 또는 “귀엽고 예쁘다”라는 표현과 이를 사용한 문장 패턴은 이제는 마치 한국 장르 소설에만 존재하는 일종의 클리셰로도 느껴집니다. (일본 라노벨의 (어느 방향에서 나타났든) 주인공과 부딪혀서 등장하는 미소녀처럼 말이지요.) 그러니 작가 분들이 “예쁘고 귀엽다” 또는 “귀엽고 예쁘다”를 2번 또는 3번 쓰실 때 한 번씩이라도 이 형용사 조합을 사용하지 않고 다르게 그 상황이나 인물을 표현해 주신다면 저로선 매우 감사드립니다.


Comment ' 15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2.02 09:49
    No. 1

    예쁘다=사물이나 인물이 눈에 비춰지는 형상을 포현하죠.
    귀엽다= `` `` 의 모양이나 행동이 느껴지는 감각적인 표현이고...
    둘다를 포함한 아름답다 가 있는데,,,,이건 심리적이고 완성된 표현이라,,,쓰기가 힘들고,,
    결론은 그냥 그러려니하고 넘어가야죠,,,딱히 장르문학인데,,,
    더 심한 막장표현들도 많은데,,,,문법상 거시기하지만,꼬집어 말하기엔 무리일듯..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8 몽중정원
    작성일
    14.02.02 09:59
    No. 2

    그렇죠. 문법처럼 옳고 그름을 딱히 나눌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단지 저는 싫어하는 부분이고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부분이기에 조금이나마 바뀌길 바란다면 불만 있는 사람이 건의해야 하지 않나 싶은 마음에 써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2.02 10:19
    No. 3

    예쁘지 않아도(외모) 귀여울 수 있고(행동)
    귀엽지 않지만 예쁠수도 있죠.
    둘 다 만족한다면 더할나위 없지만...

    인스턴트(!) 스프를 끓여오며...
    "흐..흥! 오빠가 좋아서 끓인건 아냐. 감기가 나아야 내 숙제 도와줄 거쟎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2.02 10:22
    No. 4

    (.... 물만 부어 끓이는 스프의 맛이 영국요리 맛이로구나...)
    "응, 잘먹었어. 숙제하는게 힘들었니?"

    ...... 오빠는 다음날 복통으로 입원을 하였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8 몽중정원
    작성일
    14.02.02 11:25
    No. 5

    ㅋㅋㅋ 그렇군요. 외모와 행동으로 나눈다라...
    그렇게 작가분들이 나눠 설명해 주신다면 '복수의 대상을 하나로 묶은 주어 1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주어 2개'이니 문장도 2개로 나눠져서 적어도 "예쁘고 귀엽다/귀엽고 예쁘다" 조합은 안 나오겠군요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2.02 10:32
    No. 6

    귀쁘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백곰냥
    작성일
    14.02.02 14:37
    No. 7

    앜ㅋㅋㅋㅋㅋㅋㅋ 빵터졌네욬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이런 식으로 웃프다가 나왔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8 수라백
    작성일
    14.02.02 12:15
    No. 8

    깜찍하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반대어로는...... 끔찍하다!!!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꿈뱅이
    작성일
    14.02.02 13:16
    No. 9

    2번의 경우는 본적이 없는 것같아요 의식해서 보니까 너무 거슬리네요 ㅋㅋㅋㅋ
    1번이라면 사랑하는 사람을 계속 보면 너무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럽고
    뭐 이런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서 그런거 아닐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8 몽중정원
    작성일
    14.02.02 13:26
    No. 10

    꿈뱅이 님 말씀처럼 저는 이 형용사 조합을 의식해버린게 심해서 거슬리는 걸 거에요. 물론 사랑스럽다는걸 표현하고 싶어서 작가분들도 그러신거겠지만요.
    그런데 제가 이걸 의식하게 되어버린 계기가 된 작품에선 (이름은 잊었지만) 특히 1번 패턴의 문장 구조를 아주 많이 쓴 작품이었어요. 그래서 읽다가 기분 나빠져서 덮어버렸고 이후에도 다른 작가분들도 은근히 자주 쓰시는 게 눈에 밟혔습니다.
    하지만 저 '형용사 조합을 썼다'라는 사실 보다 '한 번 사용후 계속 비슷한 방식으로 사용한다'라는 부분이 특히 싫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6 몰과내
    작성일
    14.02.02 14:30
    No. 11

    뭐 저도 거슬려하는 표현이 몇 개 있죠. 포기하면 편합니다 ㅠ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아르제크
    작성일
    14.02.02 14:38
    No. 12

    작가or서술자가 작중에 이입을 깊이 해서 예쁘다, 귀엽다 하는 감상을 제 입으로 말하고 있는데
    필력의 부족이든 뭐든 그게 독자에게는 작가만큼 이입이 안 되고 있다면 거슬릴 수밖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백곰냥
    작성일
    14.02.02 14:39
    No. 13

    근데 정말로 너무나도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콱! 깨물어주고 싶고 눈 속에 넣어도 안 아플 여자애들.......을 정말 잘 표현하고 싶다면...

    장나라 소싯적스럽다
    윤아 소싯적스럽다
    김태희 소싯적스럽다

    이런 표현이 더 올바른 표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곽일산
    작성일
    14.02.02 15:09
    No. 14

    저는 귀엽고 예쁘다는 표현이 서로 단점을 메꿔주는 좋은 표현이라고 봅니다.
    얼굴이 예쁘지만 귀여운 상이 아닌 차가운 느낌을 주는 사람이 있고...
    얼굴이 예쁘지만 귀여운 느김을 주는 사람도 있겠지요.
    저는 귀엽고 예쁘다는 표현에서 귀여움과 예쁨을 가진 아주 매력적인 여성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8 몽중정원
    작성일
    14.02.03 00:15
    No. 15

    그렇군요. 곽일산 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확실히 '귀엽다'는 어느 사람을 '예쁘다'라고 했을 때 그들이 정확히 어떻게 예쁜가를 설명해주고 보완해주는 역할도 하는 것 같군요.
    얼굴이 예쁘지만 귀엽지는 않은, 다른 분위기의 외관을 가진 사람은 있고
    얼굴이 예쁘고 그 와중에 귀여운 느낌의 외모인 사람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보자면 (적어도 사람의 외관에 대해선) '귀엽다'는 말 자체에 '예쁘다'라는 의미가 어느정도 포함되어 있으니 '예쁘고 귀엽다'는 같은 의미의 단어가 중첩된 표현이군요. 즉, 한 번 사용했다면 그 인물에 대해 좋은 묘사일지 모르나 그 동일 인물을 묘사할 때 계속해서 여러 번이고 '예쁘고 귀엽다'라는 형용사 조합을 사용하면 그건 과도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정말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다면 이 의미가 막연할뿐인 형용사 조합에서 언젠가는 벗어나야 하겠지요.
    ('예쁘지 않은 사람이 귀여운 행동을 할 때'는 위의 이야기와는 좀 다르네요. '예쁜 행동'이라는 것 자체가 있지도 않으니 '예쁘다'와 '귀엽다' 간의 관계를 논하기도 이상하고 애초에 예쁘지 않은 사람이 귀여운 행동을 할 때 '예쁘고 귀엽다/귀엽고 예쁘다'가 사용될 리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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