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4.01.20 22:15
조회
3,958

 전 재미없습니다. 

 물론 제가 제 글을 재미없게 볼 정도로 제가 못 쓴다는 점도 있지만 주요 원인은 내가 이 글을 쓴 사람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여기 뿌려진 이 떡밥은 이래서 이런 거고 이런 저런 스토리로 이어진다. 혹은 이 인물은 이런 사람이고 저런 사람이며 심지어 그런 사람이다. 그리고 이 인물은 저 인물과 결혼하고 이놈은 결국 주인공의 통수를 친다. 그리고 여기 잠깐 나온 이놈은 알고보니 이런 놈이다. 등등…… 쓴 게 나다 보니까 작가가 자기 소설을 본다는 건 마치 10번 이상 본 영화를 학교에서 또 틀어줬을 때 그 기분과 같은 겁니다. 니글니글하죠. 시청자가 이런데 그 스토리를 짠 작가가 그 영화를 보면 어떨까요. 아무리 충분히 재밌고 연출도 좋은 영화라도 보는 사람도 몰랐던 떡밥과 복선, 거기에 혹시라도 뒤에 이어지는 후속작을 위해 깔아놓은 떡밥들까지 줄줄이 꿰고 있는데 재밌을 리가 없죠. 

 …… 저만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래서 작가가 소설 내에서 오류 잡아내기가 힘든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스토리상 '이놈이 왜 이런 쉬운 길 냅두고 이렇게 감?' 혹은 '이놈 갑자기 왜이럼? 안 그러셨잖아요?' 같은 오류는 스토리를 꼼꼼히 읽고 글에 몰입하는…… 그러니까 독자가 잡아내는 오류입니다. 

 게으르기 짝이 없는 제 생각이지만, 작가분들의 글에서 자주 보이는 이러한 오류들이 발생하는 게 이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10번 본 영화를 11번째 보면서 내가 알지 못했던 오류를 찾는 거랄까요? 비유가 영 시원찮습니다만, 이 경우에 그 영화를 보는 사람은 그 오류를 찾기 매우 힘들 겁니다. 너무 지루해서 액션 같은 게 나오는 게 아니면 휙휙 넘길 테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오류가 거의 없는 분은…… 괴물이죠. 재미없는 걸 몇 번이나 꼼꼼하게 보면서 고쳤다는 거니까요. 그래서 전 퇴고 여러 번 하신다는 작가분들이 존경스럽습니다. 책 한 권 분량을 한 번 하는 것도 죽을 맛인데 그 이상을 몇 번이나 한다니. 역시 프로는 프로다 라는 생각밖에 나지 않더군요. 

 음…… 횡설수설했지만 결국 오류라는 건 작가가 초사이어인 작가가 아닌 이상 흔히 있는 일이고, 오류 지적은 작가가 하는 거보단 독자가 하는 게 효과적이다. 이 말입니다. 뭐 그런 오류를 아예 안 나오게 하거나 거의 안 나오게 하는 게 작가의 역할이기도 하지만. 



Comment ' 21

  • 작성자
    Lv.37 whitebea..
    작성일
    14.01.20 22:16
    No. 1

    저는 많이 쓰니까 앞 부분은 자연스레 까먹더군요. 그래도 제 취향대로 써있어선지 재밌습니다. 못생겨도 내 자식인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정주(丁柱)
    작성일
    14.01.20 22:19
    No. 2

    저는 쓰면 쓸 수록 보면 볼 수록 재미있던데...
    보면서도 앞에 글 다시 보면...
    아 저게 나중에 이렇게 연결 되겠지? 그 때 독자들 반응 생각해보자 하앍하앍하앍 하앍하앍하앍하하앍!
    하면서 흥분도 되고 쫄깃쫄깃...
    문제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는 것 정도?(한 3권 분량을 썻는데 초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KaleidoS..
    작성일
    14.01.20 22:19
    No. 3

    독자들이 어떻게 보든간에. 저는 뭐...재밌습니다. 완결내면 책으로 만들어서 소장하려고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ForDest
    작성일
    14.01.20 22:20
    No. 4

    독자 뒷통수 때릴때 정말 재밌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7 whitebea..
    작성일
    14.01.20 22:21
    No. 5

    뭘 좀 아시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0 정주(丁柱)
    작성일
    14.01.20 22:25
    No. 6

    하앍 하앍하앍 부홝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렌아스틴
    작성일
    14.01.20 22:21
    No. 7

    전 그런 생각을 합니다. 자신이 재미있어해야 타인도 재미있어할 거라는 생각을요..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4.01.20 22:31
    No. 8

    진리입니다. -.-_b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구유[舊遊]
    작성일
    14.01.20 22:24
    No. 9

    한참재밌게 쓰고나서 뒤돌아 제 글을 보면 부끄러워져요 ㅠ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5in저금통
    작성일
    14.01.20 22:26
    No. 10

    임팩트 있는 부분은 머릿속에서 꾸준히 망상을 하면서 강화하고, 또 강화합니다. 안 그러면 쓰는 재미가 없죠. 물론 너무 상상을 많이 해서 실제로 쓸 때는 재미가 반감되긴 하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아르제크
    작성일
    14.01.20 22:27
    No. 11

    전 저만 재밌을까봐....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0 정주(丁柱)
    작성일
    14.01.20 22:33
    No. 12

    ㅋㅋㅋㅋㅋ
    흐규... 눈물좀 닦고... 잠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쌈장충
    작성일
    14.01.20 22:30
    No. 13

    전 글을 머리에서 나오는 그대로 써서 제가 나중에 보면 이런 내용이었구나 한답니다.
    헤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4.01.20 22:30
    No. 14

    자기가 재미있어 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을 좋아해야 쓰는 거 아닌가요...? 다들 뭔가 팔아먹을 목적으로만 쓰시는 건 아닐 거고... 남들은 재미없다고 해도 자기는 자기 글을 읽고 재미있어야 보람이 나는 거 아니냐는 생각,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지하™
    작성일
    14.01.20 22:33
    No. 15

    전 복선 내용 다 알고 그래도 재미있던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4.01.20 22:35
    No. 16

    전 제가 재밌어하고 좋아하는 글을 쓰니까 좋습니다.
    오타가 안 보여요... 제 글을 제가 읽는 순간 난독증이 갑자기 마구 올라오거든요. (그래서 문제)
    기본적으로 시나리오 플롯하고 사건들을 전부 정리해놓은 상태라서 진행은 어찌어찌 되고 있네요. 문장력은 사망했지만요. (또르륵) 후. 전 보통 글 한편에 6번 이상의 수정작업을 합니다만 그래도 고칠 놈은 끊임없이 나오네요. 허허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녹필(綠筆)
    작성일
    14.01.20 22:44
    No. 17

    요즘 이런 글이 자주 보이는데, 저격도 이런 저격이 없습니다...

    심심할 때마다 써놨던 글 보면서 흐뭇해하는데 죽고 싶어지잖아요 ㅜ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1.20 22:54
    No. 18

    억울하면서도 부럽습니다. 전 쓸 땐 재밌게 쓰지만 퇴고할 땐 한약 먹는 느낌이라 생각하면서 하거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청묘한
    작성일
    14.01.20 22:55
    No. 19

    그래서 피드백이 필요한 것인데, 독자들의 댓글이 아쉬울 뿐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1.20 23:08
    No. 20

    정말 재미있는 것은 몇 번을 반복해도 재미있습니다.
    저는 사조영웅전을 10회 넘게 재독했고, 어려서 본 토토로 영화를 매년 재탕하지만, 아직도 명장면 직전에는 두근두근합니다.
    제 글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보기엔 재미있습니다.
    지금도 다시 퇴고하고 윤색 작업 중인데, '여길 왜 이렇게 썼지?' '이렇게 쓰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들이 무척 즐겁습니다.
    아무리 고민해도 좋은 문장이 안 떠올라 한시간에 한페이지 고치는 바보라 괴롭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2 요개
    작성일
    14.01.21 02:06
    No. 21

    저는 오랜만에 읽을 때 제 글이 재미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뒷내용이고 뭐고 생각나지 않고 그냥 몰입해도 읽지요. 정말 훌륭한 자급자족이지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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