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글쟁이의 마음가짐.

작성자
Lv.34 노경찬
작성
13.11.01 21:03
조회
3,435

예전 정담. 한담, 연무에 올렸던 글인데.....

도움이 되실 분이 있을까 해서 정리해서 또 올립니다^^: (글에는 답이 없으니, 자신의 이익이 될만한 것만 취하세요.)

게시판들을 보면 종종 이런 이야기들이 올라옵니다.

1. 내 글은 초반에는 재미 없지만, 요기만 참고 보면 뒷부분은 열라 재미있는데.....

2. 요샌 양판소가 너무 많아서, 난 내 색깔을 입힌 글을 쓰면서 마이웨이 할거야! 그게 작가의 자존심이니까.

3. 요새 독자들의 수준이 떨어져서 내 글 같이 깊이가 있는 글은 잘 안 읽은다니까.

4. 내 글은 이러이러한데, 원래 성공 공식은 저러저러 해야 해. 하지만 역시 그러면 양판소가 되니까........

5. 유행에 뒤쳐진 글이라 인기가 없어.

초보작가분들이 이렇게 이야기 하는 걸 많이 봐왔지만, 책 몇 질 낸 작가들이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하는 건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기억에는 한 번도 없었지만, 기억이라는 게 불확실하니까 거의 보지 못한 걸로 정리합니다.)

1. 90년대야 온겜이 별로 보급되지 않은 시절이라 장르 소설은 훌륭한 오락거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요새는 그렇지 않습니다. 즐길게 너무 많습니다.

몇 년 동안 수억을 들여 만든 온겜들도, 유저들은 몇 시간 해보고 재미없어. 딴 거 할래 하는 시대입니다.

글은 초반부터 재미 있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재미 없다면, 처음부터 재미 있게 만들도록 노력과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게 될 때까지 해야 합니다. 최소한 나는 재미있고 일반적으로 읽을만하네 수준까지는 올라 와야 합니다.

2. 나는 작가의 자존심을 지키며 마이웨이 할 거야. 남들과 좀 달라야 작가가 아니겠어?

맞습니다. 작가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은 버립니다. 하지만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가 내 글이 인기가 없는 걸 설명이 되지는 않습니다.

양판소로 보이는 글들도 글 쓴 사람들의 색깔이 입혀져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비슷한 소재를 쓰면서, 뜬 소설과, 뜨지 못한 소설이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저 역시 쓰는 방법은 마이웨이를 달리고 있습니다만, 그 마이웨이를 여차하면 계속 보수공사해가면서 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배작가님 중에 하신 이야기가 있습니다.

작가는 글로 말하고 자존심은 판매 부수로, 권리는 인세로 챙긴다고 말입니다.

출간이 되면 프로가 맞고, 작가의 자존심과 권리는 이렇게 챙기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3. 요새 독자들은 수준이 떨어져서 양판소를 보는 게 아닙니다. 재미가 있어서 보는 겁니다. 그게 무슨 내용이 되었든 재미가 있으니 읽힙니다.

소설도, 그리고 드라마도 막장막장이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막장이라고 말하는 사람조차 그 막장드라마를 봤으니 막장이네 하는 겁니다. 계속 욕을 하면서 봅니다.

재미있으니 욕을 하면서 봅니다.

그런 관계로, 내가 깊이 있으면서 재미있는 글을 쓰면 다 해결 됩니다.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맞춰야 됩니다.

4. 와! 이건 자뻑보다 더한 자신감입니다.

글에는 공식이 없습니다. 물론 피할 수 있는 내용은 피하면 좋은 게 있다는 건 압니다. 하지만 글쟁이가 잘만 쓰면 다 해결 됩니다.

8질을 출간하고 9질째를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도 팔리는 글이 뭔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제가 둔하긴 합니다. 하지만 저런 공식을 알면 대박작가로 한질만 써서 평생 먹을 글 쓸 것 같습니다.

해리포터라는 훌륭한 대박 작품이 있습니다. 이러이러하고 저러저러한 걸 안다면 해리포터를 연구해서 쓰면 같이 먹고 살 걱정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느끼고, 안다고, 그걸 실제적으로 할 수 있는 것과는 다릅니다.

5. 확실히 요새 대여점을 가보면 유행이란 게 존재하긴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유행이 글의 재미 유무를 결정해주지 않습니다. 사실 글 잘쓰시는 분들은 유행따윈 필요 없어! 하면서 잘 나가시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솔직히 문피아에서 야구 소설, 골프소설이 이렇게 인기를 끌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연독률도 후덜덜 할 정도 높구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시고, 새로운 바닥을 만들어 내주시는 작가님들에게 경애를 보냅니다.

이런 관계로 유행과 재미있는 글은 별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아주 없지는 않겠지요. 장르별 선호가 다르니까요^^; 그건 인정합니다.)

결론 - 문제는 자신에게서 찾아야지, 다른 곳에서 찾으면 효율성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는 저만의 생각이었습니다. ^-^

고집과 아집을, 자신감과 교만의 차이를 신중하게 고민했으면 합니다.

ps- 독자분들의 진심어린 댓글은 작가가 막장이 아니면서도 재미있는 글을 쓰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


Comment ' 20

  • 작성자
    Lv.40 지하™
    작성일
    13.11.01 21:10
    No. 1

    추천이 어디 없나 열심히 찾다가 좌절한 1인.
    존경하는 선배님.. 항상 금과옥조 같은 말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지하™
    작성일
    13.11.01 21:11
    No. 2

    가장 격렬히 동의하는 부분은 바로 첫번째, 참고보면 재미있다! 라는 부분이네요..
    제가 그 생각 벗어나는 데에만 몇 년이 걸렸는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7 김상준.
    작성일
    13.11.01 23:13
    No. 3

    그러게요. 뜨끔하네요. ^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whitebea..
    작성일
    13.11.01 21:11
    No. 4

    그래서 내 글이 인기가 없구나...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5 피의정령
    작성일
    13.11.01 23:26
    No. 5

    열심히 보는 전 어떡하라구요..orz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7 뚱뚱한멸치
    작성일
    13.11.02 09:40
    No. 6

    무슨 말씀을 그리 하시나요
    적어도 나한테는 정말정말 재미있는 여행인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AnthonyC
    작성일
    13.11.01 21:32
    No. 7

    다 핑계라고나 할까요...
    참고 보면 재미있다는 것은 글의 진행방향을 알고 있는 작가만의 생각이 아닌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rainstre..
    작성일
    13.11.02 13:14
    No. 8

    그렇겠죠. 글이 인기가 없는 것엔 다 이유가 있는 거니까.. 작가는 글로만 말해야 한다는게 여기서 나온 이유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파테
    작성일
    13.11.01 21:36
    No. 9

    많이 배웁니다. 느끼는 점이 많네요ㅜ 아무리 노력해도 항상 내가 쓴 글은 객관적인 평가가 불가능한 것 같아요. 자신에게 엄격하지 못해서 그럴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마아카로니
    작성일
    13.11.01 22:23
    No. 10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장한월
    작성일
    13.11.01 22:29
    No. 11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4 일상과일생
    작성일
    13.11.01 22:51
    No. 12

    그렇군요..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7 김상준.
    작성일
    13.11.01 23:14
    No. 13

    1,2,3은 초보작가에게 있어 섬뜩한 내용이네요. 허허. 재밌게 쓰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뚱뚱한멸치
    작성일
    13.11.02 09:41
    No. 14

    추천 버튼이 없는게 아쉽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어스름달
    작성일
    13.11.02 11:02
    No. 15

    초보작가의 좁은 시야를 일깨워주기 위한 좋은 의도의 글임은 알겠으나
    '글쟁이의 마음가짐'이라는 제목에 작가로서의 이상적인 형태가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 한 말씀 올립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동감을 해주시니 글쓰신 분의 주장은 충분히 설득력 있다는 뜻이니
    제 글 하나가 지나치게 불쾌감을 주지는 않기를 바라며 반론을 펴봅니다.
    글쓰신 분의 마음을 상하게 할까 두려우면서도 이 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행여 다른 의견이 있었지만 이미 큰 지지를 보내는 댓글을 보며
    자신의 생각을 펼치지 못하는 '침묵의 나선'효과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작가는 한 사람의 창작의욕을 가진 예술가라고 봅니다.
    그것에 대중성이라는 잣대를 염두에 두는 것은
    무한한 상상력을 일정한 액자로 재단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문인은 옛부터 의견지도자의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 맞춰야 한다는 말 자체는 잘못된 것이 아니고
    영업사원이나 영리 활동을 하는 다른 직업에게는 백번천번 맞는
    말입니다. 일단 많이 팔리고 봐야하니까요.
    그런데 문인들 조차 깊이에 앞서 재미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면
    조금 슬픈 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쓰신 분의 의도를 무조건 비판하는 것도 잘못되었다 지적하는 것도 아닙니다.
    글쓰신 분께서 본인의 글이 답이 아니라고 밝히셨듯
    제 반론 또한 답은 아닙니다.
    대중성이 얼마나 중요한 지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창작성과 어느 정도 타협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이 공존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반론을 올려봤습니다.
    부디 너무 불쾌한 마음을 가지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강훈(姜勳)
    작성일
    13.11.02 12:01
    No. 16

    이제까지 주장해 온 노경찬님의 글을 죽 읽어 보니 일관된 논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나만의 글이라는 명목 혹은 자부심아래에서 독선과 아집에 싸여 교만하지 말라는 말 같습니다. 작가는 결국 시장에서 승부를 봐야 되지 않겠느냐는 논리죠. 맞습니다. 동감합니다.그러나 어스름달님의 주장 또한 동감하지 않을 수 없군요. 작가는 그래서 어느정도 타협해야 하는지 언제나 고민하게 되지요. 언제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2 다훈
    작성일
    13.11.02 14:59
    No. 17

    현실에서 못 가진 것을 대리만족한다는, 답답한 마음을 훌훌 털어 버린다는 면에서 스포츠물은 최고의 소재입니다. 전쟁 다음으로....... 전쟁과 스포츠는 승패로 바로 그 결과가 극명하게 갈라지는 것입니다. 전쟁이야 생과사를 가르고 이긴 넘이 모두 갖는 것이니 최고 소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지하™
    작성일
    13.11.02 15:16
    No. 18

    특히 4번과 관련해서..

    나는 양판소를 쓰지 않아!
    하지만 내가 양판소를 쓰면 적어도 누구누구 보단 나을거야.

    이런 착각아닌 착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저를 비롯해서)

    하지만 막상 써보면 남들은 별거 아닌 거 같은 글인데 재미있어요 200~300개 박혀 있고 선작이 3000개가 오가고.. 나는 기껏해야 선작 1000개 재미있어요 100개..

    노경찬님의 일관된 말씀대로 아집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발전이란 게 없지요.
    특히 상대를 보는 눈과 자신을 보는 눈이 객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TrasyCla..
    작성일
    13.11.04 11:26
    No. 19

    어찌하여 글을 쓸 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인 저는 깨달음만 얻고 갈 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바둥
    작성일
    13.11.06 01:10
    No. 20

    글이란 쓰는데 의미가 있는지
    읽히는데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아무리 좋은말도 듣는이가 없다면
    공허한 외침에 불과한 것일까

    듣는이가 없다면 홀로 광야에서라도
    외쳐야 하는 무엇인가가 있지 않을까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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