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있는 ‘글쓰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오류 중 하나’를 보고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어서 끄적여 봅니다. 글쟁이가 범하는 오류... 중에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자만심’과 ‘자학’이 아닌가 싶습니다.
으레 그렇듯이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뭐랄까... ‘고집’이라고 해야하나, 마이 웨이를 외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그런게 있어야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고, 예술가라고 할 수 있겠죠. 그게 다른 사람과 구별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차별색이니 당연한걸지도요. 그리고 그것이 ‘고유색’이기도 하고요.
어떤 ‘창작’이든지 간에 기본적으로 ‘내부에 있는 무형적인 가치를 외부로 끌어내어 외부적인 형태를 지닌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이라든지 시든지.. 그 어떤 무언가라도 말이죠.
그렇다 함은, 작품은 ‘산고’로 통해 낳은 자식이나 다름없습니다. 작품의 퀄리티가 어떻든 간에 ‘자식’이나 다름없다고 봅니다. 설령 그게 미우나 고우나 말입니다. 어떻게 본다면 작품은 작가의 또다른 분신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러니 만큼, 남에게 좀 더 인정받고, 좀 더 읽히기를 바라는 것. 글쟁이라하면은 항시 이 욕구가 있으며 바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라는 타이틀은 좀 처럼 무거워서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는 욕심이라고 하지만, 한편 사람이라면 응당 마땅히 가지는 자세라고도 보여지기도 하고요. 문제는 여기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쓸때 막상 ‘우왕, 킹왕짱.’ ‘이거 완전 잘 나갈듯.’ 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ㅜㅜ!) 물론 자신의 글이 숨겨진 보석이거나 아직 홍보의 기회가 적었거나 사람들의 눈에 별로 띄지 않은거라면 별로 상관없으나... 문제는...!
정말, 정말 정말로 문제가 되는 건 사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좋고 멋진 글이 아님에도’
‘나의 글은 ‘최고’인데 남들이 정말 정말 알아주지 않는다!’
라는 것인 게 아닐까 싶네요. 이건 철저하게 ‘마이 웨이’를 걷는 것이며, 남들이 알아주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길을 꾸준히 걷는 것이라고 자기 암시화, 일종의 자기 위안이자 합리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 마디로, 이것은 ‘너희는 멍청이라서 내 글의 진가를 몰라!’ 말하거나 다름없죠. 뭐, 세상에는 간혹이나 아주 만에 하나라는 게 있어 글 쓰신 분이 ‘초초초초천재’이고 엄청 뛰어난 메세지를 작품 내에서 보일지도 모르고, 대중의 눈이 낮아 못 알아 볼 수도 있습니다만,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정말로’ 진정 ‘뛰어나고’ 최고인 글이 남에게 과연 인정받지 못 할까요?
솔직히 자신의 글이 남들에게 인정받지 않을 때, 너무 마음 아프고 슬픈 일입니다. 정말 이건 받아 들이기 힘든 현실이고, 너무 쓰디고 쓰디슨 사탕이죠. 하지만 가끔 묵묵히 삼키고 눈물을 머금을 수 있지 않아야 할까요?
뭐, 까짓것 실망해도 좀 어떻습니까. 인정 받지 못 하는게 뭐가 그리 대수일까요. 남들이 많이 안 읽을 수도 있죠. 선작, 추천, 조회수 적을 수 있죠. 그런데 그게 뭐 어떻습니까. 남들이 삿대질을 하고 삿대질을 하나요. 아니면 또 삶이라도 포기해야 할까요.
설령 집을 짓는다고 생각해본다면, 그 과정 속에서 못질을 하나 잘못 했다고 생각한다면,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집을 허물고 다시 처음부터 지어야 할까요. 아니면 잘못된 못을 빼내고 올바르게 못질을 하면 될까요?
(물론 설계가 이상하고, 대들보를 잘못 세웠다면 집을 새로 건설하는 게 낫죠.)
사람은 언제나 배우는 존재이고 나아가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글 또 쓰면 되죠. 다만 부족한 건 상상 안에 완벽한 것을 바깥으로 드러내는 연습이 부족할 뿐이죠.
까짓것 뭐... 시간 더 투자한다고 생각하면 되죠. 사람 경험도 좀 더 해보고, 글도 더 써보고 책도 많이 읽고, 상상하고. 이 과정 속에서 자기의 특징적인 색을 버릴 필요가 없지만, (자기가 이 글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고, 자신의 색이 무엇인지에 대한 작업은 우선 선행되어야 겠죠.) 최소한 열린 마음과 열린 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누가 그랬습니다. 예술은 ‘자학’과 ‘자만’의 연속이라고요. 막상 글을 쓸때 이게 정말 최고고 재밌다고 생각하는데, 다음날 보면 비문 투성이에 마음에 안들고 계속 고치고 싶죠. 정말 이런 글을 써놓고서 어떻게 진짜 잘 썼다고 생각할 수 있나 생각하고... 하지만 여기서 ‘자학’은 또 금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족을 넘은 ‘자만’은 지금의 상태에 머무르게 하고 안도하게 해주지만 고착화가 되어가고, 자기의 글이 단순히 최고다라고 빠지는 위험이 있을 수가 있으며, 자기 자신의 작품에 대해 ‘부끄러움’에서 연유하는 ‘괴로움’은 자신의 글에 대해 끊임없이 되묻게 하고, 좀 더 나은 글을, 좀 더 좋은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 자학에 빠지면 자신감이 없어지고 글의 중심이 잃고, 점점 쓰기가 싫어지게 될 거 같습니다. 자신이 쓰기 싫고 괴로운 글을 남들이 바라 봤을 때 어떨까요? 과연 보고 싶을까요. 아니면 보기 싫을까요.
따라서 자학과 자만은 상호 보완적이고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을 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이 조화됨인 ‘자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글쟁이가 지녀야 할 마땅 응당한 자세라고 생각되네요.
뭐 한 줄 요약하자면 자신의 글을 무분별하게 ‘나의 글은 킹왕짱이야라고 생각하거나, 반면 나의 글은 쓰레기야.’ 라고 생각하는 건 지양해야 할 자세가 아닐까...
P.S) 쓰고 보니 과연 저의 위치에서 이런 글을 쓸 수 있을지라고 생각이 되지 않네요. 더군다나 제가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글쟁이도 아닌 한낱 ‘습작생’에 불과하죠. 물론 ‘아직’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그리 생각하지만. 허허. 막상 마음이 쓰라리네요. ㅜㅜ 어떡하다 보니, 본의 아닌 자기 디스가 되어 부린... 하... 그럼 긴 글 이만 줄이도록 해보겠습니다. 다들 좋은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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