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79 고산(古山)
작성
13.12.14 17:53
조회
3,325




최근 재밌게 읽는 스포츠물을 찾다가 우연히 알게 된 글입니다.


처음에 읽고서 뭐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인공은 이름도 안 나오고, 그저 그의 독백만이 이어집니다.

한국 프로 야구단에서 간신히 1군까지 올라가서, 불펜 투수로 노력하는 22살 청년이더군요.

좋아하는 여자한테는 떳떳하게 고백도 못하고, 자기가 이번 경기 때 등판할 거니까 꼭 구경오라고 하는 거짓말을 하는... 씁쓸한 20대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다 9회말에 진짜로 등판해서 거짓말처럼 3아웃을 얻고 팀을 포스트 시즌으로 보냅니다.


그러나 이 친구는 병원에 입원하고, 그런 그를 고등학교 야구부때의 친구들이 찾아오면서 길고도 짧은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제가 생각해도 추천글인데 너무 많은 얘기를 한 것 같지만, 그렇지만도 않은 게 이 글의 내용 대부분은 오히려 찾아온 똑같이 22살인 친구들의 이야기거든요.

물론 이 병원에 입원한 친구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친구랍니다. 정신적 지주라고 해야하나...



등장인물들은 전부 이름이 나오지 않습니다.

처음에 소개한 친구는 그저 '투수', 친구들은 '닭돌이', '도라에몽', '꽃남이', '건달', '알바', '군바리', '법대생', '작가', '애아빠' 이런 식으로 나옵니다. 그 외의 등장인물들도 그렇고요.


낯선 방식이지만 작가 후기에 따르면 등장인물들에게 독자가 나름대로 투영하기를 바라며 만든 일부러 반토막인 등장인물들이라고 합니다.



처음에 이 글을 읽으면서 '그냥 야구부 얘긴 줄 알고 왔는데, 아 뭐지? 왜 이리 심각해?'하면서도 내용이 몰입감 있어서 그냥 쭉 읽었습니다.


등장인물인 친구들은 하나같이 현실에 있을 법한 녀석들입니다. 가슴 아픈 과거 하나 둘쯤 다 가지고 있는 꼴통들이죠. 그러나 야구를 좋아하는 순수한 청년들이었습니다. 보는 내내 진짜 얘네들 부산 어디가면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사람들.



"야구는 아홉 명이서 하는 스포츠"죠. 그래서 9명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처음 나온 친구까지 합하면 10명이고, 그외 등장인물까지 합하면 그보다 많겠지만 아무튼 이 여러명의 친구들의 인생사, 고민, 현실이 괴롭지만 똑바로 읽혀졌습니다.



작가 후기에 따르면 이글은 '관계의 회복과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는 글이랍니다.

세상 사는 게 그렇듯이 이 소설도 완전히 행복하게만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끝에 '희망'이 나타나고 친구들의 '관계가 회복'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이후 못만났던 같은 지역 친구들이 만나서 다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그런 상황. 참 쉽지 않지만 있으면 다행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것 같은 상황을 맞는 이 친구들이 부러울 지경이었습니다.



두서 없이 추천글을 작성했지만,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글에서 사람 냄새나는, 그것도 22살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절절히 느낄 수 있는 글입니다.


글쓰는 방식이 많은 걸 보여주지 않고, 큰 따옴표 없이 독백글로 대화하는 형식이라 낯설지만 그게 또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1인칭 시점에서 각 인물들을 보여주는데, 이게 1인칭 시점의 한계인 '그 인물만의 시야에서 편협하게, 전지적으로 못보여준다는 단점'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숨어 있던 과거사가 하나 둘 밝혀지면서 카타르시스를 주는 장점도 보여줍니다.

첫 등장인물 '투수'의 입장에서 쭉 읽다가 '어라?'라고 갸웃하던 내용이 다른 친구의 독백에서 '아!'하고 드러나는 부분이라던가.


그리고 야구가 9명이서 하는 스포츠라는 걸 다시 생각나게 해줬습니다.








저도 최근에 신나고 시원한 스포츠물을 즐겨 읽고 있습니다. 추천하는 글은 그와 반대로 어둡고 보는 내내 가슴이 무거웠습니다.


그렇지만 혹시 잠깐 들려서 22살 친구들 이야기를 보고, 그들에게 자신을 투영하거나 공감해보고, 마지막에 약간의 희망을 담아 일상으로 돌아가시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구회말 투아웃



적극 추천합니다.



Comment ' 3

  • 작성자
    Lv.24 예로나
    작성일
    13.12.14 18:45
    No. 1

    읽어 봐야겠군요. 요즘 야구 관련된 소설 찾고 있는데 흥미롭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5 Scintill..
    작성일
    13.12.14 20:22
    No. 2

    무슨 드라마 제목도 구회말 투아웃이었는데 어떤 드라마였지... 생각이 안나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진곰이
    작성일
    13.12.15 12:13
    No. 3

    수애랑 이정진이 주인공인 드라마였죠
    소녀시대 윤아의 연기를 첨본 작품이기도하구요 데뷔작인지는 모르겠지만..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33018 한담 하차합니다. +77 Lv.76 새벽고양이 13.12.16 9,279 0
133017 한담 오랜만에 문피아에 들어와서 첫 결재를 해봤습니다. +4 Lv.57 한없는세상 13.12.16 3,477 0
133016 추천 [세이버나이츠] 걸작이 완결되었습니다. +5 Lv.99 A.C. 13.12.16 7,222 0
133015 공지 연재 지연 문제 및 운영 미숙에 대한 사과의 말씀 +40 Personacon 文pia돌쇠 13.12.16 5,894 0
133014 요청 추천해주세요!!!!! +11 Lv.1 [탈퇴계정] 13.12.16 3,874 0
133013 한담 잉여잉여 한 글, 음... 조회수가... +16 Lv.5 SCream 13.12.16 2,710 0
133012 홍보 [일연/현대판타지] 프리징 타임 +10 Personacon 수면선인 13.12.16 4,558 0
133011 한담 댓글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봤습니다. +24 Personacon 현무연 13.12.16 4,744 0
133010 한담 맞춤법은 맞춰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서도!! +15 Lv.53 글빨. 13.12.16 3,817 0
133009 홍보 [작연/스포츠]스카우터 +5 Lv.24 예로나 13.12.16 4,156 0
133008 요청 판타지 소설 제목을 모르겠어요... +2 Lv.7 [탈퇴계정] 13.12.16 4,529 0
133007 요청 음, 스포츠물좀 추천해주세요^^ +3 Lv.1 산타s 13.12.16 3,841 0
133006 한담 작가의 책임 +24 Lv.71 정한(情恨) 13.12.16 4,450 0
133005 한담 선호작을 왼편에 두는 법 아시나요? +8 Lv.1 [탈퇴계정] 13.12.16 3,856 0
133004 홍보 [일연/판타지] 순백의 독수리, 창염의 매 +2 Lv.20 5in저금통 13.12.16 2,359 0
133003 한담 독자의 수정 요구 +23 Lv.59 취룡 13.12.16 3,998 0
133002 한담 하차합니다 +56 Personacon 霧梟 13.12.16 6,161 0
133001 요청 먼치킨 소설 추천 부탁드립니다. +19 Lv.16 그로스메서 13.12.16 13,989 0
133000 한담 문피아 정산 시스템 굉장히 좋네요. +14 Lv.40 지하™ 13.12.16 6,118 0
132999 홍보 [자연/판타지]WINDWORD 홍보합니다. +1 Lv.33 바보까마귀 13.12.16 2,536 0
132998 한담 열심히 읽어주던 사람이 갑자기 안 읽을때 +28 믿고보는분 13.12.15 3,093 0
132997 한담 12월 둘째주 일요일 마지막 밤을 보내며 .... +19 Lv.60 유위저변 13.12.15 3,566 0
132996 한담 한글 맞춤법이 정말 어렵습니다. +25 믿고보는분 13.12.15 3,020 0
132995 한담 유료연재 이북 그리고 대여시스템에 대해서 +25 Lv.7 악전고투 13.12.15 4,557 0
132994 한담 나름 흐믓!..... 209만자 돌파! +18 Lv.21 매한작 13.12.15 2,915 0
132993 홍보 [일연/일반]무궁화의 진실. 홍보합니다. +5 Lv.23 tulip642.. 13.12.15 3,084 0
132992 추천 아띠랑님의 존 앤 마니 추천합니다 +3 Lv.63 mu*** 13.12.15 3,560 0
132991 한담 항상 쪽지에 낚시를 당하지요. +12 Lv.31 달빛물든 13.12.15 3,551 0
132990 한담 지금 유료연재중인 작가가 연재주기를 어길때 문피... +43 Lv.45 앵속각 13.12.15 7,407 0
132989 추천 요즘 확실히 aos가 인기긴 인기인가 봅니다 +9 Lv.12 양전 13.12.15 6,227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